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맞은 대추나무가 효험이 있다며 재석이와 할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이 장사꾼에게 비싼 값으로 팔려고 한다. 어른들은 돈 앞에서는 이성을 잃나보다.
재석이가 아끼는 대추나무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길이 묻어 있는 추억이자 그리움의 대상이다. 만화 주인공 마카와 연결된 나무 이상의 소중한 꿈이 깃든 대상이다. 재석이가 극구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벼락맞은 대추나무를 팔아넘기려고 한다. 돈 때문이다.
돈이냐, 가족이냐.
대추나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재석이는 장사꾼들이 왔을때 대추나무를 지키기 위해 몰래 가지마다 새싹 모양의 종이를 붙여 둔다. 아직 살아있는 나무를 베는 법은 없다고. 그러나 들통난다. 가짜 새싹임을. 가차없이 대추나무를 파내기 위해 장사꾼들이 들어섰을 때 기적인지 몰라도 벼락맞은 대추나무 한 쪽 가지에 정말 새 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할머니 몰래 대추나무를 팔아 넘기려는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어린 재석이의 승리다.
3~4년 전이다. 어머니 집에도 오래된 나무가 있었다. 살구나무다. 정말 오래된 나무인 것은 분명한 것이 살구나무가 그렇게 큰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예전 집주인 사람들때부터 있었던 나무인 것 같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하루는 누군가가 오더니 살구나무를 팔라고 하셨다고 한다. 값은 후하게 주겠다고. 돈 얘기에 어머니는 단돈 50만원에 살구나무를 파 가라고 하셨다고 한다. 나중에 얘기를 듣고 좀 아쉬웠다. 나무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다녀간 것 같다. 어찌보면 그 50만원도 헐 값이 아니었나 싶다. 나무에 대해 잘 모르는 어머니는 오래된 나무이고 살구 열매도 볼 품 없던터라 돈을 준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허락하신 것이다.
세상에는 돈보다 귀한 것이 참 많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나무도 어찌보면 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존재다. 돈이야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갈 수 있지만 그 오래된 살구나무는 다시 살 수도 없고 키울 수도 없다. 어머니가 하신 일이라 가슴으로만 안타까워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