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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만 되면 매직은 올해 절대 우승을 못할거라고 호언장담하고 다녀서
날이 지날수록 저에게 비호감으로 자리잡고 있는
보스턴 광팬이자 ESPN 칼럼니스트 빌 시먼스 씨가 올린 5차전 르브론의 활약에 대해 쓴 글입니다.
(원문 : http://sports.espn.go.com/espn/page2/story?page=simmons/100512&sportCat=nba )
언제나처럼 장난끼도 많고 비꼬기를 굉장히 잘해서 해당 팀의 팬은 심기가 불편할 수 있지만
말을 서슴없이 뱉어내서 시원한 느낌도 있고
5차전 뿐만 아니라 보스턴-클블 시리즈 전체에 대한 느낌과 분석,르브론의 미래 등 읽을 거리도 많은것 같아 번역해보았습니다.
너무 길어서 불필요하다고 생각된 부분은 적당히 생략하였고, 의역도 종종 섞여 있어
최대한 원문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지만 뉘앙스가 살짝 다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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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 of pro basketball in Cleveland?
클리블랜드 프로농구의 종말?
어제밤 편집장에게 보낸 메모 : " 내일 새벽 5시반에 일어나서, 커피한전 마시고 5차전 후기 쓸거에요. 후세를 위해 반드시 기록해두어야할 경기입니다. 프로농구의 큰 축이 흔들렸을 수도 있어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해요. 지금 충격 상태거든요. 그리고 좀있으면 TV에서 아메리칸 이아돌이랑 로스트를 해서.. 아 방금 말 들었어요? 솔직히 댁들도 볼거자나요. 그럼 내일봐요"
그리고 ... 오늘이 됐다.
만약 금요일(한국시간) 6차전 - NBA 2라운드 역사상 그 어느팀보다 클리블랜드가 많은 부담감을 느낄, 앞으로 12년간 NBA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결정짓고 클리블랜드 프로농구의 종말을 고할 수 있는 바로 그 경기 - 에서 보스턴이 시리즈 승리를 확정지으면,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5차전은 다음과 같이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클리블랜드에서 치룬 르브론의 마지막 홈경기", "뉴욕 닉스 역사상 최고의 승리", "르브론은 제2의 조던이 아니라 제2의 칼말론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경기".
도데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 어떻게 단 2시간만에 세상이 이렇게 180도, (어쩌면 되돌릴 수 없을정도로)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나와 함께 어제밤 5차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자. 2쿼터 9:06 남은 시점에서 시작하자고. 현재 29-23으로 클리블랜드가 앞서가고 있다.
9:06 - 클블 감독 마이크 브라운이 Z맨과 르브론(현재 야투 0/2)를 빼고 샤크와 파커를 넣는다. 벤치에 들어가는 르브론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 자마리오 문 옆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못믿겠다는 듯이 손바닥을 위쪽을 향해 들어올린 다음에, 멍한 표정으로 코트를 바라본다. 흠흠흠흠흠. 방금 표정은 "도데체 코치는 왜 날 빼는거지?"라는 뜻일까, 아니면 "도데체 오늘 내가 왜이러는거지?"라는 뜻일까. 어느쪽이든지 간에, 분명히 무슨 뜻이 담겨 있는 행동이었다. 부정적인 신체동작(bad bodylanguage)... 이 순간을 기억하라고.
8:20 - 샤크의 패스가 백보드에 맞고 튕겨나온다. 가넷 리바운드. 모든 보스턴 팬을 대표하여, 5차전까지 총 112분동안 샤크를 출전시킨 마이크 브라운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샤크는 클블을 느리게 만들고, 코트 중앙을 차지해 르브론을 방해하며, 클블 전체의 오펜스를 질식시키고, 나이든 보스턴을 오히려 클블보다 빠른 팀으로 만들어준다. 아주 환상적이라고. 르브론이 뛰지 않은 정규시즌 마지막 4경기는 제외하고, 클블은 샤크가 뛰지 않은 경기에서 21승4패였다. 그래 아주 잘했어 브라운. 계속 샤크를 출전시켜!
7:21 - 폴피어스 자유투 성공, 곧이어 파커 상대로 손쉬운 포스트업 득점. 클블은 5차전에 아주 중요한 실수를 저질렀다. 바로 론도가 29-18-13을 찍은 4차전 결과에 과잉반응해서, 론도에 수비를 집중하는 대신 피어스와 알렌이 터질 여건을 만들어준 것이다. 왜 '과잉반응'이라고 하냐면, 4차전 론도의 활약은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세 손가락에 꼽히는 위대한 트리플더블 활약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5차전에 다시 그런 활약을 해줄 가능성은 없다는 말이다. 거기다 이해불가능한 로스터 운영(샤크랑 Z맨을 41분이나 출장시키자고?????)과 겁에 질려버린 나머지 시리즈 내내 코트를 밟아보지 못한 선수(Z맨과 깁슨)를 출장시킨 결정까지 더하면, 마이크 브라운은 (쇠파이프로 르브론 뒤통수를 후려치는 것만빼고) 5차전에서 클블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행동은 모조리 해줬다.
(중요한 사실 : 클블이 이 시리즈에서 가진 가장 큰 이점은 운동능력이다. 보스턴은 힉슨-르브론-문-웨스트-모윌이나 바레장-힉슨-르브론-웨스트-모윌 라인업과 매치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2월25일 보스턴 원정경기에서, 클블은 바레장-힉슨-르브론/문-웨스트-모윌 라인업으로 단 8분만에 78-77로 뒤쳐진 경기를 101-86 가비지 경기로 뒤집었다. 그런데 어제 경기에서, 바레장은 17분, 힉슨 4분, 문은 7분 동안 뛰었다. 이성의 영역을 벗어난 결정이다. 아예 말이 안된다고. 오히려 이 시리즈에서 바레장은 48분 풀타임 뛰고, 론도 수비에 문을 붙여줘야 맞는 결정이다. 아.....아차. 이걸 말해주면 안되지. 음... 계속 샤크 출장시켜!! 5차전에 21점이나 기록했자나! 완전 잘했다고!)
6:10 -
5:11 - 바레장 위로 가넷 턴어라운드 점퍼. 32-29 보스턴 리드 (보스턴 11점 연속 득점).
보스턴의 놀라운 플레이오프 부활 스토리 중에, 가넷의 부활만큼 쇼킹한 것은 없다. 1년 내내 한다리로 뛰어다니고, 2월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에인지가 팔아버리려 했으며 (사실이다), 보스턴 샐러리캡의 재앙처럼 보이고,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였으며 (잘하던 시절 KG처럼 입은 떠벌리는데, 잘하던 시절 KG는 코트위에 아무리 찾아봐도 안보였다), 그냥 한마디로 완전 못했다.
그러다가 '퀸튼 리차드슨 사건' - 가넷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그후로는 완전 딴사람이다. 기동력도 어느정도 회복했고,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으며, 탄탄한 수비를 펼치면서 예전과 같았던 오바스러운 퍼포먼스는 자제하고 있다. 지난 8경기 평균 17점8리바, 야투율 53%. 어제 경기후 인터뷰도 굉장히 얌전했다. 그냥 괜찮은 경기력 보여준 한 선수가 조용하게 그날 경기에 대해서 얘기할 뿐이었다. 당신이 보스턴 팬이라면, 이 모든 것은 굉장히 좋은 현상이다. 바로 4주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KG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끝났다고. 내 전재산을 걸 수도 있었다.
4:32 - 제이미슨 손쉬운 골밑 슛 미스, 세상의 모든 워싱턴 팬들이 소리치길 "제이미슨은 중요한 경기에서 버로우 탈거라고 내가 그랬지?" 곧이어 토니 알렌 덩크, 끔찍한 클블 포제션(샤크가 공갖고 지나치게 시간 끌다가 거의 턴오버, 샷클락 거의 다써버린 상태에서 르브론에게 공을 떠넘겨버림)에 이은 보스턴 스틸, 피어스 앤드원 레이업, 보스턴 벤치 환호성으로 폭발. 37-29 보스턴 리드. 클블 타임아웃.
3:50 - 르브론 자유투 5개 성공, 레이알렌 2점슛 3점슛으로 대답, 42-34 보스턴 리드.
레이알렌 커리어 14년째인데, 아직도 그는 플옵 경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어제 : 25점, 3점슛 6개. 이번 플레이오프 평균 : 18.3점, 3점 46%, 10경기 중 5경기 훌륭한 활약. 커리어 플레이오프 평균 : 20.3점, 3점 41.2%, 자유투 89.5%. 내가 쓴 책의 NBA 레전드 랭킹에서, 알렌은 레지밀러보다 한순위 낮았는데... 이제는 밀러와 동순위이다. 만약 보스턴이 파이널까지 올라간다면..?
1:49 - 클블 살짝 추격.. 순식간에 42-39. 이 짧은 시간동안이나마 르브론은 최대한 공격적이었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이 경기에 걸려있는 것들 때문에 - 거, 왜 있자나, 클블 프랜차이즈의 미래라던가 - 르브론의 활약은 NBA 역사상 가장 실망스러운 경기처럼 느껴졌다. 야투 3/14, 3점 0/4, 칼말론을 연상시키는 무표정한 얼굴. 이 경기에서 르브론은 이해할 수 없을만큼,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정도로 못했다. 그래도 이건 기억하라고. 르브론 못지 않게 코비도 큰 경기에서 실망스런 활약을 펼친 경우가 많아. 때때로 이런 일들도 일어나는 법이라고.
그런데 이런 일이 보스턴 원정 6차전에서 또다시 일어나면? 그때는 정말 큰 문제이다.
(Cf. 코비가 중요경기에서 삽을 든 경우 :
- 2003년 LA-샌안 6차전 : 32점 대패를 당하면서 레이커스 플옵 탈락. 코비 20점 7턴오버
- 2004년 파이널 3,4,5차전 : 각 경기 코비 야투 4/13, 8/25, 7/21. 디트가 LA 끝내버리고 우승.
- 2006년 LA-피닉스 7차전 : 32점차 대패, 후반들어 코비는 말그대로 슛을 그냥 안 쏜 불가사의한 경기. 그냥 팀 동료들 X먹이려는 듯한 활약.
- 2008년 파이널 4차전 : 보스턴에게 25점 리드 헌납, 홈에서 역전패. 코비 야투 6/19.
- 2008년 파이널 6차전 : 39점차 대승으로 보스턴 우승. 코비 야투 7/22.)
1:29 - 피어스 드리블로 파커 제치고 득점. 폴피어스가 드디어 부활한 경기. 그가 폐렴이나 라임병에 걸리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5차전 이전에 시먼스는 폴피어스가 폐렴/라임병에 걸린게 분명하다고 트윗했었습니다.)
1:05 - 타임아웃 후 클블 셋플레이, 모윌 와이드오픈 3점... 실패. 플옵에서 모윌 : 13.6점, 야투 40%, 3점 33%, "제발 모윌 말고 아무나 로즈/론도 수비해줘"라고 클블이 결정할만큼 끔찍한 수비. 모윌은 올스타이긴 올스타이지만, 한마디로 NBA 올스타 엉덩이에 달린 여드름..에 가깝다.
전반 종료 - 당시 내 생각 : 보스턴이 후반을 강하게 시작하면, 클블은 긴장하고, 클블 팬들은 겁에 질려 이성을 상실할 것이며, 모두들 르브론의 마지막 홈게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 상황의 압박이 너무 심해 클블 선수들은 다 얼어붙어 보스턴은 25점차 대승을 거둘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거라고 예상했냐고?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면 보스턴은 크리스마스 이후로 처음으로 열정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경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시즌 나는 보스턴에 대해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증오했었다. 2년전 그토록 특별한 우승시즌을 보낸 팀이, 한 시즌의 절반을 그런식으로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닥리버스가 그토록 외치던 영광스런 "우분투 ubuntu"의 시대는 오래전에 지나갔었다. 내가 그들이 1라운드에서 마이애미에거 질것이라고 예상했을 때, 많은 독자들은 내가 역설레발을 치는줄 알았다. 전혀. 나는 진짜로 보스턴이 질 줄 알았다. 셀틱스는 플옵에 희망을 걸 그 어떤 이유도 내게 보여준 적 없었다.
비이성적으로 열광적 팬인 나도, 이성적으로 열광적 팬인 우리 아빠도 모두 셀틱스에 대해서 포기했었고, 4차전과 5차전의 승리는 전혀 예상밖의 일이었다. 나는 보스턴이 무기력하게 4, 5차전을 내주고 그들의 시즌이 그대로 끝날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론도가 인생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고, 피어스/알렌이 5차전에 불붙었고고, 5차전 하프타임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앉아있었다. "이런 XX, 정말 우리가 지금 클리블랜드의 프로농구를 죽여버리기 직전인건가?"
3쿼터로 출발...
11:27 - 뱅!!
10:54 - 뱅!! 레이알렌 2연속 3점. 보스턴 12점 리드. 클블 타임아웃. 관중은 충격에 휩쌓였음. 시먼스는 충격에 휩쌓였음. 세상 전부 충격에 휩쌓였음. 신이시여!! 지금 여기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겁니까????
10:25 - 모윌 드라이브인 후 패스, 샤크 덩크 -> 가넷 공격자 파울-> 르브론 돌파, 하지만 공격자 파울 -> 론도 모윌 농락, 앤드원 레이업 -> 르브론 20풋 점퍼 미스 -> 론도 가넷에게 이쁜 패스, 레이업 -> 제이미슨 슛 가넷 블락 -> 뒤로 물러선 모윌 위로 론도 점퍼. 보스턴 62 클블 48. ... 관중들 야유하기 시작.
2분동안 일어난 이 일들이, 르브론 통치하의 클리블랜드 역사상 가장 끔찍한 2분이었다. 1)보스턴이 승기를 휘어잡고, 론도가 흐름을 탔으며 2) 르브론은 슈팅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3) 클블 팬들은 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경기가 결정된 시점에서, 홈팀에게 야유를 퍼붓는것에 대해서는 나는 찬성이다. 관중들로서, 팀에게 "방금 일어난 일들을 우리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어"라는 메세지를 보내야만 할 때도 있단 말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처럼 이른 시간에 야유를 퍼붓는건, 선수들을 더욱 긴장하고 다급하게 만들 뿐이다. 그 어떤 긍정적 효과도 없단 말이다.
그런데도, 나는 클블 팬들은 비난하기만 할 수는 없다. 경기에 걸린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한 경기, 한 시리즈, 한 시즌 그 이상의 것이 걸려있었다. 쉽게 말해, 6개월 후 뉴욕 유니폼을 입은 르브론을 보면서 "나는 보스턴-클블 시리즈 5차전 3쿼터 딱 그순간에, 이런 일이 일어날줄 알았어"라고 말하고 있는 자기자신이 떠오르는, 그런 상황이었다. 당시 경기장에 앉아있는 캐브스 팬들은 모두 이 이미지가 떠올랐을 것이고,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절대 내버려둘수 없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거기다 코치의 끔찍한 판단력, 르브론의 무기력함, 그리고 1초가 지날때마다 점점 흐름을 타고 있는 보스턴을 보면서, 관중들이 어떻게 반응해야 됐을까? 그들은 야유하기로 결정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8:14 - 르브론 3점 미스. 3쿼터 현재까지 르브론 활약 : 공격자파울 한개 + 2개 점프샷 미스. 썩은 시체냄새라도 맡은 듯한 플레이들이다. 심지어 칼말론마저도 이 경기를 보면서 고개를 흔들고 있다.
내 말을 들어봐. 나는 아직도 르브론의 커리어가 끝나면 역대 6~7위 안에 드는 선수가 될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르브론의 이 시절을 돌아보면서, 르브론보다는 감독과 GM 탓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장장 7년동안, 캐브스의 모든 운명은 완벽하게 르브론 한명의 경기력에 달려있었어. 너무 볼공평한 상황이라고. 이것들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르브론에게는 4가지 약점이 있어 : 1) 포스트업을 할줄 모른다 2)몸상태가 100%가 아닐 때, 꾸준하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줄 모른다 (코비나 내쉬와 비교해보라고) 3) 경기가 잘 안풀릴때,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대신에 3점과 장거리 2점슛에 만족한다 4)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집중력이 오락가락하고 열심히 뛰었다 말았다하는 것을 반복한다. 마치 티맥처럼. 4가지 중에, 1번~3번까지는 고칠 수 있다. 4번째가 걱정이야. 솔직히 말해, 티맥 유전자는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어.
7:27 - 하이 스크린 스위칭 상황에서, 샤크의 실수 때문에 퍼킨스가 와이드오픈. 퍼킨스 자유투 1개 성공. (아직까지도 브라운은 바레장을 집어넣지 않다니 ... 신기할 뿐이다) 보스턴 선수들이 탑에 있는 르브론에 집중하면서, 모윌이 빈틈을 찾아 샤크에게 패스, 덩크. 보스턴으로서는, 방금건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샤크 하루종일 덩크 하라 그래. 르브론만 흐름을 타지 못하도록 하면 되니까." 곧이어 론도의 굉장한 플레이 : 드리블로 모윌 제치고, 패스 페이크로 르브론 떨궈낸 후, 두명의 수비수 사이로 레이업. 명실공히, 이제 론도는 버드 이후 가장 익사이팅한 셀틱스 선수다. 보턴스 15점 리드.
6:36 - 르브론 3점 미스 (현재 야투 0/7. 슬슬 '메일맨 쥬니어'라는 호칭이 아른거린다). 피어스 속공 3점 미스, 백코트하지 않은 르브론이 패스받아 이지 덩크. 드디어 첫 야투 기록이다. 가넷과 론도 아름다운 기브-앤-고 플레이로 화답. 모윌은 샌드백처럼 두들겨 맞는 중. 클블 타임아웃.
5:45 - 타임아웃 후 첫 플레이에서, 르브론이 공을 놓치지만 운좋게 샤크에게 굴러간다. 샤크 덩크하려다가 파울. 자유투 두개 다 놓친다. 당연히 놓치겠지. 보스턴 공격, 모윌 대신 들어온 깁슨을 가볍게 제친 론도 자유투 획득.
계속 마이크 브라운 욕만 해서 미안한데, 마지막 4경기 빼고 정규시즌 61승17패를 기록하고, 플레이오프 첫9경기에서 7승을 따냈다가, 딱 한경기 잘 못했다고 바로 로테이션을 뒤집어 엎는게 좋은 판단일까? 도데체 선수들한테 어떤 메세지를 보내고 싶은거야? "나는 니들 중 절반은 못 믿겠어"랑 "나 지금 겁에 질려서 어떡해야 될지 모르겠어"라는 메세지??
4:49 - 가넷 와이드오픈 16풋 점퍼 성공 (제이미슨이 스크린에 걸려 놓쳐버림), 르브론이 픽앤롤 말아먹고 패스미스로 아웃 오브 바운드. 레이알렌 3점 하나 더. 보스턴 73 대 클블 52. 관중들 경련중. 다른 팀이었더라면, 이쯤에서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올시즌 보스턴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보스턴이 20점 리드 까먹길 누구보다 좋아한다는 걸 알거야.
재미슨 3점, 턴오버/파울/미스샤 몇개와 TV 타임아웃 후, TNT 화면에 충격먹은 클블 관중들 표정을 보여준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NBA 경기를 몇개나 본지 셀수도 없겠지만, 한경기에 수 개의 프렌차이즈와 리그 자체의 미래가 걸린듯한 압박감이 느껴지는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6차전과 7차전에서도 마찬가지의 프레셔가 느껴질 것이다.
4쿼터로...
12:00 - 쉬는 시간 인터뷰 때 기자가 마이크 브라운에게 물어봤어야 하는 질문 : "집 팔 때 어느 부동산업체 이용할건지 결정했어요?" ... "일부로 경기 질려고 하는거게요, 아님 그냥 기분 탓일까요?" ... "샤크를 계속 기용하는건 지금이 2001년인줄 착각하고 있기 때문인가요?" ... "내년에는 좀 쉴건가요, 아니면 바로 다른 코칭직 알아볼건가요?"
11:10 - 론도 (후반에만 16점 6어시) 무난하게 깁슨 제치고 플로터 성공.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대, 만약 론도와 내쉬가 파이널에서 만나면, "데롱이와 크리스폴 중 누가 리그 최고의 포가인가" 논쟁에 껴들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yes.
10:52 - 깁슨 3점 미스, 르브론 공 만지지도 못함. 빅 베이비 제이미슨 농락, 앤드원 성공. 보스턴 23점 리드. 르브론 돌파, 자유투 겟. (두개 중 한개 성공. 참고로 르브론 오른팔 암 슬리브를 벗었다). 데이비스 오픈 15풋 점퍼 -> 샤크 훅샷 성공 -> 피어스 점퍼 미스, 데이비스 풋백 앤드원. 보스턴 90 - 클블 66. 게임오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기뻐 미칠 줄 알았을거야. 그리고, 사실 그랬어. 내 안에 있는 보스턴 팬은 완전 날뛰고 있었지. 하지만, 내안에는 보스턴 팬 말고 NBA팬도 있어 - 농구라는 종목의 역사와 위대함, 각 시대의 교차점, 현역 레전드 반열 선수들은 과거의 레전드 선수들과 비교해서 어떠한지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바로 그 팬 - 그리고 내안의 NBA 팬은 방금 르브론 제임스가 보여준 경기에 대해서 그저 당황해하고 있었어. 물론, 누구나 한 경기쯤은 망칠 수도 있지... 하지만 하필 오늘, 그토록 중요한 이 경기에서?
경기종료 버저가 울리면서, 다른 그 어떤 때보다도 찰스 바클리의 경기평을 기다리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 나처럼, 찰스도 농구의 거시적인 관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오늘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경기였어. 찰스의 말 한마디는, 나의 그 어떤 말보다 훨씬 무게감을 가져. 그는 위대한 선수였기 때문이야. 은퇴한 위대한 선수들의 흥미로운 공통점은, 현역 선수들이 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점이야. 비밀 상류층 클럽의 회원권과도 같지. 아무나 클럽에 받아줄 수 없고, 기도와 웨이터와 싸우고 뚫어내야 되지만, 한번 안에 들어오면 모두들 반겨준다고.
"야 잘왔다 잘왔어. 축하해. 여기 앉아. MJ 시가나 하나 피울래? 러셀 여기 와서 얘 술 좀 따라줘. 너가 와서 정말 다행이야. 너무나 자랑스러워"
르브론은 당연히 이 클럽으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안봐도 비디오였지.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모르겠어. 그리고 바클리도 모르는거 같더라고.
바클리가 Ernie Johnson에게 말하길, "Ernie, 내가 한마디만 할게. 나는 일년 내내 세상에서 르브론이 가장 뛰어난 농구선수라고 말해왔어. 하지만 팬으로써, 나는 오늘 100% 실망했어. 르브론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서가 아니야. 그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건 누구나 알 수 있지. 하지만 르브론의 마인드... 예전 일을 떠올려보면, 나는 마이클 조던도 상대해봤고, 칼말론, 패트릭 유잉, 전부 상대해봤어. 그들을 상대할 때, 한가지는 확실했어. 그들은 경기중에 최선을 다해 총을 쏠 것이고, 경기가 끝나면 총알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을거야. 오늘 르브론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어. 2차전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지. 하지만 오늘, 분명히 이번 시즌의 가장 중요한 경기였는데... MVP가 홈경기에서 당연히 보여줘야될, 그런 공격적인 마인드를 오늘 보지 못했어."
바클리의 멘트는 정확했다. 르브론의 모습은 한마디로.... 보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경기가 끝나자, 나의 메일함으로 클블팬들로부터 이메일이 수없이 날라들어왔다. "신은 클리블랜드를 증오해" "내 고향에서 농구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왔어" "데이비드 로빈슨이 가지고 있던 '정규시즌 MVP의 가장 실망스러운 플옵경기' 상을 르브론이 방금 뺏어왔어" "드디어 르브론이 그토록 원하던대로 제이지와 양키스랑 놀려고 뉴욕으로 갈 구실이 생겼구나"
이멜일은 계속 들어왔고, 비슷한 주제에 비슷한 말들이었다. 어쩌면 르브론은 이런 말들을 계속 듣고 있었던건지도 모르지. 어쩌면 르브론의 동료들이 농구를 지지리 못하는거일수도 있어. 어쩌면 보스턴이 그냥 더 강한 팀일수도 있고. 어쩌면 르브론 농구실력이 우리 생각보다 못한 거일수도 있어. 어쩌면 그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한거일수도 있고. 어쩌면 그냥 스포츠라는게 가끔씩 말이 안되는 거일수도 있겠지. 대답은 없고, 수많은 추측만 있을 뿐이다. 다만, 르브론은 아직 25살일 뿐이고, 지난 1주일동안 일어난 일들 때문에 르브론의 커리어가 결정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거지. 당연히.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아 진짜 슈퍼스타로 살기도 힘들군요.. 마침 나머지 게임들이 짝짝꿍 스윕으로 끝나버려서리, 모든 언론의 촛대가 이 새로운 MVP에게로 왕창 쏠리내요. 잘하면 역시 새로운 시대의 MVP! 못하면..... 이 글처럼 되는군요 -_-;;; 뉴욕 NBA역사의 Best 5 Nights 중의 하나라니 ㅋㅋㅋ
현재 어제 르브론의 플레이를 보고 아무도 그냥 나쁜 컨디션이였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분위기가 살벌합니다. 컨디션은 둘째치고 너무나 마인드 자체가 욕먹고 있는 상황이라 ESPN의 Hern은 어제 르브론은 자신의 팀이 5차전을 이길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자 예전 슈퍼스타들이 한번씩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팀 메이트들이 어떻게하나 지켜보고 일부러 타월을 던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죠. 만약 게임 6에서도 르브론이 잘 하지 못한다면 ㄷㄷㄷㄷㄷ 할겁니다
채드 포드가 있긴 있습니다. 트위터로 르브론을 공격하는 헤이터들에게 몇마디 열받아서 하더군요 ㅎ
장문의 글에 감사합니다. 동감되는 재미있는 글입니다. 샤킬과 제이미슨은 올랜도를 상대할 때 외에는 필요 없을 것 같은데... 플레이오프에 출장시간이 많아 결승을 미리 대비하나 싶었는데 오버하는 느낌이네요. 공수 전환시 샤킬이 돌아오는 속도를 보면서 하워드에게 붙여도 괜찮다 싶었는데...
보스톤 팬이지만, 브롱이가 받을 압박감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군요.. 아무에게도 얘기는 안했지만, 이미 팀원/코칭스탶에 대한 실망이 맘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종일관 표정이 어둡더군요 심지어 앤원을 얻었을때 조차도..
헐 아까 읽은건데 이걸 정말 번역 하셨군요. 이거 다시 한번 다 읽는건 힘들지만 대단하십니다. 빌 시먼즈는 또 코비를 걸고 넘어졌는데 저 스탯에 대해 반박할수 있는거 한 100가지는 생각나네요 ㅋ. 시먼즈가 보스턴 광팬이라 그런지 어제 아주 기쁜 날이였을겁니다
코비왈 ;;; 가만있는 내가 저기 나와서도 까여야 되나;;;;;ㅜㅜ
진짜 재밌네요.. 샤크를 넣으라고 21점..잘했자나!! 헐 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잘 봤습니다. 번역하시느라 힘드셨겠어요.. 근데 시먼스 아저씨는 그냥 간단하게 몇줄로 써도 될 이야기를 괜히 길게 쓴 느낌이 드네요^^
항상 그러죠...
시먼스 굉장히 극단적생각하고 기분나쁘게비유하지만, 가려운곳을 긁어줄때도있어서 싫어하진않습니다. 보스톤광팬이면서 1년동안 보스톤을 가장강하게 욕하고 떠벌리던사람이었구요. 항상 글을 다읽고나면 굉장히 동의하는부분이 많아집니다.
한 98% 동감합니다.
끔찍하게 독설가기는 한데, 이해관계를 떠나서 제3자 입장에서 보면 진짜 재미있게 글 잘 쓰는군요. 장르는 블랙코미디지만.
헉 에인지가 가넷을 팔아버릴려고 했나요? 충격적이네요.
가넷 론도 알렌 모두 한번씩 팔려고했었죠. 하지만 아직그들이 있다는건 그가 쓸모있고 그보다 더나은선수를 살수없었기때문이겠죠..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시먼스도 글을 참 맛깔스럽게 쓰지만 그 못지 않게 번역 또한 환상적이네요ㅎ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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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가만있던 안있던 코비는 항상 치입니다용 ㅎㅎㅎ
재밌네요 ㅎㅎ 정말 여러 의미에서 충격적인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5차전은요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샤크에 관한것, 힉슨 출장시간에 관한것, 모윌에 관한것..등등 공감이 가고 제일 공감가는건 올시즌에선 정말로 리그 NO1 이라고 생각했던 르브론이 보여준 의욕같은것도 공감이 가네요. 6차전에 대한 르브론의 프레셔는 대단할것 같습니다.
르브론이 6차전의 압박을 견뎌내느냐 주저앉느냐.. 리그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겠군요
6차전에 르브론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나와서 플레이로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
재밌네요 ㅋㅋㅋ잘 읽었습니다..ㅋ
글 참 재밌네요 ㅎㅎㅎ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블로그에 퍼가도 될까요?
잘 읽었습니다.
아직 6차전에서 르브론이 보여줄 모습이 남아있죠. 조던같은 마인드라면 엄청난 활약으로 비평가들의 입을 다물게 할텐데 르브론은 어떨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하필 5차전만 못봤는데 현지에서도 반응이 이렇게 격렬하다는건 5차전에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심각했었나보군요
잘 보고 갑니다. 상당수 공감할만한 내용이 있었네요.
6차전이 더욱더 기대가 되는군요~ㅎㅎ 근데 저기 나오는 퀸튼리차드슨 사건이 뭔가요???(가넷에 관한....)
가넷이 괜히 흥분해서 사고친거죠. 그 덕에 한게임 결장되었고...하여튼 그 이후 가넷의 집중력이 달라졌습니다. 그건 사실이죠.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근데 원문에 들어가보니 빼놓으신 부분들이 많네요! 그 부분들이 더 진국인데 ^^;
It's Panic-Coaching 101, right?----> 이 부분 너무 웃겨서 빵 터졌습니다.
네 적당히 마음대로 생략했습니다ㅎㅎ; 말씀하신 부분은 저도 넣고 싶었는데 적당한 번역이 도무지 떠오르질 않아서..역시 실력이 모자르니 ㅠㅠ
글 감사히 봤습니다..후 경기가 더욱 궁금해지는군요
긴 글 번역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 역시 빌 시먼스
정말 재밌습니다. 번역 감사합니다
아 글 진짜 재밌게 잘 쓰네요. 구구절절히 옳은 말로만.. 번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