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으로 기억한다. 평창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다. 작은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은행 강릉본부에서 견학 초청 공문이 온 적이 있었다. 다른 금융 기관과는 달리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는 한국은행이라 교사였던 내게도 참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두말할 필요없이 긴급하게 신청서를 꾸려 견학 신청 공문을 본부로 보냈다. 얼마 뒤 대상 학교로 선정되었다는 공문을 받았다. 평창에서 강릉으로 학생들이 이동할 수 있는 차량도 보내주셨다.
한국은행 강릉본부은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외형부터 달랐다. 흔히 금융 기관을 홍보하는 현수막이라든지 예금 상품에 관한 어떠한 홍보물도 내걸지 않고 단조롭기 그지없는 단아한 박물관처럼 여겨졌다. 본부에 들어가면서 청원경찰을 만났고 안내하는 직원외에는 1층 건물에도 그다지 직원들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내 직원을 따라 먼저 간 곳은 박물관이었다. 화폐 전시관이기도 한 곳이었고 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가졌던 지폐 꾸러미가 있었던 장소였다. 랩같은 비닐로 감싸있었던 것 같은데 한 꾸러미가 1억원이라는 얘끼를 듣고 입을 쩍 벌린 적이 있었다. 직원들이 회의하는 장소도 둘러보았고 견학을 마치자 일일히 그해 년도에 발행한 기념 주화를 선물로 주셨다. 참 남다른 경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위 책에서도 한국은행의 역사, 한국은행의 기능, 역할에 대해 학생들이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위조지폐의 심각성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알려주고 있다. 위조방지 기술을 발전하고 있는 반면에 위조 기술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위조방지를 위해 위조방지감별사라는 직업도 상주해 있고 위조 방지를 위한 특별한 종이와 인쇄술을 가진 조폐공사도 국가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한 국가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국가 은행이기도 한 한국은행은 세계 경제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알아볼 수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경제학을 비롯하여 다양한 금융 지식까지 살펴야 하는 한국은행에서 근무하고 싶은 꿈을 가진 학생들이라면 어릴 때부터 금융에 관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공부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와 금융을 어릴 때부터 교육시키는 유대인의 자녀 교육법을 보면 남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유대인 이야기 』 에는 대영제국의 중앙은행을 설립한 유대인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굴직한 전쟁 때마다 군자금을 대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 가는 이야기다. 경제 교육은 어릴수록 좋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가정에서부터 경제 교육을 자녀들에게 시킨다고 한다. 경제 교육은 돈을 벌고 부자가 되기 위함이 아니다. 규모 있고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자산관리를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