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서울이 낯설다! 아주 많이...
2021년 12월 7일 화요일
음력 辛丑年 동짓달 초나흗날
간만에 늦잠을 잤다.
서울에 다녀오느라 피곤했나?
아침 기온은 영하 5도,
춥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뭐 이 정도 추위쯤이야 한다.
한동안은 평년 기온을 웃돌고
날씨가 푹할 것이라고 한다.
허나 산골은 영하의 날들이겠지만...
어제는 모처럼 서울에 다녀왔다.
막둥이 여동생 시부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에 아무리 코로나19 시절이라 하더라도
예의상 문상을 다녀와야만 했다.
이젠 촌부가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인지라...
향년 85세의 어르신께서는 참 건강하셨고
인자하셨으며 웃음이 많으셨던 분이셨다.
이따금씩 만나면 아주 반갑게 대해주셨는데...
그렇게 건강하시던 분이 최근 건강이 악화돼
갑자기 홀연히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고 한다.
세상사 아무도 모르는 것이구나 싶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나와 조금 걷기로 했다.
자동차를 장평 시외버스터미널에 두고
시외버스, 지하철, 셔틀버스를 이용했기에
예약한 시외버스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었다.
연세대에서 신촌 지하철역에 이르는 길은
젊은 날에 수없이 누비고 다녔던 길이다.
정말 얼마만에 이 거리를 걸어보는 것인지...
그런데 너무나 생소하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어쩐지 내가 거닐어야 하는 길이 아닌듯이...
그뿐만이 아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이제는 이름마저 잊어버린
한강다리를 건너다가 눈에 띈 빌딩이 있었다.
저만치 보이는 것이지만 유독 눈에 띄는 빌딩,
서울의 랜드마크라는 잠실 롯데타워였는데
그 정경이 멋지다는 것보다 뭔가 어색한 느낌...
신촌거리도, 지하철도, 롯데타워도, 한강물도
이젠 생소한 느낌이 들고 낯설다. 아주 많이...
12살 소년이 45살까지 情 붙여 살았던 서울,
그 뒤에도 10여년 오르내리며 지냈던 서울이
이제는 너무나 낯설고 또 많이 낯설다.
그러고보니 이제는 완전히 서울 티를 벗었고
산골 촌놈이 되어버렸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