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Ⅲ-51-2]가수 김성환의 <약장수>
TV를 즐겨 보지 않는다해도, MZ세대가 아니라면 가수 김성환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터. 트로트곡 <약장수>을 취입한 게 2024년초. 그의 대표곡 <인생> <묻지 마세요> 등에 못지 않게 2년 넘게 히트를 치고 있어 화제가 된 지 오래. 이건우 작사, 송광호 작곡의 이 노래는 처음에 ‘싸이’ ‘남진’ 등을 점찍었는데, 그가 딱 보더니 “이거, 내 노래네”하는 바람에 낙착, 그날 당장 네 번 불러본 후 취입을 했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 노래에도 그 노래에 맞는 ‘임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1970년 그가 TBC 공채10기 탤런트시험에 어마무시한 경쟁률(10명 뽑는데 3500명이 왔다던가)을 뚫고 합격한 사연에 <약장수>가 빠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탤런트가 뭣인지도 모르고 친구와 함께 탤런트시험을 봤는데, 면접에서 특유의 입담과 배짱으로. 오일장 등에서 흥행하던 떠돌이 약장수 노래를 흉내내면서 그만이 할 수 있는 손장단으로 심사위원(이순재, 강부자, 이낙훈 등)들의 눈과 귀를 대번에 사로잡았다고 한다. 탤런트 생활은 말도 못하게 힘들었으나, 전라도 사람들의 특유의 입말 ‘거시기’(국어사전에 표제로 올라있는, 사투리가 아니다)를 전국에 무장무장 퍼트리게 되면서 ‘거시기=김성환’이 된다. 심사할 때 그를 밀어주었던 이순재는 그의 사촌처형 손윗동서가 된다. 그 ‘약장수’가 50년만에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이다. 타고난 ‘끼’가 있었기에 영등포지역 밤무대를 휩쓴 세월도 있었고,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전국노래자랑>의 후계자로 일찌감치 점찍어 놓았다는 말도 들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2JofmySUUv8
무엇보다 연예인으로서 그는 ‘성실(誠實) 그 자체’가 무기(武器)인 듯하다. 성실 뒤에는 항상 열정(熱情)이 따라다녔다. 라디오 프로의 사회자(명 MC)로도 이름을 크게 떨쳤다. 기상 악화 등으로 ‘방송 펑크’를 낼까 걱정해 35년도 넘게 제주도 여행 한번 마음놓고 가지 못했다는 말을 언젠가 듣고 마음이 짜-안했다. 모범 연예인, 공인(公人)이기에 일거수일투족 처신(處身)도 가볍게 할 수 없다. 앤티 팬 '1도' 없다. 형편이 어려운 동료 가수를 도와주었다든지, 어르신들의 관절수술을 무료로 해주는 나눔의료재단의 이사장으로 봉사를 몇 년째 하고 있다는 등의 미담(美談)과 함께, 지천명(50세)의 나이에 10년도 넘게 대학을 다녀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특임교수가 되고, 최근 박사학위도 받았다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
30년도 훨씬 넘은 그의 시그니처는 뭐니뭐니해도 ‘손가락 장단’으로, 누구도 흉내내기가 쉽지 않아 언제나 우리의 탄복을 자아내게 한다. ‘큰 재주’다. 국악에서 익힌 노래의 내공도 만만찮아, 최근 펄펄 날고 있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전국노래자랑> <아침마당> 등의 잦은 출연으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는 만능 엔테테이너, 김성환 거시기 성님의 짱짱한 건강과 무한한 건승을 빌면서, 이 새벽 어울리지는 않지만 <약장수>를 불러본다. ㅎㅎ
‘비암’ ‘비암’ 을 되풀이하는 대목이 우리를 늘 실소(失笑)하게 만들면서, 어느새 시골 오일장에서 차력사와 함께 좌판을 벌이던 그 아련한 추억의 마당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지 않은가. 아무튼, 노래에는 그 노래에 걸맞는 싱어(Singer)가 따로 있는 듯하다. 약장수가 임자를 만난 것이다. 무슨 약인지 모르지만, 약을 신나게 팔고 있으면서도, 요즘 홈쇼핑에서 단짝 진성과 함께 사골곰탕을 팔고 있다던가. 곰탕처럼 구수한 남자. 우리의 영원한 거시기성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