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2부 - 독일철도 탐방기 - 3 RE(Regional Express)
<RE(Regional Express) & IC>
* RE의 힘
와!! IC가 이렇게 빠를 줄이야! IC는 기존선을 위주로 운행하는 장거리 간선열차로 우리나라의 새마을호나 일본의 특급에 비유할 수 있다. 고속열차까지는 아니어도 대략 100km/h 대 후반은 나올 듯 했다. 그러나 더 놀란 것은 RE(Regional Express)도 그에 못지 않게 빠르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독일철도하면 바로 ICE를 떠올린다. 맞는 이야기다. ICE는 독일의 과학 기술과 노하우, 그 정수를 보여주는 독일철도의 상징이다. 하지만 독일철도를 이용하면 할수록 필자의 주목을 끄는 것은 오히려 지역 급행의 역할을 하고 있는 RE였다. ICE의 경우 이미 관련 자료를 많이 접해보고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큰 감동은 없었다. 반면 풀뿌리 같은 역할을 하면서 독일철도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RE는 만성적인 승객 부족과 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한국의 비수도권 지역 철도에 하나의 정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RE는 우리로 치면 시외버스처럼 지역 간을 잇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등급의 열차이다. RE는 RB(Regional Bahn, 지역완행)의 급행 버전인데, RB보다도 더 활성화 되어있는 느낌이었다.
RE를 타고 왕복 2차선 도로와 나란이 달리는데 자동차들이 그냥 막 눈 뒤로 사라졌다. 이렇게 빠르고 정확해도 차를 타는 사람은 차를 타게 되어있다. 아무리 차가 밀려도, 아무리 기름값이 들어도, 차를 이용하려는 '귀차니즘'에 빠진 사람들 - 그나마 빠르지도 않다면 어떻게 이들을 도로에서 끌어낼 것인가? RE부터 철저히 고속 서비스를 행하고 있는 독일의 철도는 한국철도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고속 운행만이 RE를 빛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RE는 1시간 혹은 30분을 시격으로 매시 같은 분에 운행을 하는 시스템이다(사실 RE뿐 아니라 대부분의 독일철도가 이런 방식). 즉 우리의 수도권전철처럼 자리를 예약할 필요 없이 표를 사면 아무 시각에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버스에 밀려 쇠퇴해가는 비수도권 지역의 철도들의 경우 독일의 RE 시스템에서 많은 것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 선로 용량을 늘리고 적절한 차량을 개발하는 등 철도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도시 근교를 운행하는 RE의 경우 상당수가 '기관차 견인 2층 객실 구조'를 취하고 있다. 1, 2층 다 타보긴 했는데 역시 2층이 조망권이 좋기는 하다. 무엇보다 시설이 정말 깨끗하고 좋다. 일개 동네 익스프레스가 이 정도니.. 속된 말로 '뽀대나는' 철도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영상1) RE의 속도를 가늠해보자..
* 좌석 예약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열차의 자리가 지정되어 있다(입석과 KTX자유석 제외). 반면 유럽의 경우 일부 고속열차나 야간열차 제외하면, 모든 좌석이 자유석의 개념이다. 열차표를 살 때 예약을 안 할 경우 지하철 타듯이 그냥 아무자리에나 앉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지정석과 자유석 객실이 아얘 분리되어 있으나, 유럽의 경우 따로 구분해놓은 것이 아니라 예약이 안 되어 있는 좌석이 자동적으로 자유석이 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예약을 할 경우 예약한 자리의 창문 위 LED 표시기에 이용 구간이 표시된다. 또는 구형 IC 객차의 경우 LED가 없고, 홀더가 있어 예약 구간이 적힌 종이가 꽂힌다. 물론 ICE와 IC 등 간선열차의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며 RE 이하의 지역열차의 경우 자리 지정이 없다.
어쨌든 앞서 이야기 한 "일정한 배차간격"과 지하철처럼 탈 수 있는 "자유석 개념"은 향후 한국철도가 참고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단지 독일철도만이 아니라, 여타 유럽국가나 일본 등 우리와 비슷한 국토와 인구 규모를 가진 철도선진국에서도 볼 수 있다. 이에 관해서 김성수 님이 쓰신 '지방노선의 위기. 해법은 없는가.'라는 좋은 글이 있어 링크해본다.
☞ '지방노선의 위기. 해법은 없는가.'

예약시 이 홀더에 예약구간이 적힌 종이가 꽂힌다.
* 객차? 동차?
독일 철도를 이용하면서 느낀 것인데, ICE2에서 볼 수 있는 'TC+T+...+T+기관차' 형태의 구조가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었다. 수 많은 IC와 RE에서 동차보다 이러한 형태의 객차 편성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총괄제어 시스템 덕분에 기관차가 뒤에 있을 때는 기관사가 없는 풍경이 보이기도 한다(기관사는 앞쪽 TC에 있으므로).
이렇게 독일 철도를 보며 객차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깨버렸다. 꼭 장거리에만 객차형이 투입될 필요가 없다. 단, 기관차의 경우 종착역에서 방향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므로 이 부분만 독일 방식을 적용하면 어떨까? 즉 기관차+객차로 하되 객차 뒷부분을 TC로 하고 여기서 원격으로 기관차도 제어할 수 있게 하면, 기관차를 앞부분으로 돌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객차에 대한 편애가 심한(?) 한국철도가 받으들면 괜찮을 것 같다.

언뜻 보기에는 동차인 것 같지만..

사실 뒷부분에 이렇게 기관차가 있는 객차이다. 즉 기관차의 위치를 바꿀 필요 없이, 총괄제어로 기관차에서든 TC에서든 운전이 가능한 것이다. (프랑크프루트 중앙역)

RE에 쓰이는 2층 차량. 역시 여기서만 보면 동차인 것 같지만.. (함부르크 중앙역)

마찬가지로 기관차 견인 객차이다.

2층 차량

2층 차량 내부.

윗층 객실 (1등석). 물론 윗층이라고 다 1등석은 아니다.

아랫층 객실

객차형 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동차도 많다.

일개 RE에도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어 자전거나 큰 짐도 편리하게 실을 수 있으며, 혼잡시에도 대비할 수 있다.
덧붙여 IC의 사진도 올려본다.

IC 객차 (함부르크 중앙역)


IC 객실 복도와 내부. 디파트먼트 칸이 많다.

하지만 의외로 이러한 오픈 살롱 칸도 많았다. 독일은 대륙이라 디파트먼트가 대세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옛날 말인 듯 했다.
영상2)..
처음 부분에서는 TC-기관차 총괄제어 시스템을 이용 장폐단으로 움직이는 IC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 부분에서는 IC의 빠른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다음 편에 계속..)
ⓒ Shinzino 2006 (http://blog.paran.com/station215)
첫댓글 진정으로 IC의 빠름을 느끼려면 슈투트가르트(Stuttgart)에서 프랑크푸르트(Frankfurt)로 가는 IC열차를 타시면 됩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하이델베르크 인근까지 신선으로 시속 200km/h이상으로 달리죠.(전구간을 신선으로 달리지는 않습니다.)
독일의 지방열차 체계는 독일전역의 고루 분포되어 있는 도시들이 만들어낸 역작이라고 할 수 있죠. 도시내 및 단거리 수요를 담당하는 S-Bahn, 그리고 가까운 교외를 담당하는 RB(Regio Bahn) 그리고 이웃도시들끼리 빨리 이어주는 RE(Regio Express)모두 제각각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면서 지금의 독일 통근열차 체계를 만들었지요. RE의 경우는 한 지역의 중추적 수송역할을 담당합니다. 예를들어 라인-루르지역의 RE 1번 노선은 아헨을 출발해서 쾰른, 뒤셀도르프, 에센, 도르트문트까지 연결하지요. 열차가 지나가는 모든 도시는 라인-루르지역에서 모두 중요한 도시들입니다.
2량짜리 동차의 경우는 수요가 적은 RB나 S-Bahn에 주로 투입됩니다. 일본의 원맨동차와 비슷한 역할을 해낸다고 볼 수 있죠.
S반이 2량짜리를 쓰는 경우는 없는 것 같은데요..^^; S반은 주로 대도시에서 대규모 수요를 담당하지 않나요(우리의 수도권전철 같이)
반드시 대도시라고 해서 수요가 꼭 많으라는 법은 없죠.^^ 단거리나 셔틀 노선의 경우 2량짜리 열차가 편성됩니다. 쾰른에서 S-Bahn 7번 노선이 저런 열차가 자주 투입됩니다.
아 그러고보니 쾰른 근처에서 3량짜리 S반이 중련으로 움직이는 것을 본 것 같네요..^^ 혹시 S반 중에 비전화 구간을 달리는 것도 있나요? 사진처럼 진짜 디젤동차가 투입되는..
IC의 경우는 장거리승객보다는 단거리 승객이 많기 때문에(장거리 분야는 ICE가 담당하지요), 컴파트먼트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야간열차나 침대열차에 편성되는 좌석차의 경우는 대부분 컴파트먼트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슈투트가르트-프랑크프루트 구간을 한번 타보고 싶네요. IC의 경우 ICE에 밀려 왕년에 비해 많이 퇴조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열차 자체가 후지다 그런 것이 아니라, 등급자체가 좀 애매한, 끼인 등급이랄까요? 우리의 새마을처럼요. 그래서 주력열차라기보다는 ICE가 커버하지 못하는 기존선 위주의 장거리 구간을 중심으로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옛날에 타 보았던 것이라 감회가 새롭군여...
기관차 견인의 2층객차의 경우 자세히 보면 기관차측의 차량도 운전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수한 경우인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