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문과 정토문, 요문과 홍원문, 정행과 잡행, 그리고 정정업과 조업 등의 교판과 행판은 정토종의 창시자인 선도대사님(중국 당나라 613~681)께서 판석하신 내용입니다.
선도대사님이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시면 검색만 해보시면 금방 알 수 있을 거구요.
조사스님께서 이렇게 판석하신 이유는 경전적 근거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토수행을 하는 행자들이 보다 더 정확하게 정토의 교리를 이해하고 정정업의 칭명염불을 함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극락왕생시켜려는 대자비심에 의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님께서 궁금하신 점은 다른 대승경전을 독송해서 왕생하신 분들이 많으신데 왜 그런 수행들을 잡행잡수라며 멀리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우선 잡행잡수라는 것도 정토종 내의 행판行判에 속하는데 정토종에서 잡행잡수로는 왕생하기 어렵다고 했지 왕생하지 못한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정토삼경 이외의 기타 대승경전들은 극락왕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서 그 공덕을 다시 삼심(지성심, 심심, 회향발원심)을 통해 극락으로 회향해야만 왕생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반면에 나무아미타불 육자명호 칭명염불은 아미타부처님께서 인지에서 직접 발원하신 내용(제18원)이므로 왕생과 바로 직결된 수행이라 별도의 회향이 없어도 백퍼센트 왕생이 가능한 쉬운 행이기 때문에 칭명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또 아미타불의 육자명호와 정토 경전 외에 다른 경전과 불보살님 성호를 부르는 것을 정토종에서 잡행잡수라고 했다고 하시는데, 이건 전후 맥락을 보면서 판단해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잡행잡수라는 것도 정토문 내의 문제인데 자칫 잘못하면 정토수행을 하지 않는 모든 분들을 잡행잡수라고 매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참선을 하는 사람이 화두를 들고 법화행자가 법화경을 독송하는 것을 잡행잡수라 폄하한다면 그럼 큰 실수가 될 수 있거든요.
또 님께서 말씀하신 금강경 영험록이라든가 법화경 영험록 등에서도 실제 왕생한 사례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 사실을 어느 누가 부정하겠습니까? 다만 그런 영험록에서는 성공한 사례들만 기록되어 있기에 마치 어떤 수행을 해도 다 왕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실지 몰라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님의 글을 보아하니 법화경을 많이 독송하신 분 같은데 법화경을 독송한 공덕을 삼심을 통해 회향하신다면 역시 왕생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토종의 교리는 다른 수행을 폄하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정토삼경을 설하신 석가세존과 극락을 창건하신 아미타부처님의 본회와 근본서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행자들이 수행하시는 데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해 대사님께서 일종의 교통정리를 해주신 것입니다. 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모든 불교 종파마다 각자의 교상판석이라는 게 있습니다. 혹여 님께서 그런 교판이 맘에 안 드시더라도 이런 교판이 있구나.. 한 중생이라도 남김없이 극락왕생시켜려는 조사스님의 노고가 담겨 있구나.. 라고 생각하시면서 본인이 못 받아들이시더라도 수희찬탄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런 교판도 근거 없이 조사스님의 사견으로 지어낸 건 아닐 테니까요.
경전과 논서에 나오는 근거들을 제시하고 싶지만 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님의 의혹을 해소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