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을
그저 하면서 그것을 사회와 인류의 평화를 위하여
남에게 베푸는 초월적(超越的)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산 중 깊은 속에서 수련을 하고 사는 도인(道人)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보게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길목 언저리에 턱 버티고 서서 한국은 아직 멀었어
어찌 일본이 문명사회로 나아가는 오랜 역사에
겨우 기록한 세 번의 기회에 다가선 것도
감지덕지感之德之인데 어찌 더 바라느냐고
비웃는 듯한 오만함 앞에서
도시 열리지 않고 침묵으로 대답하던 답답함은
이제 그만한 것도 잘했다는 체념으로 돌아서야 하던 날
하루에도 3개나 넘기던 것이
볼 하나를 담으로 넘기기가 왜 이리 힘든가
집착을 하면 할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
무참히 튀어 올라가 공중에 높이 뜬 공들과
그라운드를 뒹구는 땅볼들의 허망한 아웃
과연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나갈
공 하나가 나올까하는 예측은
신(神)도 모를 일이 되고 말았다
더군다나 승부를 피하니 걸어나갈 수밖에 없고
정면으로 승부를 걸어와도 치기가 쉽지 않는 안타까움
철 지난 계절에 숲의 매미를 잡으려나 매미채를 들고
소나기가 물고 온 고기를 잡으려나 그물채를 들고서
콜로세움의 긴 창을 들고 무장한 로마 병정들같이
홈런이 날아 올 경기장의 스탠드에 늘어선 사람들은
이승엽의 타구 하나하나에 온 시선을 집중하면서
로또 복권보다는 당첨율이 높다는 계산을 가지고서
자신에게 돌아 올 지도 모르는 행운(幸運)을 잡으려 한다
올 시즌 마지막 게임 2화초 첫 타석에서 날린 타구가
온 국민의 희망과 염원을 하늘도 아는 듯이
이승엽의 그간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 버리는
그런 라이너성 볼이 안타를 넘어서 담을 넘어섰다
그 순간 아수라장이 된 스탠드의 관중을 비웃듯
56호 홈런의 볼을 주운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
여현태와 장성일은 수 십억 원이 될 지도 모르는
그 공을 삼성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니
자식을 잃게 한 사람을 관용과 포용으로
감싸 안은 강석명과 더불어
그들이 어찌 욕심을 초월한 도인이 아니겠는가
그 공 하나가 지난해 지하철 참사로 침울해진 사람들과
매미 태풍에 시름을 앓던 이재민을
낳은 대구 시민의 가슴에 맑고 시원한 위안을 남겼으리라
그리고 야구사의 기록이 계속되는 한
아시아를 넘어 미국으로 진출할 이승엽의
앞날을 훤히 밝힐 기쁜 등불로
영원히 꺼지지 않고 타오를 빛날 것이다
그 날은 2003년 10월 2일 목요일
첫댓글 만약 나에게 그런일이 일어났다면 과연 나도 그렇게 할수있을까......순간적으로 욕심을 버릴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그분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