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동호회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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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학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사항은
"기존의 6-3-3-4제가 적당한가?"와 "수준별 학습이 가능한가?"
인것 같습니다.
이 두가지 별개 이슈가 서로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미 이런 것들이 실행되고 있는 미국의 실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학제...
미국의 학제는 다양해서 한마디로 이렇다라고 정의하기는 힘듭니다.
교육구별로 좀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만 보통 많이 채택하고 있는 것이
5-3-4-4제와 6-2-4-4제입니다.
한국과 크게 다른 것이 고등학교입니다.
4년제를 채택하여 1학년을 후레쉬맨, 2학년을 소포모어, 3학년을 주니어, 4학년을 시니어라고 부르죠.
그러나 우리나라 선후배의 개념이 이들에게는 좀 희박합니다.
후레쉬맨과 시니어맨이 친구가 되기도 하죠.
가끔 한국에서 늦게 간 학생들이 나이가 많다고 선배 대접을 받을려고 하는 일이 있어서
사소한 충돌이 벌어지고는 합니다.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이해할수 없는 것이 선배 문화거든요.
당연히 미국인 학생이나 선생님들도 그런 개념은 모르고요.
고등학교 3년제와 4년제 중에서는 학습효과 면에서는 4년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9학년이면 한국에서는 중3이지만 미국에서는 고1이 되는 셈인데,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미국에서도 좋은 대학을 가려면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보통 10학년, 11학년의 학교 성적과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SAT 점수로 대학에서 선발하기 때문에
10학년부터는 타이트한 시간 관리가 뒤따를수 밖에 없죠.
그 준비 기간이 9학년으로 보면됩니다.
중학교에서 올라와서 고등학교의 분위기를 익히며,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고등학교는 학점제이기 때문에 졸업시까지 필요한 학점을 이수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같은 반아이들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우리와는 아주 다른 형태의 수업이 진행됩니다.
예로 화학을 9학년때 들어도 되고, 11학년때 들어도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classmate라는 개념도 우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너희는 한반에 몇명이니?'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거죠.
학교 성적표에도 한반의 학생수를 보통 학년 전체 학생수로 표시하고는 합니다.
물론 선행 수업을 들어야 후행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학 1을 이수해야 수학 2를 선택할수 있는 것과 같은 과목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국처럼 이를 악물고 공부하지 않아서 그렇지,
시스템 자체는 미국이 훨씬 아카데믹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중학교의 경우 2년제인 곳과 3년제인 곳이 있습니다.
초등학교가 6년인 곳은 중학교가 2년이겠고, 초등학교가 5년인 곳은 중학교가 3년이겠죠.
이 경우도 6학년이 초등학생이냐 중학생이 되냐는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저희 아이들의 경우 큰 애가 6학년때 미국으로 오게되었는데...
처음에는 6학년이 중학교인 곳으로 갔다가, 6학년이 초등학교인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되었습니다.
그래서 1년 동안 초등학교(한국 6학년) --> 중학교(미국 6학년) --> 초등학교(미국 6학년) --> 중학교(미국 7학년)을 다니게 되는 이상한 경우를 겪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차이는 큽니다.
초등학교때까지는 노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학교때부터는 학교에서도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6학년의 경우 어린 1학년들과 같은 학교에 있는 것보다는 8학년등 큰 아이들과 있는 것이 좀더 성숙한 계기도 되고요.
9학년과 같은 논리로 저는 6학년이 중학교에 포함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것은 두번째 이슈인 '수준별 수업'과 아주 밀접합니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우열반이 형성됩니다.
정확히는 '천천히 배워도 확실하게 알게하는' 보통반과
'이해가 빠른 아이들에게 진도를 빨리 나가는' 속성반으로 나누어 지게 됩니다.
어떤 것이 좋은 반인지는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다릅니다.
한국인의 경우 빨리 진도 나가는 것을 선호하지만,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수 있으므로 좋지 않은 선택일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 편성을 할때 부모의 동의 없이는 학교 마음대로 아이들을
속성반에 집어 넣지는 않습니다.
중학교에 가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수학 과목의 경우 일반 수학 (General Math), 기초 대수학 (Pre-algebra), 대수학 1 (Algebra 1), 기하학 (Geometry), 대수학 2 (Algebra 2), 삼각함수 (triginometry), 미적분학 (Calculus), 통계학 (Statics)등이 있는데...
일반적인 경우가
일반 수학 (General Math) 6학년
기초 대수학 (Pre-algebra) 7학년
대수학 1 (Algebra 1) 8학년
기하학 (Geometry) 9학년
대수학 2 (Algebra 2) 10학년
삼각함수 (triginometry) 11학년에 수강하게 됩니다.
미적분학 (Calculus)이나 통계학(Statistics)은 기본적으로 대학교 과목(AP)이라고 해서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서 반드시 들을 필요는 없으나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수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과목을 보시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수학 진도보다 적어도 1년~2년 정도 느린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앞의 과목을 들어야 뒤의 과목을 선택할수 있기 때문에 좋은 대학을 보내고자 생각하는 부모라면
중학교때 부터 가능한 어려운 과목을 듣게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무리하게 어려운 과목을 택하여 점수가 나쁘게 나온다면 역효과가 되겠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의 수준별로 진도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학교와 학생 그리고 부모가 결정할 문제입니다.
제 큰 애(딸)의 경우 Algebra 1을 8학년때 들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애(아들)의 경우 이제 6학년인데 Algebra 1을 듣고 있습니다.
8학년 형아(?)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거죠.
B학점 이상만 유지하면 이수로 인정되어서
내년부터는 수학시간에는 고등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차이가 나는 것은...
딸아이는 7학년부터 중학교인 곳에서 학교를 다녔고...
아들은 6학년부터 중학교인 곳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차이와
미국 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적응도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조기 유학이나 이민을 고려하는 분들은
아이가 6학년이 되기 전에 행동에 옮기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아니면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보내던지요.
고등학교때 보내는 것이 최악의 선택입니다. (공부의 측면만 보았을때..)
물론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이 지나쳐서 과당 경쟁에 빠진 우리나라에서
학제 개편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좀더 두고봐야 겠지만,
아카데믹 측면에서만 볼때 5-3-4-4제가 6-2-4-4제나 우리나라의 6-3-3-4제 보다는
유리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마냥 어린아이는 아니거든요.
우리나라도 학제 개편이 된다면 5-3-4-4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댓글 동감합니다. 고등학생 때, 외국나가면 고생합니다. 영어가 안되기 때문, 한국학생이 수학에 뛰어 맘에고불구하고 문제를 이해 못해서 답 못쓰니까요..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님들깨서는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