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2부 - 독일철도 탐방기 - 4 고속열차 ICE
<ICE>
* ICE를 처음 탄 것은 함부르크에서 브레멘으로 가는 ICE1이었다. 데뷔한지 15년이 넘었음에도 시설이 깔끔하고 좋았다. 컴파트먼트도 객차 당 두 칸이 있었으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컴파트먼트도 있었다. ICE의 진동이나 실내소음, 승차감에서는 KTX와 큰 차이는 못 느꼈다(필자가 둔한 것일 수도). 하지만 실내가 KTX보다 상당히 넓다는 느낌이 들었다. 폭이나 길이 면에서도 그렇고 KTX보다는 우리의 무궁화 객차 수준의 넓이는 되어보였다. 그럼에도 KTX와 같은 1등실 1+2, 2등실 2+2의 좌석 배치를 가지고 있다. 좌석은 KTX처럼 밀어내리는 식의 리크라이닝이며, 고정식이다. 객실 천장에는 LED 표시기가 붙어있어 속도와 정차역, 기타 안내 등을 보여주며, KTX처럼 LCD 모니터는 없다. 다만 일등석의 경우 좌석마다 LCD가 붙어있는 경우는 보았다.
ICE1의 앞모습 (프랑크프루트 중앙역)
ICE1의 객실 내부. ICE를 비롯한 유럽의 고속열차들은 오픈살롱이 주로 채택된다.
열차에 장시간 동안 있을 필요가 적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만..
이렇게 ICE에는 디파트먼트도 있긴 있다. TGV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맞나요?)
이외에도 유아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디파트먼트도 있다.
* 브레멘에서는 뮌헨으로 가는 ICE2를 타보았다. 특히 이 노선 상에 있는 하노버-뷔어츠부르크 구간은 독일의 첫 고속선 전용 구간이자, 구 서독 시절 남북을 잇던 중추적인 노선이었다.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브레멘과 함부르크에서 출발한 ICE2 열차가 하노버 역에서 열차를 연결하는 장면이다. 먼저 브레멘에서 출발한 열차가 도착하며 몇 분 뒤 함부르크 발 열차가 도착한다(때문에 이 장면을 보려면 브레멘 발 열차를 타야한다). 코마개가 열린 뒤 그냥 갔다 박으면 자동적으로 연결이 된다. 불과 10초 정도의 시간. 역무원 한 사람이 나와 지켜볼 뿐이다.
영상1) ICE2 중련 연결 장면(하노버 중앙역)
ICE에 있는 Bord Restaurant(식당차)에도 가보았다. 메뉴를 보았으나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샌드위치를 시켜먹었다. 그런데 승무원이 지나가가 식당에 있는 사람들 전부를 검표했다. 물론 필자도. 다시 자리로 돌아오니 원래 필자가 앉던 자리에 예약 구간이 꺼져있고 다른 사람이 앉아있다. 예약구간표시는 출발역을 지나면 얼마 안 있어 꺼진다. 아마도 예약자가 타지 못해 공석이 될 경우 자동적으로 자유석으로 전환하여 다른 사람들이 앉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한 것 같다. 물론 종이를 끼우는 방식인 일부 IC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고속선 구간임에도 기대했던 것보다 빠르지가 않다. 가는 내내 200km/h 수준을 유지했던 것 같다. 제일 높은 속도가 나왔던게 230km/h 정도. 이건 뭐 오히려 IC나 RE가 더 빠른 느낌이 든다. 아무런 기대 없이 타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나마도 뷔어츠부르크를 지나면 기존선으로 접어드는데 낙담 수준이다. 100km/h 정도를 유지하는데, 꼭 KTX 대구 이남에 온 느낌이 들었다. 속도가 느려서인지 모르겠으나 터널을 지날 때 귀울림 현상은 거의 없었다. 다만 귀막힘 현상은 좀 있었다. ICE에는 KTX 못지 않게 터널이 많았다. 고속선이라면 좀 삭막한 풍경을 생각하게 되지만, 하노버-뷔어츠부르크 구간은 정말 멋있다. 그림같은 작은 마을들을 고가선 위로 지나는데 꼭 비행기에 탄 기분이다. 구름이 이 산, 저 산 걸쳐있는 모습도 보이고.
ICE2의 기관차 부분. (브레멘 중앙역)
그 반대편으로 가면 이렇게 TC 부분이 나온다.
IC나 RE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형태이다(독일철도 탐방기 - 3 참조).
ICE2의 객실 내부. 사진 짝은 위치가 객실의 중간 쯤인데, 확실이 KTX보다 실내가 넓었다.
쓰레기 통과 짐 보관대. 장거리 승객이 많은 만큼 큰 짐을 수납하기 위한 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Bord Restaurant(식당차). 여기는 바 타입이고 저 복도 사이로 가면 식당이 나온다.
식당. 깔끔하다.
참고로 ICE2 Bord Restaurant의 메뉴(영어 부분)를 올려본다.
☞ 메뉴판 표지
☞ 메뉴판 1, 2면
☞ 메뉴판 3면
* 함부르크 발 베를린 행 ICE-T도 타 보았다. 함부르크-베를린 구간은 1930년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초고속열차였던 Fliegender Hamburger, 일명 '하늘을 나는 열차'가 투입되었던 유서깊은 구간이다. 필자는 이 구간을 특별히 파노라마 석으로 예약했다. ICE3나 ICE-T의 경우 맨 앞이나 맨 뒷칸에서 운전실을 통해 전면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동력분산식인 ICE3는 따로 기관실이 필요없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예약할 때 맨 앞 칸 앞 자리로 달라고 하니까 딱 안다. 예매권에도 Panorama Lounge 라고 써있다. 다만 함부르크에서 베를린 방향으로 갈 경우 맨 앞 파노라마는 1등실이고, 맨 뒤 파노라마가 2등실이 되기 때문에 2등실을 이용할 경우 역방향이 된다. 그래서인지 서둘러 예약했지만 결국 파노라마실에 있는 8석을 혼자 독차지하고 갔다. 역방향 파노라마 석이 되었지만, 그래도 ICE-T의 운전실과 전면 풍경을 본다는 것이 어디인가! 하지만 전면 유리가 더러워 그리 전망이 좋지는 않았다. 뒷 운전실에는 아무도 타지 않아, ICE가 기관사 1인 승무(승무원 제외)라는 것도 확인했다. 중간에 한번 유리가 순식간에 하얗게 변해 앞이 안 보이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은 그렇고 이 ICE-T는 생애 처음 타보는 틸팅열차였다. 그런데 함부르크-베를린 간 선로가 직선화되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기우는 것은 심하지 않았다. KTX도 기존선에서 이 정도 되지 않나 생각했을 정도다. 반면 며칠 후 이용한 라이프치히 -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구간은 곡선이 작아서인지 기우는 것이 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덕분에 틸팅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구간에서도 뜻하지 않게 또 파노라마 석이 걸렸다. 이번에는 정방향이라 운전실에 있는 기관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편 동력차로서 약간 웅웅댐은 있었으나 신경쓸 정도는 아니었다.
ICE-T의 앞부분. (라이프치히 중앙역)
ICE-T와 ICE3의 경우 동력분산식 열차로, 양끝 쪽 객실에서는 이렇게 운전실과 전면을 볼 수 있다.
'파노라마 라운지'라고 하며, 1, 2등석이 모두 있다.
유리 너머로 운전실이 보인다.
그러나 기관사가 조정하면, 이렇게 순간적으로 유리가 불투명 우유빛으로 변해 전면을 못 보게 할 수도 있다.
영상2) ICE-T
* 프랑크프루트 암 마인에서 퀼른까지 ICE3을 이용하였다. 여기는 ICE의 네번째 고속선 구간으로 다른 ICE 구간과 달리 여객 전용구간이며 ICE3만이 투입된다. 그래서인지 모처럼 KTX 수준의 속도를 맛볼 수 있었다(그래도 290km/h까지 밖에 못 봤음). 이 구간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쓴 필자의 글이 참조가 될 듯 하다. ☞ 'ICE의 이모저모'
ICE3 중련 모습. ICE-T와 ICE3의 외관은 거의 동일하다. (프랑크프루트 국제공항역)
(다음 편에 계속..)
ⓒ Shinzino 2006 (http://blog.paran.com/station215)
첫댓글 TGV에는 완전한 Compartment가 아닌 1등석 기준으로 Semi-Compartment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는 문으로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게 아니라, 문이 없는 개방형 Compartment라고 할 수 있습니다. ICE-T 1등실에도 완전한 Compartment는 없지만, 개방형 Compartment는 구비되어 있습니다.
TGV에도 컴파트먼트가 있었군요..!
파노라마 석... 물론 밖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기야 합니다만, 유럽 사정상 열차 진행방향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선호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한술 더떠서, ICE-3의 1등석의 경우 운전석 바로 뒤 객실(약 12석 가량)이 흡연객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더욱 기피하고요.-.-
ICE의 경우 1등실(특실)의 경우는 좌석앞에 개인모니터(LCD)가 달려있고, 오디오 서비스가 충실해서(Universal 음반사와 계약해서 음반을 공급받습니다.), 여행을 하는데 비교적 심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쉽다면, 개인모니터에서 방송해주는 컨텐츠가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한두번만 타면 싫증이 나요.^^ 물론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저는 ICE하면 ICE-Sprinter가 생각납니다. 독일철도의 맞춤형 마케팅이 만들어낸 역작이라고 칭해주고 싶습니다.^^ 평일 출퇴근 시간에 맞춰 비즈니스 수요를 위해서 ICE의 ICE를 만들어낸게 바로 ICE-Sprinter입니다.^^ 프랑크푸르트-베를린, 쾰른-함부르크 처럼 도시내 이동수요가 많고 거리가 비교적 긴 도시들을 '무정차'로 이어주는 열차입니다.^^ 저는 프랑크푸르트->베를린간 ICE-Sprinter를 이용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간 582km를 무정차로 달려주는 속도에 감명받았습니다.(동일구간에서 먼저 떠난 일반 ICE를 3대 앞지릅니다.)
또한 서비스도 차별화 했습니다. ICE-Sprinter의 경우 1등실의 경우는 다른 ICE와는 다르게 식사서비스가 나온답니다.^^ 출퇴근 시간이 식사시간이라는 걸 감안한 맞춤형 서비스죠.^^ 추가요금으로 1등실: 15유로, 2등실: 10유로지만, 인기 좋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소소한 부분까지 역시 선진 철도라는 생각이네요. ^^ 아울러서 휴지통, 짐 보관대, 자전거보관대 등을 객실(salon)내에 두는 것은 최근 유럽쪽 철도차량의 유행 또는 경향인 것 같습니다. TGV 개조차량에서도 채택하고 있더군요 (무려 객실 정중앙) 외부공간인 서비스룸에 짐을 두는 것보다는 항상 승객본인이나 다른 승객들의 눈길이 닿는 곳에 짐을 두게 함으로서 도난/분실의 위험과 각종 동선을 줄이자는 것 같은데, 이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
독일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RE같은 지역열차를 타도 쓰레기통이 자리마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창문 아래 프린터기 만한 쓰레기통이..). 물론 관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좀 힘들것 같지만, 참 편하더군요.
덧붙여 KTX처럼 ICE에도 객실 밖에 큰 짐을 보관하는 공간이 있는데요. 예전에는 여기에 자물쇠 같이 잠금장치가 있었는데, 이게 테러위협 떄문에 없어진 것 같더군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참고할 만한 것이... KTX 특실서비스가 셀프로 전환되면서 서비스룸이나 승무원실 등 적당한 공간에 서비스물품을 대충 적재해놓고 있습니다. 덕택에 신문 빼가기, 버터와플 빼먹기, 물 빼먹기 등 잔재미가 생기긴 했습니다만... ICE 처럼 해두는 것도 괜찮지 싶군요.
음,,,아무래도 ICE는 전구간신선이 아니고 부분 부분 선로개량과 신선덧붙임(?)을 한 형태라서 300KM이상은 힘들수밖에 없을것같네요...
전에 탈때보다는 내외부가 개선이 많이 된 듯 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