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 만현 큰스님께서 받은 편지 한 통
『저는 춘천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자생 63세 00입니다.
스님이 지으신 법문집 Ⅰ집을 읽고 펜을 들었습니다.
무례함이 될까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편지를 올립니다.
저는 이곳에 2553년 10월20일 날(그러니까 1년 전에) 들어와서 이달 19일 날 출소합니다.(이제 19일이 지나버렸지요. 출소했습니다)
저는 힘없는 서민의 아픔을 체념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되었는 것을 원망하였고,
수사관에게 실적에 눈이 어두워 여자 혼자 평생을 이루어 놓은 한 가정을 깨끗하게
파멸 당하고, 너무나 원망과 분노로 치를 떨면서 수감생활을 하던 중,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화를 가라앉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매주 마다 들어오셔서 법문하시는 스님을 접하게 되었고
(어떤 스님이 매주 마다 들어와서 법문 하는 가 봐요),
이제는 불경 책과 기도로 하루를 채우고 있습니다.
스님! 저는 포항에서 주유소를 하기 위해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춘천에
단신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2550년 6월에 난생 처음 춘천에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저는 남편이 25년 전 여자관계로 집을 나간 뒤, 한 번도 집에 온 적이 없었어요.
2552년 11월에 전남 광양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것을(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진 것을)
모시고 와서 뇌수술을 해드렸지만 시간이 너무 경과 되어서 아직까지 병원에서
사람을 몰라보고 있습니다(착한 여인이지요).
저는 사글세방에서 남매를 데리고 자식들한테는 가난의 대물림을 주지 않겠노라며
죽음보다 더한 고생을 하면서 보따리 장사로 시작하여 화장품 판매원 및
떡 방앗간을 하면서 자식들 남매를 유학까지 시키고,
딸은 약사로 아들은 프로골퍼로 키웠습니다.
우리 자식과 저는 검소하게 알뜰하였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산 모습을
주위에서 많은 칭찬을 받고 살았습니다(이 글이 좀 매끄럽지 못합니다).
아들은 결혼하여 손주 손녀를 낳았습니다.
며느리는 은행원으로 아주 착한 며느리를 두었습니다.
우리 작은 가정은 돈은 없지만 빚은 지지 않고 행복하였고,
자식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함과 존경하는 엄마로 인정하고 살았습니다.
춘천에 오게 된 것은 친척 분 되는 분이 주유소를 소개하면서 해보지 않겠느냐고
권하기에 겁도 없이 자신감 하나로 달려들었습니다(지금 나쁜 인연을 만났어).
GS칼텍스 직영주유소를 보증금 5천만원에 월200만원을 주기로 하고,
기름 값은 부동산 담보와 자식들 보증으로 6억의 여신을 인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1년 만에 배우령 터널 공사장의 효명건설 회사의 부도로 2억7천만 원의 부도를 맞고,
3개월 있다가 중앙건설이란 회사에 2차 부도를 맞고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포항의 부동산 임대를 주었던 것을 사글세를 전세로 전환시켜 돈을 만들었고,
자식들 통장을 다 써버렸어요. 배달기사는 기름을 싣고 나가면 팔아먹어도 몰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그러던 중, 배달기사가 기름 팔아먹은 것을 목격하고 야단을 쳐서 내쫓았더니
앙심을 품고, 외상 값 있는 중장비 기사와 짜고 검찰청 수사과에 탈세로
진정 고발을 하였습니다.
수사관은 이 어려운 저에게 세무감사를 시키고 압수수색을 시키는 것까지
당하게 되었습니다. 거래처 세금계산서 더 끊어 준 것과 주유소끼리
기름을 빌려주고 받고 한 것을 계산서 안 끊었다고 해서 3년간 합산하여
탈세범으로 몰았습니다. 기름을 빌려주고 받고 하는 것이
계산서 끊어야 한다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을까요.
세금이 1억9백만 원이 부과 되었고, 거래처에서는 제가 갑자기 들어오니
유류대금을 주지 않는 상태에 자식들은 주유소 문을 닫았고,
세금과 본사 유류대금을 신용대출 및 부동산 담보대출로 다 정리를 하니
5억이란 빚만 만들어 졌습니다.
자식들은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했던 엄마를 원망하고, 불손해졌고,
엄마가 있던 춘천의 집을 전세금을 빼기위해 살림까지도 이사의 용기가 나지 않아서
이제 고물처리를 다 해버리고, 정말 무소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빚 때문에 자식들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제 갈 길을 안내해 주셔요. 목숨보다 더 아낀 내 가정과 자식들한테 이런 아픔이 있을 줄이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모
두 제 업장입니다.
나름대로 불쌍한 사람이면 같이 울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고,
어렵게 살아왔었기에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스님! 모두 비워야 하겠지만 자식들이 죽어가니 어찌하오리까. 매일매일 불안해요.
애들이 나쁜 마음을 먹지 않을까 하고. 교도관이 나를 부르면 자식들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마음이 꽉 차있습니다.
제가 자식과 함께 예전과 같이 함께 웃을 수 있을까요 스님.
어리석은 중생의 갈 길을 안내해 주옵소서. 저는 11일 있으면 출소합니다.
모두들 잠들었는데 쓰느라고 두서가 없어요. 스님 용서해 주세요.』
이러한 내용을 접했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리는 요,
그 인연을 잘 지어야 됩니다.
인연. 아마 이런 경우를 여러분들도 당해 본 적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안 당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정말로 얇게 언 살얼음 위를 걸어가듯이,
돌다리도 두들겨보면서 가야 되지요. 우리는 지혜가 있어야지요.
염불하고 경을 읽고 하는 것은 지혜를 얻는 것입니다.
이런 삶은 지금 한국이나 세계 사람들이 아마 살아가고 있는 하나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한테 꼭 한번 읽어드렸으면 좋겠다 해서 읽어 드린 거예요.
저기 명부에 들어가지 못한 중음세계의 실상은 이런 삶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합니다.
둘째, 우리는 지옥은 말할 것도 없고, 축생이나 아귀세계 같은 곳으로 떨어지면 안 됩니다. 그러면서도 남은 생은 부처님의 가피로 잘 살아야 되고,
이 몸을 버리고 갈 때에는 잠자듯 편히 가야 되고, 늙어서 나쁜 병 안 얻어야 되고,
하늘이나 최소한 인간으로 와야 되고, 가능하다면 성중하늘을 가야 되고,
가능하다면 윤회를 벗어나야 됩니다. 반드시 윤회를 벗어나야 되요.
나아가서 삼계를 탈출해야 됩니다. 보살이 되어야 됩니다.
보살이 되려면 우리 영산불교 밖에 없어요 여러분.
자력으로 보살이 되는 것은 불가능해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셔요. “보살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그래요.
붓다회상을 만나지 못하면 보살 될 수 없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 영산불교에서는 10명 정도의 보살이 탄생했습니다.
출처:2011년 자재 만현 큰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