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림을 이르는 말이다.
狐 : 여우 호
假 : 거짓 가
虎 : 범 호
威 : 위엄 위
출전 : 전국책(戰國策)의 초책(楚策)
정작 권위가 있는 사람은 절대 분수에 넘치는
행동은 않는데 곁불을 쬐고 거들먹거리는
소인배들을 많이 본다.
여우는 이솝 이야기에서나
동양 고전에서나 교활의 대명사다.
호랑이를 꾀어 함께 숲을 어슬렁거리자
다른 동물들이 무서워 모두 피한다.
호랑이의 위세(虎威)를 빌린 여우(狐假)의 간교다.
假는 '거짓 가'이지만 '빌린다'는 뜻도 있다.
여우라는 동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꾀 많고 교활해서 시세를 잘 타는 사람들의
비유적인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솝우화 속의 여우나 동양의 고전 속에 등장하는
여우의 성격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나무 위에 고기 덩이를 물고 있던 까마귀를 칭찬해서
노래를 부르게 해 떨어진 고기 덩이를 물고 간,
여우의 교활함에 웃음을 자아냈던 이야기는
어릴 적에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더욱이 그 이야기가 서양의 우화가 아닌
동양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우리들이,
동양 고래의 고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느끼게 합니다.
여우와 관련된 고사 가운데 대표적인 이야기가
바로 호가호위(狐假虎威)입니다.
호가호위는 여우가(狐) 호랑이의(虎)
위세를(危) 빌린다(假)는 뜻으로,
실력도 없는 사람이 윗사람의 권세를 이용해서
허세와 세도를 부린다는 의미로 활용되는데,
우리 나라 근대 신소설인 안국선(安國善)의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에서도 호가호위의
일화가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전한시대 학자 유향(劉向)이 쓴 전국책(戰國策)은
왕 중심 이야기가 아닌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년~221년, 수많은 제후국 전략가들의 정치,
군사, 외교 등 책략을 모아 놓은 흥미진진한 책이다.
여기 초책(楚策)에 간사한 여우가
덩치만 큰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위엄을 부리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남방의 대국 초(楚)나라 선왕(宣王)에게는
소해휼(昭奚恤)이라는 덕망 높은 장수가 있었다.
주변국들은 이 장군을 두려워하여
출정했다 하면 도주하기 바빴다.
왕이 볼 땐 크게 전략이 훌륭한 것 같지 않은데도
연전연승(連戰連勝)하는 것이 이상했다.
하루는 선왕이 신하들에게
"듣자하니, 위나라를 비롯하여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 재상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오?" 하고 물었다.
이때, 위나라 출신인 강을(江乙)이란 변사가
초나라 선왕 밑에서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왕족이자 명재상으로 명망 높은
소해휼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강을은 이야말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얼른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어찌 한 나라의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번은 호랑이가 여우를 잡았습니다.
그러자 교활한 여우가 호랑이에게 말하기를
'나는 천제(天帝)의 명을 받고 내려온 사자(使者)다.
네가 나를 잡아먹으면 나를 백수의 왕으로 정하신
천제의 명을 어기는 것이니 천벌을 받게 될 거다.
만약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내가 앞장설 테니 내 뒤를 따라와 봐라.
나를 보고 달아나지 않는 짐승은
하나도 없을 테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호랑이는 여우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랬더니 과연 여우의 말대로 만나는 짐승마다
모두 달아나기에 바빴습니다.
사실 짐승들을 달아나게 한 것은
여우 뒤에 따라오고 있던 호랑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호랑이는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일개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초나라의 병력,
곧 임금님의 강한 군사력입니다."
강을은 이것이 바로 호랑이 위세를 빌린
여우의 간교라며 소해휼이 무서워서가 아닌
왕이 거느린 대군을 두려워하는 것이라 일깨워줬다.
조그만 권력에 취해서 그 이상으로 행세하여
주변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는지,
항상 반성하고 또 주위도
큰 눈뜨고 지켜봐야 하겠다.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들의 삶은 경우에 따라서는
측은지심을 가지게 한다.
남을 이용하여 자신의 인생을 빛내려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세상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조직의 담당자들은
호가호위하는 주위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세상의 평가를
받게 됨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가꾸어 가는 것이 상책이다.
따라서 아름다운 꽃도 시들면 향기를
낼 수가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