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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호시(樂善好施)
선행을 즐기고 베풀기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樂 : 즐길 락(木/11)
善 : 착할 선(口/9)
好 : 좋을 호(女/3)
施 : 베풀 시(方/5)
출전 : 사기(史記) 卷24 악서(樂書)
이 성어는 사기(史記) 卷24 악서(樂書)에서 태사공(太史公; 사마천)의 평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에는 정치의 수단으로 음악을 매우 중시했다. 공자(孔子)도 예외가 아니었으니 음악을 듣고 그 나라의 정치에 대해 알 정도였다.
교육도 음악에서 시작했으니 음이 바르면 행동이 바르게 된다고 여겼다. 음악은 맥박을 뛰게 만들고 정신을 통하게 하여 바른 마음을 갖게 한다고 생각했다.
태사공이 이르기를, '궁(宮)은 비장을 진동하여 성(聖)을 화정하게 하고, 상(商)은 폐를 진동하여 양(養)을 화정하게 하고, 각(角)은 간을 진동하여 인(仁)을 화정하게 하고, 치(徵)는 심장을 움직여 예(禮)를 화정하게 하고, 우(羽)는 신장을 움직여 지(智)를 화정하게 한다.
太史公曰: 故宮動脾而和正聖, 商動肺而和正義, 角動肝而和正仁, 徵動心而和正禮, 羽動腎而和正智.
故樂所以內輔正心而外異貴賤也; 上以事宗廟, 下以變化黎庶也. 琴長八尺一寸, 正度也.
弦大者為宮, 而居中央, 君也.
현이 큰 것을 궁으로 삼아 중앙에 두니 군주이다.
商張右傍, 其餘大小相次, 不失其次序, 則君臣之位正矣.
상이 우측에 벌려놓고 그 나머지는 크기에 따라 늘어놓아 그 순서를 어기지 않으니 군신의 위치가 바르니라.
聞宮音, 使人溫舒而廣大;
궁음을 들으면 사람은 온화하고 크게 하고,
聞商音, 使人方正而好義;
상음을 들으면 사람이 방정해지고 의를 좋아하고,
聞角音, 使人惻隱而愛人;
각음을 들으면 측은한 마음을 가져 남을 사랑하고,
聞徵音, 使人樂善而好施;
치음을 들으면 착한 것을 즐기고 베풀기를 좋아하며,
聞羽音, 使人整齊而而好禮.
우음을 들으면 사람이 자세를 바르게 하고 예를 좋아한다.
夫禮由外入, 樂自內出.
대개 예(禮)는 밖에서 들어오고, 악(樂)은 안에서 나온다.
故君子不可須臾離禮, 須臾離禮則暴慢之行窮外; 不可須臾離樂, 須臾離樂則姦邪之行窮內.
그러므로 군자는 잠시라도 예(禮)를 떠날 수 없으니 잠시라도 예(禮)를 떠나면 사납고 게으른 행동이 밖으로 드러나고 잠시라도 악(樂)을 떠날 수 없으니 잠시라도 악(樂)을 떠나면 간사하고 사악한 행동이 안으로 가득 차게 된다.
故樂音者, 君子之所養義也.
그러므로 음악(樂音)은 군자(君子)가 의(義)를 기르는 것이다.
(史記/卷24 樂書 第2)
화정(和正), 조화롭고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사마천이 사기(史記) 악서(樂書)에 중국 고전 음악에서 쓰는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를 이렇게 설명했다.
치음에 대한 설명에서 악선호시(樂善好施)라는 말이 나왔다. 착한 일을 즐겨하고 베풀기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요새 말로 '기부천사'를 말할 때 이 말을 쓴다. 날씨가 추워지니 악선호시(樂善好施)하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덧붙이자면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는 중국 음계이고 우리나라 국악에는 12율이 있다. 황종(黃鐘), 대려(大呂), 태주(太簇), 협종(夾鐘),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 임종(林鐘), 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鐘)이 그것이다.
낙선호시(樂善好施)
착하고 어진 일을 행하면 모두를 즐겁게 한다. 이런 일을 종교마다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행이란 타인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오게 하는 행위라고 마호메트(Mahome)는 말했다.
부처님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설법한 것을 모은 법구경(法句經)에는 이런 가르침이 있다.
中心念善 卽言卽行 福樂自追 如影隨形.
중심념선 즉언즉행 복락자추 여영수형.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그 주인을 따르듯이
積善之家 必有餘慶.
적선지가 필유여경.
착한 일을 많이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따른다는 말은 역경(易經)에 나온다.
착한 일을 하기를 즐기고(樂善)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한다면(好施) 더 이상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선 그 자체다. 호시낙선(好施樂善), 호선낙시(好善樂施)라고 순서를 바꿔 써도 뜻이 같다.
털 하나라도 남을 위해서는 뽑지 않는다는 일모불발(一毛不拔), 한 푼의 돈이라도 목숨같이 여기는 일전여명(一錢如命)의 인색한 사람과는 정반대다.
그런데 이 말이 처음 사용된 것은 사기(史記)의 악서(樂書)에서다.
옛날에는 악경(樂經)이 있었는데 전하지 않아 후세인들이 예기(禮記)나 순자(荀子)에서 참조하여 내용을 첨가한 것이라 한다.
예서(禮書), 율서(律書) 등 모두 8개가 있는 서(書)는 정치 사회 과학 등의 각종 제도를 기록하고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고대 중국 정치는 예(禮)와 악(樂)을 기본으로 했고 공자(孔子)도 음악에 깊은 조예가 있었다고 한다. 소(韶)란 순(舜)임금 때의 음악을 듣고는 공자가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을 정도였다.
악서에서 이 성어가 쓰인 것은 옛날 중국 음악의 다섯 가지 소리인 오음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를 각각 설명하면서 치음(徵音) 부분에 나온다.
이 오음은 각각 비장, 폐, 간, 심장, 신장을 진동시켜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하면서 특히 ‘치음을 들으면 착한 것을 즐기고 베풀기를 좋아하게 된다’고 했다.
聞徵音 使人樂善而好施.
문치음 사인낙선이호시.
음을 설명하면서 간단히 언급됐지만 이 말만 떼어놓고 보면 그 이상 좋은 말이 없다. 또 그런 사람도 알게 모르게 이 사회에 많다.
고생을 하며 평생 모은 재산을 불우 이웃이나 장학기금으로 내놓는 사람이나 내세울 것 없다며 남몰래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그런데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이나 기부금을 엉뚱한 곳에 흥청망청 쓴 사람이 드러나면서 액수가 크게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제도를 튼튼히 하면서 착한 일, 베풀기를 권장해야 할 것이다.
▶️ 樂(노래 악, 즐길 락/낙, 좋아할 요)은 ❶상형문자로 楽(락)의 본자(本字), 乐(락)은 간자(簡字)이다. 현악기를 본뜬 글자, 신을 모시는 춤을 출 때 손에 가지는 방울을 본뜬 글자, 북 따위의 타악기를 본뜬 글자 등의 유래가 존재한다.기본 음가는 악이고, 전주된 음가로 락과 요가 있다. 락은 주로 형용사로 사용될 때, 요는 좋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락이 두음법칙이 적용되면 낙으로 표기된다. ❷상형문자로 樂자는 '음악'이나 '즐겁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樂자는 본래 악기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처음 등장한 樂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에 絲(실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거문고처럼 실을 튕겨 소리를 내는 악기와 줄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白(흰 백)자가 더해지게 되는데, 이것은 줄을 튕길 때 사용하는 피크를 뜻하기 위해서였다. 또 음악을 들으면 즐거우므로 '즐겁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樂(악)의 경우는 ①노래, 음악(音樂) ②악기(樂器) ③연주하다 ④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등의 뜻이 있고, 樂(락/낙)의 경우는 ⓐ즐기다(락) ⓑ즐거워하다(락) ⓒ편안하다(락) ⓓ풍년(豐年)(락) ⓔ즐거움(락) 등의 뜻이 있고, 樂(요)의 경우는 ⓕ좋아하다(요) ⓖ바라다(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노래 가(歌), 노래 요(謠), 노래 구(謳)이다. 용례로는 인생을 즐겁게 여기거나 세상을 밝고 좋게 생각함을 낙관(樂觀), 아무런 걱정이나 부족함이 없이 살 수 있는 즐거운 곳을 낙원(樂園), 늘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을 낙토(樂土), 재미 붙일 만한 일을 낙사(樂事),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세상이나 인생을 즐겁게 생각함을 낙천(樂天), 노래의 곡조를 악곡(樂曲), 음악 기구를 악기(樂器), 작곡에 관한 착상이나 구상을 악상(樂想), 음악에서 연주되는 음의 배열을 악보(樂譜), 노랫소리 또는 가락스런 소리를 악음(樂音), 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를 악단(樂團), 물을 좋아함을 요수(樂水),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즐기기는 하나 음탕하지는 않게 한다는 뜻으로 즐거움의 도를 지나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낙이불음(樂而不淫), 즐거움도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긴다는 말을 낙극애생(樂極哀生), 타향의 생활이 즐거워 고향 생각을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낙이사촉(樂而思蜀), 즐거움은 언제나 걱정하는데서 나온다는 말을 낙생어우(樂生於憂), 안락은 고통의 원인이라는 말을 낙시고인(樂是苦因), 천명을 깨달아 즐기면서 이에 순응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낙천지명(樂天知命),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도를 행하기를 즐거워하여 가난 따위의 근심을 잊는다는 말을 낙이망우(樂而忘憂), 즐거움에 젖어 촉 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쾌락 또는 향락에 빠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낙불사촉(樂不思蜀), 즐거움 속에 삶이 있다는 뜻을 나타냄을 일컫는 말을 낙중지생(樂中之生),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요차불피(樂此不疲),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산수 경치를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요산요수(樂山樂水) 등에 쓰인다.
▶️ 善(착할 선)은 ❶회의문자로 양(羊)처럼 순하고 온순하며 부드럽게 말(口)하는 사람을 나타내어 착하다를 뜻한다. 옛날 재판에는 양 비슷한 신성한 짐승을 썼다. 신에게 맹세하고 한 재판이란데서 나중에 훌륭한 말이 훌륭함, 좋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善자는 ‘착하다’나 ‘사이좋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善자를 보면 양과 눈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답은 ‘양의 눈망울과 같은’이다. 뜻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식으로는 ‘사슴 같은 눈망울’로 해석될 수 있겠다. 보통 착하고 선한 사람을 일컬어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졌다고 말하곤 한다. 善자는 그러한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目자 대신 言(말씀 언)자가 쓰이게 되었는데, 이것은 정감 있는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였다. 이후 善자는 변화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善(선)은 (1)착하고 올바르고 어질고 좋음 (2)정리(正理)를 따름. 양심이 있고 도덕을 갖춤 (3)도덕적 생활의 최고 이상(理想)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착하다 ②좋다 ③훌륭하다 ④잘하다 ⑤옳게 여기다 ⑥아끼다 ⑦친하다 ⑧사이좋다 ⑨착하고 정당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것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악할 악(惡)이다. 용례로는 착한 것과 악한 것을 선악(善惡), 선량한 마음이나 착한 마음을 선의(善意), 좋은 길로 올바르게 인도함을 선도(善道), 착하고 어진 벗을 선우(善友), 깨우치고 이끌어서 착하게 되도록 만듦을 선화(善化), 친절하게 잘 대접함을 선대(善待), 착하고 바른 덕행을 선덕(善德), 착한 마음을 선심(善心), 이웃 또는 이웃 나라와 사이 좋게 지냄을 선린(善隣), 잘 막아냄을 선방(善防), 착하고 어짐을 선량(善良), 좋은 방법으로 알맞게 처리함을 선처(善處), 착하고 어진 행실을 선행(善行), 유종의 미를 거둠을 선종(善終), 잘못을 고쳐 좋게 함을 개선(改善), 가장 좋음이나 가장 적합함을 최선(最善), 자기 혼자만이 선으로 생각되는 바를 행하는 일을 독선(獨善), 본심에서가 아니라 겉으로만 하는 착한 일 또는 그것을 함을 위선(僞善), 착한 일을 여러 번 함을 적선(積善), 최선의 다음 정도를 차선(次善), 더할 수 없이 착함이나 지극히 착함을 지선(至善), 선의를 베풂을 자선(慈善), 서로 친하고 사이가 좋음을 친선(親善), 착하지 아니함을 불선(不善), 친구 사이에 옳은 일을 하도록 서로 권함을 책선(責善), 나쁜 짓을 고쳐 착하게 됨을 천선(遷善),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어 착하게 됨을 개과천선(改過遷善),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라는 선남선녀(善男善女), 착한 행실을 권장하고 악한 행실을 징계함을 권선징악(勸善懲惡), 잘한 뒤에 처리한다는 선후처치(善後處置) 등에 쓰인다.
▶️ 好(좋을 호)는 ❶회의문자로 女(녀; 사람, 나중엔 여자를 나타냄)와 子(자; 아이)의 합자(合字)이다. 어머니와 아들 혹은 여자와 남자의 두터운 애정이라는 데서 좋아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好자는 '좋다'나 '아름답다', '사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好자는 女(여자 여)자와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자와 남자가 함께 있으니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好자는 보통 이런 식으로 풀이를 하곤 한다. 하지만 好자는 본래 엄마가 아이를 지긋이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왜 母(어미 모)자가 아닌 女자가 엄마를 뜻하는지에 대한 반론 때문이었는지 母자가 들어간 㝀(좋을 호)자가 만들어져 있기도 하지만 쓰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好(호)는 성(姓)의 하나로 ①좋다 ②사이좋다 ③아름답다 ④좋아하다 ⑤사랑하다 ⑥구멍 ⑦우의, 정분, 교분(交分) ⑧친선의 정 ⑨곧잘, 자주, 걸핏하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워할 오(惡)이다. 용례로는 썩 좋은 상황을 호황(好況), 무슨 일이 잘 되어 가기 시작함을 호전(好轉), 사물의 사정이나 상태나 경기 등이 좋음 또는 잘 되어감을 호조(好調), 좋아함과 미워함을 호오(好惡), 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는 마음을 호의(好意), 좋은 평가나 좋은 평판을 호평(好評), 좋은 값을 호가(好價), 좋은 감정을 호감(好感), 좋은 일이나 일을 벌이기를 좋아함을 호사(好事), 여럿 중에서 가려서 좋아함을 선호(選好), 어떤 사물을 즐기고 좋아함을 기호(嗜好), 벗으로 사귐을 우호(友好), 사랑하고 좋아함을 애호(愛好), 성적이나 성질이나 품질 따위가 주로 질적인 면에서 대단히 좋음을 양호(良好), 더할 수 없이 좋음을 절호(絶好), 좋아하지 아니함이나 좋지 아니함을 불호(不好), 사이 좋게 지냄을 수호(修好), 좋은 일에는 방해가 되는 일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옷과 좋은 음식 또는 잘 입고 잘 먹음을 이르는 말을 호의호식(好衣好食),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함을 이르는 말을 호생오사(好生惡死), 남과 겨루어서 꼭 이기기를 즐기는 성벽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벽(好勝之癖), 학문을 좋아하여 책 읽기에 게으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호학불권(好學不倦) 등에 쓰인다.
▶️ 施(베풀 시, 옮길 이)는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也(야, 시)와 그 이외(以外)의 글자 (언; 깃발)으로 이루어졌다. 깃발이 흔들거린다는 뜻으로 음(音)을 빌어 베푼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施자는 ‘베풀다’나 ‘실시하다’, ‘드러내다’, ‘뽐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施자는 㫃(나부낄 언)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也자는 ‘야→시’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施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적의 시신을 창에 매달아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곤 했다. 施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금문에서는 也자가 발음요소로 쓰이면서 지금의 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施자에 ‘드러내다’나 ‘뽐내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적들에게 아군의 용맹성을 표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施(시, 이)는 성(姓)의 하나로 ①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 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②실시하다 ③미치게 하다, 나누어 주다 ④널리 퍼지다, 번식하다 ⑤드러내다 ⑥뽐내다, 과장하다 ⑦기뻐하다 ⑧탄핵하다 ⑨효시(梟示)하다 ⑩흩뿌리다 ⑪좋아하는 모양 ⑫은혜(恩惠) 그리고 옮길 이의 경우는 ⓐ옮기다(이) ⓑ끌다(이) ⓒ연장하다(이)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만연하다(이) ⓔ버리다(이) ⓕ해제(解除)하다(이) ⓖ기울다(이) ⓗ비스듬히 가다(이) ⓘ바르지 아니하다(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행함을 시행(施行), 계책을 베풂 또는 그 계책을 시책(施策), 은혜를 베풂 또는 그 은혜를 시혜(施惠), 의술 따위를 베푸는 일을 시술(施術), 정치를 행함을 시정(施政), 공사를 실시함을 시공(施工), 자물쇠를 채워 문을 잠금을 시정(施錠), 건축이나 토목 따위의 일을 착수하여 진행함을 시공(施功), 어떤 일을 시행하고 조치를 취함을 시조(施措), 상을 주는 일을 시상(施賞), 논 밭에 거름을 주는 일을 시비(施肥), 승려나 절에 물건을 바치는 사람 또는 그 일을 시주(施主), 실제로 시행함을 실시(實施), 은혜를 갚아서 베풂을 보시(報施), 하려던 일을 그만 둠을 물시(勿施), 요구하는 대로 베풀어 줌을 허시(許施), 시행할 일을 계획함을 설시(設施),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풂을 박시(博施), 제기한 의견을 받아들여 시행함을 채시(採施), 명령에 좇아 일을 시행함을 거시(擧施),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마구 베풂을 남시(濫施), 청원이나 요구를 들어서 그대로 베풀어 줌을 청시(聽施), 제 것을 남에게 잘 주는 이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경시호탈(輕施好奪), 사랑과 은혜를 널리 베풀어 뭇사람을 구제함을 박시제중(博施濟衆), 빈말만 하고 실행이 없음을 공언무시(空言無施),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쉬움을 악어이시(惡語易施),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