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의 생태계는 다른 자연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이를 구성하는 물리적, 화학적 및 생물학적 요소의 작용과 반작용에 의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자체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수절상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한강은 60~70년대 수도권의 과도한 인구집중으로 수많은 농,공업시설의 가동등으로 크게 오염되어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에따라 1980년대는 한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각종 사업을 실시하였으며, 특히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에 대비하여 하상의 정비, 한강종합개발사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여 수질을 향상시켰다. 서울시에서는 한강의 자연생태계 변화를 조사하고 생태계 보전대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3년마다 "한강생태계 조사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한강변과 그 지천에서 조사된 식물상은 총 112과 689종류이다
수생관속식물은 침수식물 11종류, 부유식물 5종류, 부엽식물 4종류, 정수식물 21종류 및 습지식물 55종류로 총 100 종류이었다. 수생관속식물의 분포는 하변식생의 보존상태와 깊은 관계가 있는데, 조사구역 중 경안천하구, 미금시 수석동, 밤섬은 수생관속식물이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었다. 그러나 여의도 샛강은 생태공원, 운동장 및 주차장의 조성으로 수생관속식물과 습지식물이 대부분 훼손되었다.
조사구역별 식물상의 특징
가. 경안천 구역
이 조사 구역은 경안천 하구인 광주군 남종면 무술리 수중보-광동리 사이의 팔당호 습지와 주변산지가 포함된다. 경안천은 용인에서 발원하여 광주를 지나 팔당호로 유입하는 지천이다. 이 구역의 식물상은 83과 256종류이고 경안천하구(광동리)에는 팔당호의 일정한 수위 때문에 습지가 형성되어 수생관속식물이 53종류나 생육하고 있다. 침수식물은 검정말, 붕어마름, 말즘, 새우가래, 대가래, 말, 가는가래 등 10종류가 분포하는데, 특히 검정말과 붕어마름이 넓은 면적에 분포한다. 부유식물은 생이가래, 개구리밥 및 좀개구리밥의 3종류 중 생이가래가 가장 많이 출현하고, 정수식물은 줄, 애기부들, 세모고랭이, 큰고랭이, 갈대 등 17종류가 순군락을 형성하며 습지식물 22종류가 분포하여 종다양성이 조사 구역 중에서 가장 높다.
나. 왕숙천 구역
이 구역은 팔당댐과 광동교 사이로 팔당댐에 인접한 검단산 (650M)과 예봉산(679M) 및 아차산 (285M)이 포함되어 식물상이 풍부하다. 이 지역의 육상식물은 102과 529종류가 출현하여 조사구역 중에서 가장 많은 종류가 기록되고 있다. 그 원인은 600M 이상되는 2개의 산(검단산과 예봉산)과 생육지 환경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수생관속식물은 왕숙천과 수석동(미금시)이 포함되어 침수식물인 말즘과 말의 2종류, 부유식물인 좀개구리밥, 부엽식물인 마름, 정수식물인 줄, 애기부들, 보풀 등 11종류, 습지식물인 버드나무, 물쑥, 미국가막사리, 고마리, 물억새 등 40종류, 총 55종류가 분포하고 있다.
다. 탄천구역
이 구역은 광동교와 탄천 사이이며 성내천, 탄천, 뚝섬과 잠실 한강시민공원이 포함된다. 육상식물은 51과 198종류가, 수생식물은 하천의 제방, 둔치 유수지에 자생하는 침수식물인 검정말과 말즘의 2종류, 부엽식물인 가래, 정수식물인 달뿌리풀, 물고랭이 및 미나리의 3종류, 습지식물인 고마리, 여뀌, 소리쟁이, 가락지나물, 개똥쑥, 미국가막사리 등 25종류, 총 31종류가 생육하고 있다.
뚝섬과 잠실 한강시민공원에 조성된 잔디밭에는 질경이, 개갓냉이, 돼지풀, 개망초, 왕바랭이, 명아주, 토끼풀, 방가지똥, 참새귀리, 개피 등이 침입하고 있다.
목본식물은 강변도로와 시민공원에 식재한 꽃병꽃나무, 족제비싸리, 개나리, 쥐똥나무, 무궁화, 수양버들, 은사시나무, 느티나무, 버즘나무 등이 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라. 중랑천 구역
이 구역은 탄천-동작대교 사이이며 뚝섬 한강시민공원의 일부와 반포시민공원 및 큰매봉을 포함한다. 식물상은 41과 128종류로 빈약하다. 중랑천의 수생식물은 정수식물인 달뿌리풀, 미나리의 2종류, 습지식물인 물억새, 산괭이사초, 닭의장풀, 소리쟁이, 여뀌 등 8종류, 총 12종류가 생육하고, 중랑천 둔치에는 교란지의 대표적인 식물인 환삼덩굴, 돼지풀, 쑥 등이 우점하고 있다. 반포 한강시민공원에는 잔디밭, 농작물(유채, 해바라기 등)을 계절에 맞추어 식재하고, 아름다운 화단이 가꾸어져 있다. 반포동의 올림픽대로 사이에는 5그루의 느티나무 노거수 (마을나무)가 보존되어 있다. 도로변에는 개나리, 꽃병꽃나무, 족제비싸리, 은사시나무, 버즘나무, 아까시나무가 보호되어 있고, 큰매봉에는 개나리와 아까시나무가 조림되어 있다.
마. 노들섬-여의도 구역
이 구역은 동작대교-양화대교 사이의 반포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및 여의도 샛강을 포함한다. 이 구역의 육상식물은 46과 165종류로, 수생식물은 침수식물인 말즘과 가는가래의 2종류, 부엽식물인 가래와 정수식물인 줄과 쇠털골의 2종류, 습지식물인 물억새, 산괭이사초, 닭의장풀, 비녀골풀, 참소리쟁이 등 20종류, 총 25종류가 생육하고 있다.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은 서양식화단 설계에 따라 화훼식물이 아름답게 배치되고 있는데 잔디밭에는 토끼풀, 수크렁, 개소스랑개비, 매듭풀, 개망초, 다닥냉이 등의 인가식물(人家植物)이 침입하고 있다. 공원 주변의 강뚝에는 왕벚나무, 계수나무, 느티나무, 아까시나무, 가죽나무, 쥐똥나무, 개나리 등이 식재되어 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노들섬에는 자연식생이 없고 버즘나무, 버드나무 등 가로수가 식재되어 있다. 여의도 샛강은 주차장과 생태공원 및 운동장을 조성하여 자연식생이 훼손되었다. 금번의 식물종류수(165종류)가 지난번(173종류)보다 8종류가 감소되었는데 그 원인은 여의도 샛강의 주차장과 생태공원 조성에 있다. 특히 샛강에 분포하고 있었던 질경이택사, 줄, 달뿌리풀, 세모고랭이, 큰고랭이와 같은 수생관속식물과 꽃창포, 갯버들, 눈갯버들과 같은 습지식물이 금번 조사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바. 불광천-난지도 구역
이 구역은 양화대교와 고양시 대덕산(126.8km) 사이의 한강 북안(北岸)이며 불광천과 난지도를 포함한다. 육상식물은 31과 126종류이며, 불광천에는 습지식물인 갈대, 달뿌리풀, 소리쟁이, 물억새, 개구리자리, 사철쑥 등 8종류가 생육하고, 하변에 환삼덩굴, 개소시랑개비, 바랭이, 돌피, 여귀, 매듭풀 등의 교란지식물이 무성하게 생육하고 있다. 1994년에는 난지도에 식생이 거의 없었는데 금번에 난지도 주변의 법면(法面)에 아까시나무와 버드나무가 무성하게 생육하고, 상면(上面)에 1년생의 교란지식물이 침입하고 있어, 이 구역의 식물종은 1994년의 53종에서 126종으로 증가하였다. 난지도 상면의 쓰레기장 곳곳에 박아 놓은 파이프에서 황화수소의 악취가 풍기며 그 주변에는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있다.
사. 안양천 구역
이 구역은 양화대교와 강서구 가양동 궁산 사이의 한강 남안(南岸)으로 안양천, 증산 및 궁산이 포함된다. 육상식물은 29과 91종류로 조사구간 중에서 다양성이 가장 적었다. 안양천에는 습지식물인 사마귀풀, 참소리쟁이, 개구리자리 등 6종이 생육하고 있다. 하변의 법면에 끼워 놓은 콘크리트블럭 틈 사이에 개망초, 여귀, 마디풀, 토끼풀, 명아주, 소비름 등 인가식물이 생육하고 있다.
아. 창릉천-행주산성 구역
이 구역은 강서구 궁산(또는 고양시 대덕산)과 김포군 고촌면 신곡 수중보 사이로 창릉천, 덕양산(행주산성), 개화산 및 고촌면의 넓은 평야가 포함된다. 생육환경이 다양하므로 식물상은 72과 258종류가 출현하였다. 덕양산(124.8m)은 공원화되어 있고, 남사면의 절벽식생은 한강수에 맞닿아서 빼어난 자연경관을 이루므로 식물종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개화산(128.4m)은 리기다소나무, 버드나무 및 아까시나무가 생육하고, 신곡리의 구릉지에는 아까시나무, 상수리나무 및 리기다소나무가 생육하여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므로 종수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창릉천의 수생식물은 정수식물인 줄, 달뿌리풀, 송이고랭이의 3종류가, 습지식물인 사마귀풀, 푸른갯골풀, 참소리쟁이, 소리쟁이, 고마리 등 9종류가 생육한다.
자. 밤섬 구역
밤섬은 여의도와 서대문구 신정동 사이에 위치하며 한강이 범람할 때마다 침수되어 식생이 주기적으로 교란되는 2개의 섬이다. 식물상은 47과 228종류로 구성되며, 수생식물은 침수식물인 말즘, 부유식물인 생이가래, 정수식물인 애기부들, 택사, 줄, 갈대, 솔방울고랭이, 송이고랭이, 물달개비등 13종류, 습지식물인 물억새, 물쑥, 개똥쑥, 부처꽃, 여귀바늘, 낙지다리 등 39종류, 총 54종류가 생육하고 있다. 1994년 조사(189종류)보다 금번 조사(228종류)에서 39종류가 증가한 이유는 홍수 때마다 상류에서 종자가 운반되어 새 종류가 보충되고, 귀화식물이 정착하고, 섬의 하류부에 퇴적작용이 일어나서 육지화되어 다양한 식물이 생육하기 때문이다.
월동조류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하여 1994년 연구가 실시된 1월의 자료중 행주대교에서 미사리지역까지의 결과와 비교해 보면, 총 48종 17,362개체가 1998년에 기록되었으나, 1994년에 35종 27,113개체가 기록되었다. 종수는 증가하였으나 개체수가 감소하였다고 말할 수 있으나, 1994년 조사방법은 양안방식으로 중복 카운팅 했을 가능성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월동조류의 분포 양상이 변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월동조류의 한강본류에서 분포양상은 한강 하변의 이용이 계속됨에 따라 한강 상류, 하류 및 지천으로 월동조류가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나 확신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미사리지역부터 양수리지역과 중랑천, 탄천 등 지천에서 상당한 물새가 기록되었으므로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종 구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1998년 조사에서 더 많은 종을 기록하였다. 이것은 조사방법, 조사강도, 조사일시, 조사지역 등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조사가 진행되어야만 한강 월동조류 및 서식환경을 정확히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잘 나타내 주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맹금류 및 천연기념물 비교
1986년 이후 한강에서 관찰된 맹금류를 나타낸 것으로 황조롱이, 말똥가리, 흰꼬리수리는 계속 관찰되고 있으나, 한강의 맹금류는 황조롱이, 새호리기, 새매 등 소형산새를 주로 포식하는 맹금류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표). 겨울철에 흰꼬리수리, 말똥가리, 솔개 등 맹금류가 찾아오나 개체수도 줄었으며, 대형 맹금류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하천생태계의 고차포식자가 점점 줄어 들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강 생태계가 하천생태계인 만큼 하천의 먹이사설이 건전하게 유지되어야 하나, 겨울철에 일시적으로 고차포식자인 말똥가리, 흰꼬리수리, 솔개 등이 도래하여 먹이사슬이 미약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하천생태계의 제 기능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표)은 한강에서 관찰된 천연기념물을 나타낸 것으로 종 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원앙은 증가추세에 있다.
한강의 야생조류를 보호하기 위해서 한강 관리방안
1. 커버(cover)
가. 둥지커버(nesting cover)
번식조류를 위해 둥지자원을 관리하여야 한다. 도요/물떼새류의 둥지자원인 자갈밭 보호, 관목성 조류를 위한 하변 식생의 보호, 해오라기의 번식을 위한 한강 밤섬의 버드나무류 관리 등이 필요하며 밤섬 하중도, 미사리 부근 하중도, 양수리 하변식생 등은 절대적으로 보호 및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밤섬과 미사리의 하중도는 수위 조절에 따라 식생의 변화가 나타나는 지역으로 수위 조절을 위한 서식지 관리가 필요하다.
나. 잠자리커버(roosting cover)
겨울철에 한강에 월동하는 물새의 잠자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하변지역 및 하중도의 식생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행주대교 남측의 넓은 갈대 군락과 초지, 밤섬, 양수리, 미사리 지역의 식생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다. 은신처(escaping cover)
야생조류가 포식자로부터 피할 수 있고 인간의 접근으로부터 쉽게 은신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변에 관목 및 교목이 다수 보호될 경우 나무 그늘에서 쉽게 은신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먹이(food)
물새는 하천에서 동물성, 식물성 먹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개펄, 사구, 얕은 물, 깊은 물 등 다양한 미세서식처(microhabitat)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강의 지천은 토사가 퇴적됨에 따라 개펄을 비롯한 미세서식처가 다양하게 있는 곳으로 수면성오리류의 월동에 적합한 서식지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토사가 계속적으로 쌓일 경우 미세서식처의 다양성이 감소하므로 서식지의 다변화를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강 밤섬에 먹이주기를 시행하는 것은 일부 지천의 하변지역까지 확대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3. 물과 하변지역
한가의 물은 수질연구 분야와 연계하여 하천내에 오염물질의 유입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며 하변지역에 식생을 도입하여 자연정화효과를 꾀하고 야생조류의 시식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