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목) 이사야 38:1-8 찬송 521장
1.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니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나아가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너는 네 집에 유언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
2. 히스기야가 얼굴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3. 이르되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주 앞에서 진실과 전심으로 행하며 주의 목전에서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니
4. 이에 여호와의 말씀이 이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5. 너는 가서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네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네 수한에 십오 년을 더하고
6.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져내겠고 내가 또 이 성을 보호하리라
7. 이는 여호와께로 말미암는 너를 위한 징조이니 곧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을
그가 이루신다는 증거이니라
8. 보라 아하스의 해시계에 나아갔던 해 그림자를 뒤로 십 도를 물러가게 하리라 하셨다 하라
하시더니 이에 해시계에 나아갔던 해의 그림자가 십 도를 물러가니라 (개역 개정)
- 히스기야의 병 치유와 생명 연장 -
38장과 39장에 기록된 히스기야 병 치유와 생명 연장 및
바벨론 사절단의 예루살렘 방문 기사는
연대기상으로 36장, 37장의 기사보다 앞선 것으로서
B.C.701년 산헤립의 유다 침공 바로 직전에 있었던 사건이다.
그리고 왕하20:1-11의 내용과 일치하는 38장은
39장 사건의 배경을 이루는 일종의 삽입장이다.
이러한 38장의 첫 단락인 오늘 말씀은 병이 든 히스기야를 방문한
이사야 선지자가 그의 죽음을 예언한 내용(1절)과
생명 연장을 위한 히스기야의 절박한 간구(2, 3절) 및
하나님의 기도 응답으로서 히스기야의 생명을 15년 연장시키시고
앗수르로부터의 보호 약속과
그와 관련하여 아하스의 일영표 해 그림자를 십도 뒤로 물리는
기적적인 증거를 주신 사실(4-8절)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내용의 본문에서 다음의 중요한 몇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죽음을 선고받고 몸부림치는 히스기야의 모습은
죽음 앞에서는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들의 연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욥4:19; 25:6; 시8:4)
다음으로 히스기야는 과거 자신이 주 앞에서 행한
선행을 근거로 구원을 호소했으나(3절) 정작 하나님은
그의 선행이 아니라 그의 눈물을 보고 구원의 은총을 베푸셨다.(5절)
이는 구원은 사람의 행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무조건적 은총으로 말미암는다는 사실과
하나님은 사람의 겉모습이 아닌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라는
너무도 자명한 진리를 나타내 보여준다.(45:17; 욘2:9)
끝으로 해 그림자를 뒤로 십도 물리신 사건은 인간의 생명뿐만 아니라
우주 만물 전체가 여호와의 권능 안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렘32:17, 27)
5절) 「너는 가서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네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네 수한에 십오 년을 더하고」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히스기야가 죽게 될 것임을 선포하셨다,
그러나 히스기야가 간절히 기도하자
하나님께서는 죽음을 물리시고 십 오년의 시간을 연장해 주셨다.
이를 겉으로만 보면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하는 바에 따라
당신의 뜻을 이렇게 저렇게 변개하시는 분이 된다.
그리고 이는 한번 정하신 뜻을 변개치 않으시는
하나님의 한결같으신 성품(삼상15:29)과 위배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을 잘못 이해하면 하나님도 잘못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을 바꾸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우선 죽으리라는 선포를 통해 히스기야의 믿음을 단련하신 것이다.
실상 하나님은 그를 죽이실 뜻이 없으셨다.
다만 1절의 죽게 될 것이란 선고는
현실적으로 그가 처한 위기 상황을 묘사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로 하여금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닌 기도하기를 바라신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은 응답과 치료를 베푸시고 회복을 허락하셨다.
결국 히스기야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문제를 앞에 두고
전심으로 하나님만 의지하고 간절히 기도하는 자세를 배우게 되었고
이를 통하여 히스기야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세를 배우도록 가르치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히스기야는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더 깊이 깨달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히스기야가 배운 하나님은
사람의 생사 여탈권을 지니신 절대 주권자임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해 일영표가 뒤로 물러가는 이적을 통해 하나님께서 인생만 아니라
온 우주 만물을 다스리고 통치하시며 섭리하시는 분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비통한 상황에 처하여 당신께 간구하는 자들의
간절한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시고 응답하시는 분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전체는 히스기야 편에서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가를 깨닫는 기회,
그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신뢰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알아가는 과정에 빗댈 수 있다.
믿음이 견고해진다는 것은 이처럼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이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분이시고,
그가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의 외아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 주신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아 가는 과정이 신앙 생활이다.
또한 그 사랑은 변함이 없이 언제나 동일하여
환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나를 지키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확신하는 과정이 바로 신앙 생활이다.
특별히 하나님만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그분의 도우심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우리가 하나님을 깨닫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다.
히스기야가 처한 상황처럼 극심한 위기 상황은
오히려 하나님을 더욱 분명하게 깨닫는 기회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 더욱 더 간절히
하나님을 부르며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그리하면 어떤 위기 가운데서도 우리를 강하게 붙드시며
우리로 승리케 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하나님의 능력,
하나님의 복되심을 깨닫는 기회가 된다.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 능력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인지를
몸소 체험하는 복된 기회가 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
그가 이같이 큰 사망에서 우리를 건지셨고 또 건지실 것이며 이후에도
건지시기를 그에게 바라노라」 (고후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