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소세지를 좋아하는 뚱녀입니다
"어이~ 거기 돼지걸, 여기 좀 보지?"
"야야, 쟤 또 먹는다 크큭.."
지금은 하교길입니다
뒤에서 들리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는
우리학교 잘생겼다는 남학생들의 목소리
"이..씨.."
벌써부터 내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히 고였습니다
맘만 같아서는 남아도는 힘으로 저자식들을 날리고 싶지만..
어디 세상살이 맘대로 되는 게 있나요..
나를 놀리는 저 아이들은 학교에서 몇 없는 잘생긴 사람들입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이럴까요..?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왕,
봐줄만한 사람은 귀족,
평범한 사람은 평민,
못생긴 사람은 종,
특히 뚱뚱한 사람은 얼굴이 이뻐도 노예
세상을 잘 살아보려하지만
이렇게 짜여진 틀 안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틀 안에서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저들에게 대들거나 할 수 없습니다
그건 분명히 하극상이니까요
하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어요
"야! 너희들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내가 아무리 뚱뚱하다 하지만, 왜 내가 먹을 때만 그러는건데??!!"
"아우, 저게 또 지랄대네.. 야, 입 안다물어? 어따대고..... 아얏!!"
난 손에 가득 쥐고 있던 ' 천하장사 1000 소세지" 들을 그 자식의 얼굴에 던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아...아...저기.. 괜찮아..??"
"아, 씨x년.. 넌 괜찮을 거 같냐?"
같이 있던 좀 이쁜 여자애들도 나를 드디어 노려봅니다
"야, 김희민!! 너 우리 오빠 얼굴에 감히 소세지를 던져??!"
"아니, 저기.. 그럴 려고 그런 건 아닌데.."
할수 없다!! 삼십육계 줄행랑!
나는 그 출렁거리는 몸뚱이를 이고 가파른 하교길을 벗어났습니다
"헉... 헉..."
무서워서 자꾸만 뛰었습니다
내일 학교에 가면 어떻게 하지..?
비록 큰 일은 아니었지만
그런 사소한 사건들 하나하나가 나를 힘들게 합니다
나는
한2, 3분 뛰었나 싶으면
항상 쓰러집니다
생각해 보니까, 내가 뭘 잘못했는지조차 잘 모르겠어요
뛰다보니까, 내가 왜 뛰는 지 잘 모르겠어요
"헉..헉..... 흐..흐어엉....!!"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왕따인생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너무 서러웠습니다
단지 외모 하나만으로,
단지 그들의 편견만으로,
나는 이제껏 외로웠다는게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흐어어엉...."
,..........................................................
와글와글-
나는 이렇게 사람이 많은 교실같은 곳이 싫습니다
오늘도, 체육수업이 들었습니다
사물함을 열고서 체육복을 꺼내려고 했는데,
"꺄악!!! 김희민이 진희꺼 지갑 갖고있어!"
순식간에 교실이 더욱 시끄러워 집니다
"야, 김희민! 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아.. 내가 그런 게 아닌데.."
"하, 웃겨. 니 사물함을 누가 여는데?
내가 아까 그렇게 지갑 찾는 광고 낼때 양심이 안찔리디?"
아,
드디어 일이 터졌습니다
근데, 참 유치하게들 노네요
내가 어제 말했죠?
사람들은 사소한 사건 하나로 이런 일을 만든다고
"쟤야, 쟤. 6반 박진희 지갑 훔친애"
"헐.. 다시 봐야 겠다 크큭.."
딩동- 문자가 왔습니다, 주인님
' 김희민, 우리 지금 문자 받는 시간부터 절교야
너랑 놀다가는 나까지 당할 거 같아. 그리고, 절도는 범죄니까 가슴에 손을 얹고 자백해'
제 유일한 친구에게도 이런 문자가 옵니다
나는 왜 살아야 할까요..?
....................................................
이런 전교 따의 생활이 이젠 익숙해 질 무렵입니다
전교에서 무슨 일만 벌어졌다 하면
항상 나를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떠한 물음에도 묵묵히 있었습니다
밟히고, 찍히고, 툭하면 경고 전화
묵묵했지만,
그래도 아팠습니다
매일마다 혼자 몰래 눈물흘리고
사소한 일로도 깜짝 깜짝 놀라고
이런 내가 너무나 한심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오늘 끝내려구요.
그래서, 오늘 슈퍼마켓에 들려서 천하장사 소세지를 무지하게 많이 샀습니다
성큼성큼-
학교 옥상문을 천천히 열면
행복의 나라가 나를 반겨주는 듯 하네요
더이상은 외모때문에 상처받지 않을 그곳,
"아아아아악!!!!"
소리를 한 번 지르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발 밑은 아찔한 교정
나는 이제 세상을 포기한 사람마냥
실실 쪼개며 아찔한 그 곳에 아슬아슬 걸터 앉았습니다
"꺄악!! 쟤 미쳤어!!"
"엄마야! 야, 너 뭐하는 거야?!"
웅성웅성-
나의 죽음을 기뻐라도 하는 듯이
그들은 금새 운동장 구석구석까지 나와 나를 지켜봅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소리칩니다
"와~! 여기 날씨 진짜 좋다!! 거기랑은 엄청 틀려!!"
"김희민!! 왜그래?! 빨리 내려와!!"
"하, 왜들그러세요? 나 죽으려 하니까 이젠 불쌍해서?
있잖아, 난 절대로 내려가지 않아
왜냐구?
난 당신들 같은 사람들을 잘 아니깐
내 앞에서는 이렇게 위하는 척 하지만,
당신들, 내가 떨어지면 나같은 뚱땡이는 몇초만에 땅바닥이랑 부딪히나 초셀껄?"
나는 내가 제일 좋아했던 천하장사 소세지를 뿌립니다
"많이먹어!! 그리고, 평생동안 내게 상처줬던 인간들, 이 소세지 보고 양심에 가책을 느끼길 빌께"
그 말을 끝으로,
난 내 육중한 몸을 가늘가늘한 바람결에 실었습니다
사람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부딪혀서 죽는 게 아니라
너무 놀라서, 그래서 심장마비로 죽는 거래요
그런데, 어쩌죠?
내 심장은 이미 당신들이 준 고통에 길들여져서
심장마비로 깔끔하게 죽으려 해도
더이상 고통스러워지지 않아요
다리가 꺽이고, 허리가 부서지고
머리가 깨져서
아주아주 더럽게 죽겠죠
아, 왜 이럴 때 소세지 하나 먹고 싶은 걸까요
-end
댓글은 작가를 살리는 가장 빠른 길이잖아요?
첫댓글 우왓..마지막 분홍색칸때문에 깜짝!.....외모지상주의가 여러사람들 힘들게하죠............외모는 죽으면 썩어버리고 늙으면 주름지고 얼마가지도 못하는건데.....모두들 껍데기에 집착해서...많은사람들이 지치는거..그만 봤으면 좋겠어요
일부러 놀라서 댓글 쓰시라고 그래봤어요. 놀라셨다면 죄송해요^^ 사실은 제가 좀 통통과? 거든요 ㅠ 그래서 맨날 엄마랑 친구들이 그런 말 하길래 한 번 써 봤어요. 제 소망은 미인의 기준이 뚱뚱한 순서대로 거든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퉁퉁한사람들뿐만이 아니죠.. 얼굴 못생긴 애들도 얼마나 살기힘든데요 사람을 겉만보고 판단하지 않는 세상은 언제 올까요 ?ㅜㅜ
맞아요.. 학교에서도 보면 항상 예쁘고 날씬한 애들이<<특히 성격 나쁘고 학생회장 주름잡고 인기 많고.. 알고보면 성격도 더 좋고 착한 사람들도 많은데.. 하지만 제 생각에는 아마도 영원히 외모지상주의는 끝나지 않을 거 같아요 ㅠ
허헛............ 외모지상주의가 죄예요 ㅜ.......얼굴예쁜사람 싫어어 ㅠ_ ㅜ !!!!!!!!!!
ㅋㅋ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얼굴 예쁜 사람은 왠지 부담스러워요 ㅠㅠ 역시 미의 기준은 마음이죠!! <<?? ㅇㅅ ㅇ ㅋㅋ
제목에화악이끌려서왔는데 ㄷㄷ 내용이너무공감공감<-............................ 댓글 ㄷㄷ 안쓸수가없게만드시는군려 ㅠㅠ.. 잘읽고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소재만보면괜시리우울해지는...
ㅎㅎㅎ 우울하게 써서 죄송해요 인소닷에서 제 동지들을 만난 느낌이군요 ㄷㄷㄷ 꼬릿말 안빼먹으셔서 너무 착해요+ㅇ+
결국 이렇게 끊나버린거군요ㅠㅠ 꼭 왕따는 인생역전이거나 죽어버리거나 하는게 너무 슬펐는데..웃으면 안되는거였는데 소세지 뿌리는 장면에서 풉하고 웃어버렸다는;; 음...그렇게 괴롭혔는데 왜 나중에는 말린걸까요?? 이부분에서도 약간 고개가 갸우뚱ㅎ 꼬리말 안 떼먹고가는 쎈쓰를 발휘해봅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금빛입술님도 행복한 하루^^ 소세지 뿌리는 장면을 넣어야 돼나 말아야 되나 참 많이 고민했는데....웃으셨다니 다행이네요<<<??ㄷㄷㄷ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약간 외모를 따지는 버릇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한 인간을 비하한적은 없고, 그런 행동을 보면 이해 할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외모 따지는건 본성이잖습니까? 그래도 외모지상주의를 좋게 평가할수 없고... 어떻게 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남자고, 제친구들도 그런행동은 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뭘 모르는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건필하세요 ㅋ
세카이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에 꼬릿말에서 말했듯이 제 생각도 비슷해요 외모지상주의는 평생 이어지겠죠.. 어쩔 수 없지만 우울해지네요 ㅠ
슬픕니다,얼굴보단마음이더가는글이에요
ㅎㅎ 사실 슬프지 않게 써보고 싶었는데 인생역전이란게 참 힘들더군요 ㅠㅠ 주인공에게 미안해지네요 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아 저도 캐공감해요ㅜㅜ 솔직히 외모 따지는 애들 중에 그렇게 이쁜 애들 잘 없어요~ 좀 생겼다고 척하는 거죠ㅜㅜ. ....차카게 살아야해요!
맞아요!! 마음이 최고죠!! 와 ㅠㅠ 동지들이 <<?? 너무 많아요 ㅋㅋ 이쁜 애들보다 착하게 살자구욧!! <<ㅋㅋ
아 ㅠㅠ정말인상깊은소설이네요ㅠㅠ이런소설을쓰고싶은데왜마음대로대지는안을까요(..) 무튼좋은소설하나읽고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 이런 소설을 쓰고싶으시다면,,,, <<< 살을 찌우세요 ㅋㅋ 제가 뚱뚱해서(진짜 진짜 뚱뚱합니다 ) 쓴 겁니다 ㅋㅋ 인상깊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