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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의 간판 이세돌 9단이 자신의 '천적'으로 불린 중국의 씨에허 7단을 2-1로 꺾고 제8회 춘란배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세돌, 천적으로 불린 씨에허 꺾고 춘란배 첫
우승 우승상금 1억6000여만원… 통산 15번째 세계 제패
"씨에허는 내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내 바둑은
중반에 중점을 두는데 이상하리만치 씨에허가 기회를 주지 않는다. 상극일 정도로 몹시 까다로운 상대이다."
고충을 토로했던
이세돌(28) 9단이 '천적'을 꺾고 마침내 춘란배를 우승했다. 결승전 상대는 직전까지 상대전적 2승5패(중국리그 1승1패 포함)로 뒤져 있던
중국의 씨에허(謝赫ㆍ27) 7단. 1국과 2국을 쌍방 흑번으로 승점을 챙긴 가운데 30일 중국 충칭시에서 속행된 8회 대회 결승3번기 최종국을
214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1국은 화끈한 기풍대로 이세돌이 불계승, 2국은 침착한 스타일의 씨에허가 불계승. 3국에선
이세돌의 정밀함이 돋보였다. 약점인 초반은 그리 좋지 않았으나 중반 이후 독주하며 최후엔 한수 위의 수읽기로 결정타를 날렸다.
워낙 침착해서 빈틈이 없다는 씨에허라도 연거푸 찔러대는 이세돌의 창끝을 모조리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오히려 결정국이라는
중압감 탓인지 경험과 관록의 차이가 더 도드라질 뿐이었다.
■ 이세돌 9단의 춘란배
성적 *괄호 안은 패한 상대
1~3회
4회
5회
6회
7회
8회
출전하지 않음
24강(유키)
24강(위빈)
8강(씨에허))
16강(딩웨이)
우승
씨에허가 이세돌뿐 아니라
한국 선수들에게 얼마만큼 '천적'인가 하면 결승전 전까지 6월 한국랭킹 톱10을 상대로 16승9패, 승률 64%를 기록 중이었다. 이는 이세돌이
중국랭킹 톱10을 상대로 한 30승25패, 54.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세돌의 쾌거는 춘란배에서 자신의 첫 우승이자 한국
선수로는 5번째 우승이다(중국 2회, 일본 1회). 아울러 지난 2005년 이창호가 5회 대회를 제패한 후 3기 만에 되찾아 온
우승이다.
보유 중인 세계 타이틀은 지난 4월 2연패를 달성한 비씨카드배와 더불어 2개, 통산 세계 제패 횟수는 15회(국내 기전
21회)가 됐다. 더욱이 19번의 결승진출에서 15번을 우승(79%)하는 큰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미답지 응씨배를
우승한다면 현재 시행 중인 세계대회를 전부 한 차례 이상 우승하게 된다.
춘란배
활약이 미진해 1회전(24강)부터 출발한 이세돌은 첫 상대인 대만의 저우쥔쉰을 제외하고는 쑨팅위ㆍ왕시ㆍ구링이에 이어 씨에허까지 중국 선수들을
연파했다. 일본(5장)보다 적은 국가쿼터를 받는 등 중국의 견제 속에 5명 출전한 한국은 최철한과 강동윤이 24강, 이창호가 16강, 허영호가
4강에서 탈락했다.
춘란배는 24명의 각국(지역) 대표가 우승 상금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중국
주최의 유일한 메이저 세계대회다. 제한시간은 3시간(초읽기 1분 5회), 덤은 중국룰에 따라 7집반.
■ 결승3번기 종합전적
대국
날짜
승자
패자
결과
제1국
6월 27일
● 이세돌 9단
○ 씨에허 7단
169수, 흑불계승
제2국
6월 29일
● 씨에허 7단
○ 이세돌 9단
195수, 흑불계승
제3국
6월 30일
○ 이세돌 9단
● 씨에허 7단
214수, 백불계승
▲ 돌을
가린 결과는 씨에허 7단이 맞혀 이세돌 9단의 백으로 결정됐다.
▲ 이세돌
9단은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으나 중반 들어 국면을 주도하며 차이를 벌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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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를 둘러싸고 복기하고 있는 두 기사. 씨에허로선 관록 부족도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 축하를
받고 있는 이세돌 9단.
▲ 이세돌
9단이 우승 트로피와 15만달러가 적힌 상금보드를 수여받고 있다.
▲ 자신의
세계대회 첫 우승 기회를 놓친 씨에허 7단. 결승 진출은 가장 높이 오른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