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현 선생의 전화로 관현악발표회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더니.... 글쎄 7시부터 시작했더라구여.
난 원래 7시 30분보다 7시 시작을 지지하는데.
암튼 그래서 1부 2곡은 놓치고...
<혼불1>부터 들었는데,
혼불은 최명희 원작의 소설을 접해봐서 그런지
남다르게 정제된 치열한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가 조로 소리를 한 협연자와 가야금 협연자의
복색이 통일성을 갖고 있어서 미적 감각도 돋보였어여.
가야금 협연자가 입퇴장 할 때 너무 긴 옷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이 점 튄다고나 할까....ㅋㅋ
그리고 노래는 가사가 전혀 들리지 않아
들려오는 애절한 가락에만 의지하니
연주자의 어색함이 더 느껴지던데......
노래가 있다면, 그것도 전통적 색채의 노래라면
무대 옆 공간에 가사를 걸어주면 어떨까 생각했지여.
그리고 정가의 창법이 현대의 창작곡을 만드는데,
나아가 새로운 대중곡을 만드는데 많이 활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여.
김대성의 <다랑쉬> 연주는 오래간만에 좋은 연주를 들은 것
같아서 마음이 흐믓흐믓했져. 미음 처리가 깨끗하지 않은 게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생각되고,
크.... 연주복..... 신경써야겠더라구여.
정대석의 <달무리> 연주는 예전의 연주자보다 감동이 적었다는게
내 개인적인 감상인데, 그 이유가 뭔가...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곰곰 생각해보니 작곡자의 의도 '달빛''달맞이''달무리'라는
달에 관한 이미지의 표현이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는
게 결론이었어여.
프로그램을 보니 1악장 '달빛'은 그리움과 연민,
2악장 '달맞이'는 달을 맞는 즐거움과 놀이,
3악장 '달무리'는 이 곡의 절정으로 환회와 신비로움
이라고 밝혔는데, 아무래도 연주자의 연주자태에서는
이 곡이 표현하려는 이미지가 제대로 표현되었다고
보기 어렵거든여.
그러고 보면 협연을 할 때는 협연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겠더군여.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어떻게 포착해서 연주하느냐...가.
원일의 <천장>(天葬)은 처음 들어보는 곡인데,
예전의 원일 선생의 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분함이 보여서
좀 반가웠는데, 연주회 끝나고 프로그램에서 제목의 의미를
보니까, 차분함의 이유를 알겠더군여.
어제 2곡 끝나고 연주회장에 들어가서 얻은 수확이 하나 있는데,
그건... 잘 정돈된 무대 분위기에 정제된 연주복...이었어여.
예전의 남녀 연주자를 색깔로 구분한 한복이 아니라
양복 차림이었는데, 이제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연주복,
검정색과 흰색의 배합이 깔끔하게 처리된 연주복이어서
한눈에 안정감을 느꼈지여.
이제 우리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복은 전환점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해여. 한복/ 개량한복/ 양복으로.
한복을 입으려면 세련되게 디자인된 개량식 한복을 입던가,
다양한 실험이 필요한 거져.
국악관현악이라고 해서 무조건 한복을 입으면,
국내의 대중들의 눈에조차 새롭지 않은 이미지를 안겨줄 수 있고,
또, 중요한 건....
관객의 입장에서 음악에 몰입해야 하는데,
여러 색채가 뒤섞인 무대의 혼합된 구성은
시각적으로 몰입하기 어렵다는 걸 왜 생각하지 않을까여.
그런 의미에서 어제의 연주복 선택은
평범한 거로 생각하겠지만 실은 탁월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협연자는 화려한 디자인의 한복(개량)계통의 연주복을
입었으면 더 돋보였을 거예여.
한번 더 말하지만... 소리와 가야금 주자의 통일성 있는 색깔의
연주복은 좋았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