소유하지 못하는 사랑은 행복할 수 없다.
아니 불행하다.
사랑이 반드시 독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해도 둘로 나누기 보다는 혼자서 독차지할때 그 만족도가 더욱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은 오직 나만 바라보아야 하고 나만 생각해야 하며 나를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도 해본다.
지금의 사랑이 내 인생에 있어서의 마지막 사랑이 아니라면?
살아가면서 지금 보다 훨씬 더 뜨거운 열정으로 사랑하게 될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착각이든 아니든 운명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강렬한 그 무언가가 자꾸만 이끄는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느끼게
된다면? 그러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전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지금의 열정을 외면해야 할까? 아니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위해 이전의 사랑을
버리고 현재의 열정에 정렬을 쏟아부어야 할까? 그도아니면 하나도 버리지 않고 둘다 취해야 할까?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대부분 부부사이라면 전자를 선택할 것이고 연인사이라면 후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연인은 아직 돌이킬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부부사이에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은 신중하게 결정해야만 한다.
남자든 여자든 두집 살림을 한다는 것은 어느 한쪽에 마음이 쏠렸음을 의미한다.
즉 사랑이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둘 중 하나만이 차지할 수 밖에 없다.
남자가 두집 살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둘다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둘다 유지해야 하는 어쩔 수 없음
때문이다. 즉 사랑을 원하지만 가정도 버릴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아내가 결혼했다'는 분명 상식을 뛰어넘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남자가 두집 살림을 한다고 해도 사회 통념상 이해할 수 없는 일일진데 남자도 아니고 여자가 두집 살림을
한다고? 그것도 정식으로 두번의 결혼까지 하고서?
노덕훈(김주혁)은 분노한다. 주인아(손예진)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하고 나눠야 한다는 현실에 분개하고 그녀
의 마음 속에 다른 사람도 함께 자리하고 있음에 한탄한다. 아내의 남자에게 주먹도 날려보고 이혼서류에 도장
도 찍어보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정도라면 노덕훈이 양보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리라. 사랑을 잃은 쪽에서 놓아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주혁은 그러지를 못했다. 아내가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느꼈고 아내의 헤어지고 싶지 않
은 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현실은 비참하지만 헤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선택은 없었다. 아내의 결혼을 인정하는 것이다. 혼자서 독차지하지는 못하지만 둘로 나눈다면 최소한 잃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물론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매주 금요일밤
부부들의 문제로 상담하는 KBS2의 드라마 '사랑과 전쟁'이 아니다. 그저 가벼운 시트콤에 가까운 영화다.
그렇기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은 이롭지 못하다. 그저 김주혁과 손예진의 사랑 싸움만 지켜보면 된다.
특히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니 더욱 그렇다.
지난주 헌법재판소에서는 '간통'이 합헌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찬반논란이 뜨거웠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부부간의 의무를 법으로라도 지켜줘야 한다는데 동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와 같은 때에 개봉했다. 타이밍이 절묘한 것이다. 물론 의도적이지는 않았지만
그와 맞물려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다시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코믹멜로드라마다.
웃으면서 보면 재미있지만 심각하게 보면 화나는 영화라는 얘기다.
시월의 마지막날 이 영화를 같이보았던 아내는 재미있다는 의견이었고 나 또한 그랬다.
손예진이 예쁘다는데도 서로의 의견이 일치했다. 이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는 어떤 자세로 볼 것인가에서 시작할 것이다.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에게 그런 사랑이 온다면 어떻게 할까?
반대로 아내에게 그런 열정이 온다면 어떻게 할까? 결론은 이렇다.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미리 골치아파할 필요가 있겠는가? 현실에 충실하자.
지금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자. 나중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 ^^
아내가 결혼했다(2008)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 한국 | 119 분 | 개봉 2008.10.23 감독 : 정윤수 / 주연 : 손예진(주인아), 김주혁(노덕훈)
(출처:조선닷컴 블로그 문화산책)
첫댓글 그냥 영화다!!라고 생각하면 되는걸로 안끝나던데~~~ 이런 영화, 드라마들이 무섭게 우리네 의식으로 생활로 파고들던데....
그러게요....영화로 만드러질 정도면 그런생각(or 상상) 또는 현상들이 우리 사회에 어느정도 잠재되 있거나 암암리에 끼리끼리 행하여지고 있지 않을까요? 얼마전에 두번씩이나 신문에 크게 이슈화 된 스와핑, 그룹S.....등도 그랬고....신문에 크게 기사화되면서 그런사실을 알게된 일반인들도 많았고, 상상만 하다가 신문기사를 보고, 부러운 눈초리만 보냈던 일반인들도 많았다는 후일담도 있었고...ㅋㅋ 어찌됬던 조선왕조 600년이 만들어 놓은 남녀 불평등 조약(?)과 성에 대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인식들이 인터넷을 만나 급속도록 재편 되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