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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암
 
 
 
카페 게시글
나도 사진 작가 스크랩 남해 바래길 2코스 말발굽길
하늘바다 추천 0 조회 76 11.05.05 22:56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남해 바래길 2코스 말발굽길

 

삼동면 지족 마을 - 창선대교 - 추섬공원 - 보현사 - 모상개해수욕장 -장포항 - 적량해비치마을

(15km, 소요시간 얼추 5시간)

 

 

2011년 3월 16일 오전 9시 45분

지난 달 바래 1코스 다랭이 지갯길에서 인사를 나눈 남해 보물섬과 바래길에 대한 설레임이

오늘 또 다시 남해와 바래길에 나를 이끌고 왔다.

설레임, 첫눈에 반해 애타게 기다리던 두 번째 만남이다.

 

 

설레임은 벅차게 가슴 끝까지 차고 오르는데

한참을 찾았다. 어디가 약속 장소인지 한참을 두리번 거렸다.

주유소에 가서 물어도 보고 수퍼마켓에 가서 물어도 보고

"빵집 옆에 무슨 간판이 있던 것 같은데..." 불확실한 정보를 얻고 달려갔다.

"아, 여기구나. 여기가 약속 장소구나."

 당혹감 뒤에 찾아오는 안도감!

 

다시는 너를 잃고 헤매지 않겠다는 결의로

신발끈을 조이고

배냥끈을 몸에 맞추고

카메라끈을 어깨에 단단히 둘러맨다.

 

"출발!"

 

 

 

창선교

바람이 거세다.

찬바람이 거세게 내 몸과 부딪친다.

첫 인사 치고는 좀 과하다.

다리 위로 불어오는 바람은

지족해협의 물살에 뒤지지 않으려 한다.

바람도 나처럼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소리를 너무 자주 들었을까?

 

"고놈 참 매섭다."

 

 

 죽방렴(竹防簾)

대나무 어사리라고도 하며, 조선시대에는 방전으로 불렀다.

간만의 차가 큰 해역에서 옛날부터 사용되던 것으로, 지방에 따라 날개 그물의 규모나 원통의 모양 등이 여러 가지다.

1469년(예종 1년) 《경상도 속찬지리지》 <남해현조편>에 나오는 가장 오래된 전통은 경상남도 남해군 지족해협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족해협은 남해군의 창선도남해읍이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곳으로 물길이 좁고 물살이 빨라 어구를 설치하기에 좋은 곳이다.

어구는 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세며 수심이 얕은 개펄에 V자 모양으로 만든다.

참나무 말뚝을 V자로 박고 대나무로 그물을 엮어 물고기가 들어오면 V자 끝에 설치된 불룩한 임통(불통)에 갇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한다.

임통은 밀물 때는 열리고 썰물 때는 닫히게 되어 있다.

물고기는 하루에 두세 번 목선을 타고 들어가 뜰채로 건져내는데, 신선도가 높아 최고의 값을 받고 있다.

고기잡이는 3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며, 5월에서 8월 사이에 멸치와 갈치를 비롯해 학꽁치·장어·도다리·농어·감성돔·숭어·보리새우 등이 잡힌다.

그중 멸치가 80% 정도 차지하는데, 이곳에서 잡힌 멸치는 죽방멸치라 해서 최상품으로 대우받고 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빠른 물살에 휘말려 헤어나지 못하고

임통에 갇힌 신세가 되어 결국 사람들의 밥상에 놓여질 멸치 등등...

 

이쯤에서 사람들은 남해에서 꼭 먹어야 할 것을 나열하는데

멸치쌈밥과 갈치구이다.

제가 맛 보았냐구요.?

아뇨. 전 김밥만 맛나게 먹었습니다.

 

 

창선교를 넘어 첫번째 오른쪽으로 꺽어진 길

작은 배 한 척 담장 아래서 안식년을 맞고 있습니다.

수고했다고 한동안 쉬라고 썬탠도 하면서...

이 작은 배는 지족해협의 빠른 물살을 가르며 죽방렴에는 몇 번이나 다녀왔을까?

 

 

 

 

 

 

 

 

 

 

 

 

 

추섬공원 올라가는 길

산수유가 노랗게 바람에 날립니다.

한 귀퉁이에 부끄럽게 자리잡고

봄이 온다고 작은 목소리로 행인을 낚아챕니다.

 

 

봄을 준비하는

추섬공원 안 빼곡히 자란 나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켭니다.

겨울 찬 바람을 이기고

이제 매서운 봄 바람으로 몸을 흔들어

땅 아래의 물을 가지 끝까지 퍼 올립니다.

살짝 흐르는 땀 마저도 봄 바람은 아까운가 봅니다.

 

 

매서운 매의 눈을 가진 제가

가지로 살짝 가리운 계단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내려 선 계단의 끝에는

 

"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 말고 다른 이들은 보지 못했으면 하는 고약한 바람도 있었습니다.

걷지 않고서는

천천히 걷지 않고서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길 위의 나는 행복했습니다.

 

관계,

빠르고 급하게 이루어지면 그 빈틈 사이로 숭숭 바람이 드나듭니다.

천천히 차분하게 이루어지면 그 어떤 바람에도 흩날리지 않습니다.

 

 

바람만 무지 바쁜 날

바람만 바람난 날

바람이 잡히지 않는 풍경은 고요, 평화입니다.

 

 

 

 

 

산 길을 오릅니다.

보현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 초입에 어울어져 있기에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늘씬합니다.

엉덩이 빵빵한 아줌씨는 어디로 갔나?

 

 

보현사 오르는 길

유일한(?) 트인 풍경, 카메라를 든 사람이면 분명 여기서 사진 한 장 꾹!

 

 

작은 절 보현사, 강아지가 얼마나 요란하게 짖어대는지

흘깃 눈길 한번 후다닥 주고 주욱 내려왔습니다.

다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탁 트인 세상이 그리웠습니다.

 

 

장포항

빼꼼 들여다보면 오손도손 사람 사는 풍경이 보입니다.

 

 

모상개 해수욕장 가는 길 1.6Km

길잡이 노란띠는 중장비에 파헤쳐져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고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덤프 트럭에게 길은 점령 당하고

무턱대고 짐작으로 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골프장 건설 중....

 

 

주변은 닫혀 있지만 바다는 열려 있습니다.

모상개 해수욕장

길 없는 길을 짐작으로 걸어 도착한 곳

고생이 깊으면 그 열매는 달다고 했는데

한 달 이상 생각에 생각을 더했지만 이번 만큼은 아니라고 말해야겠습니다.

 

혹 2코스를 걸으신다면

공사가 끝나지 않는 한

장포항에서 우회전 하여 왕복 3.2Km를 걷지 마십시오.

먼지 뒤집어 쓰지 마시고

고생한 보람을 통쾌하게 되갚음 받지도 못하오니

그냥 장포항에서 쭈욱 가십시오.

 

 

오후 햇살에 장포항이 곤히 낮잠을 즐깁니다.

나무그늘 드리운 긴 의자에 누우면 저도 달콤한 낮잠에 빠져들 것 같습니다.

 

 

휘릭~

그물 한 번 던지면 ...

고기떼가 제 발 밑에 우굴우굴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얕은 물가로 고기떼가 와글와글 모여들었습니다.

 

 

 

 

 

 

 적량 해비치 마을입니다.

바래길 2코스 말발굽길의 도착점입니다.

 

 

바래길 3코스 고사리길의 시작점

졸업식 때마다 들었었지요.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바래길 2코스 말발굽길

사실, 아스팔트길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많은 부분이 아스팔트길이었습니다.

딱딱한 길이다보니 발이 평소보다 힘들어 했습니다.

만약 둘이서 길을 걷는데 그 하나뿐인 동료가

여름날 햇빛 아래 사나흘 바~짝 말린 인절미라면

생각만 해도 이빨이 흔들거립니다.

 

 

신발 벗고

양말 벗고

모자 벗고

배낭 벗고

바짓가랭이 걷어올리고

불어오는 바람에 불만은 날리고

아름다운 풍경은

사랑은

가슴 속에 차곡차곡 여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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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05.05 23:00

    첫댓글 추섬공원에서 보물을 찾았습니다.
    그 보물만으로도 만족합니다.

  • 11.05.06 05:25

    숨겨진 계단 끝에서 발견한 절경이 추섬공원 안이었나보네요.. 보물 맞네요... "심봤다~!" 하고 외치실만 합니다..ㅎㅎ. 요즈음 들어, '만일 한국에 돌아가서 산다면 어디서 살면 좋을까..' 를 참 많이 생각합니다. 언제가 될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요.. 온유님 댁에 갔을 때는 목포도 좋아보이고, 이 사진을 보니 남해도 좋아 보아네요.. 지금 바닷가 근처에 살아서 그런지 한국에서 살 곳도 자꾸 바다가 보이는 곳에 마음이 가네요... 하늘도 있고 바다도 있는 곳이요...ㅎㅎ *^^*

  • 작성자 11.05.06 08:52

    "심봤다!" 그 마음이었습니다.
    남해에는 독일 마을도 있고 미국 마을도 있습니다.
    보물섬, 하늘과 바다가 있고(저도 ㅎㅎ*^^*) 더불어 산도 나무도 있고
    무엇보다 요즘 한창인 푸른잎(ㅋㅋ*^^;)도 춤을 춥니다.

  • 11.05.06 12:28

    바람이 바람이 나고 신부님은 길 위의 시인으로 그 바람을 찍으셨으니
    먼지 묻은 입술을 닦고 숨 쉬는 모든 것에 입을 맞추셨네.

  • 작성자 11.05.06 16:47

    딱 걸렸습니다. 부끄부끄^^;

  • 11.05.06 21:52

    ^^ 낚시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와글대는 물고기가 더 반갑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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