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가 전국을 휘감고 있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 이번 주 집값이 하락한 지역은 단 한 곳뿐이다. 잇따른 정부의 공급 시그널에도 집을 사려는 수요는 공급을 훨씬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전고가를 뛰어넘는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그 결과 이번 주 전국과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12년 5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를 보면 8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값은 0.30% 올랐다. 전국 단위 주간 상승률이 0.3%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주 0.37%로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을 찍었던 수도권도 이번 주 0.39% 상승하며 단 한 주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지난주와 동일한 0.20%로 집계됐다.
강남권 집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이번 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0.22%를 기록했다. 잠실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오른 송파구(0.24%)를 비롯해 강남(0.23%)·서초(0.22%)·강동구(0.16%) 모두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고가 단지뿐 아니라 중저가 단지도 가격이 계속 오르는 중이다
25개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을 매주 기록하는 노원구(0.32%)는 물론이고 도봉(0.28%)·강서(0.23%)·관악(0.22%)·중랑구(0.21%) 등 중저가 외곽 단지들이 ‘패닉바잉’ 수요를 타고 가격대를 높이고 있다.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현장에서는 전고가를 뛰어넘는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입주권이 7월 29일 16억 원에 거래되며 전고가(15억 원)보다 1억 원 뛰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6단지’ 58㎡가 7월 초 9억 원에 거래됐다.
수도권 집값을 견인하는 지역은 경기·인천이다.
이번 주 경기권 아파트 상승률은 전주보다 0.02%포인트 오른 0.49%다.
이 또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기권의 무서운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과천 원문동의 ‘과천위버필드’는 지난달 말 전용 84㎡가 21억 9,000만 원에 거래됐다. 6월 말 같은 평형이 21억 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한 달 새 1억 원 가까이 가격이 오른 것이다.
수원 영통구 원천동의 ‘광교중흥S클래스’도 전용 84㎡가 대출금지선을 훌쩍 뛰어넘는 18억 원에 지난달 27일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같은 달 17일 17억 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쓴 지 열흘 만에 다시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0.37%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인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이번 주 0.43%로 그 폭을 넓혔다.
비수기인데도 값이 이처럼 ‘통제불능’ 상태로 치솟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없는데 집을 사려는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는 탓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대폭 중과된 후 그전까지 간간이 나오던 다주택자 매물이 잠겼다.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없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임대차 3법 시행 1년을 맞은 지금도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대비 전세가 상승폭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 0.20%·수도권 0.26%·서울 0.16%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