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언영색(巧言令色)을 경계하라
공자가 말하기를 “옛날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고지식한 병폐가 있었는데, 지금의 어리석은 사람은 간사(奸邪)할 뿐이다.”라고 하고 또 말하기를 “말을 듣기 좋게 하고 가식적인 얼굴(巧言令色)로 비위를 맞추는 사람치고 인(仁)한 사람은 적다.” 라고 하였다 <논어 양화(陽貨) 16-17장>.
인조 9년(1631년) 10월3일 부제학 이경여(李敬輿) 등이 상차(上箚)하기를, “~ 순 임금 같은 성인도 자기를 버리고 남을 따랐으며 성탕(成湯) 같은 덕으로서도 간(諫)하는 말을 따르고 어기지 않았습니다. 삼대(三代) 이후로 치세와 난세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마는, 간하는 말을 따르면 다스려지고 간하는 말을 막으면 어지러워 진 것이 역사책에 소상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후세의 임금들이 간하는 말을 따르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고 간하는 말을 막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간하는 말을 따라 잘 다스린 자는 적고 간하는 말을 막다가 망한 자가 많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사람의 정(情)이란 언제나 나에게 순종하는 것을 기뻐하고 귀에 거슬리는 것은 언제나 기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혹 자신의 사사로움에 유혹되기도 하고 이해관계에 이끌리기도 하며 기뻐하고 성내는 감정에 좌우되기도 하니, 이것이 충신(忠信)과 곧은 선비가 언제나 세상에 용납되지 못하고 따라서 나라가 망하는 이유인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듣기 좋은 말이 있거든 반드시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과 하늘의 이치에 부합되는 것인지를 먼저 숙고하고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며, 내 뜻에 어긋나거나 듣기 싫은 말이 있거든 반드시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과 인륜도의(人倫道義)에 오히려 부합되는 말이 아닌지 깊이 생각해보고 의롭게 처신하여야 할 것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교언영색의 아부하는 말을 따르다가는 자신의 인격은 파탄 나고 집안은 패가망신(敗家亡身)하며 나라는 망하게 되는 것이다.
2022. 8. 7.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