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생일(1월8일)
결혼기념39주(1월9일)에
맞춘
-
아내와 겨울
속초여행을 다녀왔다.
겨울바다
여행의 멋과 맛은 낭만 그 자체여서 누구나 설레게 하지만,
내겐 특히
의미 있는 이벤트로 효능을 발휘한다.
한겨울인
1월9일이
결혼기념일이고 아내의 음력생일도 양력으로 치면 결혼기념일과 자주 겹치거나 전후 언저리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1월7일부터
19일까지의
홍콩~미얀마 여행도
그랬다.
부부간의
다정한 여행은 참 행복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여행은 좀 더 고맙고 행복했고 희망에 가슴 부푸는 여행이었다.
아내는
재작년10월 이후
작년11월말까지,
인생의 황혼에
접어들며 되새기는 자기성찰이 지나쳤던 나머지 지독한 마음의 병을 얻어 극심한 고통을 받아왔다.
나도 심신이
쇠(衰)해가는 아내의
곁에서 잠시도 눈길을 떼지 못하며 하루하루 절망과 희망을 반복해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1년1개월여에
입원들도 거쳐 아내가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지금은
캄캄했던 병마의 터널을 벗어나는 중이다.
그렇기에 이
여행은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을 촉진시키는 Healing
특약처방의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되도록 안락한
잠자리,
일미·진미의
먹거리,
푸른 동해
해변 드라이브로 일정을 짰고,
그간 지속해온
산책으로 회복된 보행능력에 자신감을 가지도록 해주려고 가벼우면서도 최근 인기 있는 등산코스도 준비했었다.
모두가
성공적이었다.
이전에
화려했던 아내의 환한 웃음도 수시로 볼 수 있었고,
도처에서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모습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도
난 그저 기획만 했을 뿐,
3년 전 제주도
겨울여행처럼 아들이 숙소를 마련해주었고,
딸이 여비를
대주었으니 역시 효도여행이다.
얘들아
고맙다!
행복하지 않을
수 없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진심으로
하늘에 기도(祈禱)하고
합장(合掌)한다.
♡♡
<토왕성
폭포>160108-150525
역광이어서 내 카메라로는
초점이 흐려 애먹던 중
나도 몰래 폰으로 이 사진을
촬영하고 전송해주신
그날 전망대의 여성분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2016년
1월
8일>
♣♣
서울을 벗어나는
경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따뜻한 유부 어묵 우동국물을 후루룩 마시면서부터 가슴속에도 이미 봄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3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숙소 <마레몬스>호텔은 내가
상상하며 선택했던 대로,
속초 설악산입구
해변 해맞이공원 길 건너 언덕에 멋지게 우뚝 서 동해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어 아름다웠다.
♣
마레몬스129
마레몬스의 전망
쪽빛 바다 006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먼저 점심부터.
지척의 물치항
가로의 <괴산식당>(033-671-8284)에서 일미를
맛본다.
<곰치국>
전문식당이다.
지역에 따라
<물메기탕>
<물곰탕>으로 불리는
곰치국은,
푹 고아진 어육이
순두부처럼 부드럽고 콩나물 대파 무로 우려낸 국물이 해장으로 최고다.
전에도 두어 번
들렸지만 옆에 또 하나 곰치국 식당 해오름이 생겨 헛갈린다.
저녁에 회 먹으러
들릴 물치항 회센터의 단골 <준호네집>에 전화해
괴산식당이 내가 찾던 집임을 확인하고 들어서,
그 시원하고 고소한
명품 국물 맛을 즐긴다.
무엇보다 아내가
만족하니 즐겁다.♣
괴산식당
011
곰치국(물메기탕)
006
<설악산
육담폭포-비룡폭포-토왕성폭포>
겨울 해가 짧으니
바로 설악산 국립공원으로 향해 소공원주차장에 파킹하고 배낭 둘러메고 <토왕성폭포>로
향한다.
왕복
5.6km!
평지라면
1시간
거리지만,
험산이고 아내의 현
상황을 고려해 소요시간을 2시간으로 여유 있게
잡는다.
실제로는
13시30분 출발해
16시30분에 돌아와
3시간이나
걸렸지만,
해지기 전이어서
다행이었다.
토왕성 폭포는
320m
길이로 거의 수직
낙하한다.
낙류점이 높아
치어다보면 허공의 산봉우리에서 쏟아 내려져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장관이다.
1970년에 탐방을
폐쇄했다가 45년만인 지난해
12월5일 다시 개방하자
1주일 만에 탐방객이
1만 여명을
넘어섰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복작거린다.
이날은 평일이었고
해넘이가 가까운 시간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린다.
비룡교를 건너
왼쪽으로 편한 산책로를 걷다가(탐방안내소에서
1.6km거리)
오른편 산으로
들어서면서 경사는 급해지고 발끝은 돌밭이다.
이내 쇠다리 철
계단들이 가파르게 위험하게 반복해 이어지며 6개의 작은 폭포와
웅덩이<소>로 이뤄진다는
<육담폭포>를
만난다.
실제로
6개보다 훨씬 더
많은 물줄기와 소가 떨어지고 고이고 있었다.
비룡교
017
육담빙폭
031
033 038
육담폭포 보다
400m
상류가
<비룡폭포>다.
겨울이라 얼어붙어
물줄기가 파열되며 일으키는 물보라가 햇볕에 반사돼 이루는 무지개와 용소의 으스스한 검은 깊이가 가져다주는 신비함은 없다.
생도시절인
1969년7월 여름휴가로
설악산을 등반하면서 신흥사에서 1박하고 새벽같이
산보 오듯이 달려와 용소에 알몸을 담그며 한편으로 공포에 떨었던 그 기분은 전혀 나지 않는다.
이후,
보다 더 웅장한
폭포들을 보아 와서 그런 지도 모른다.
그땐 열혈청년의
체력이어서 그랬던지,
비룡폭포까지 오는
길이 평탄한 산길 정도였던 걸로만 기억되고 있으니 생소하다.
그때는 이렇게 편한
쇠다리 철 계단도 없었을 때인데도 말이다,
참으로 세월이
흘렀구나!
비룡폭포!
여기까지만 해도
길은 참 험하다.
그런데도 아내는
잘도 올라왔다.
걸음은 느리고
간간이 어지럽다는 소리는 하면서도.
비룡폭포-지금은 빙폭
050
055
1969년 여름 여기 비룡폭포에 잠겼었다
3738
내친 김에 토왕성
폭포를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까지 오르려했다.
남은 거리는
400미터에 불과하고
모두 편한 목제 계단이지만 경사가 엄청 급하다 앞사람 발뒤꿈치가 코에 닿을 정도라고나 할까?
40%를 육박하는
듯하다.
20분 이 걸린다고
안내돼 있다.
걱정하는 아내를
달래면서 오르기를 100미터!
힘들어
한다,
다리가 아파서가
아니라 어지럽다고 한다.
입술이 하얗게 변해
있다.
이건
무리다,
완전등정을 통해
체력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려던 것이지만,
비룡폭포
등정만으로도 성과는 충분하다.
토왕성폭포
가는 길 054
060
아내를 쉼터 의자에
쉬게 하고 혼자 오른다.
나도
1년 넘게 즐기던
등산과 자전거타기를 쉬어 체력이 저하된 상태지만,
아내 혼자 두는 게
걱정됐던지,
부리나케 달음질해
올라갔다.
토앙성 폭포는 직접
갈 수는 없다.
빙벽등반훈련의
경우만 허용하고 나머지 탐방객들은 폭포를 잘 볼 수 있는 이 전망대까지만 출입이 허용된다,
폭포까지는
2km나 더 떨어져 있어
아쉽지만,
그 위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베풂이다.
인파에 밀려
인증촬영에만 10여분을 소진하고
내려서니,
어라!
아내도 전망대
100미터 전까지 혼자
올라오고 있다.
얼마나 대견하던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토왕성폭포(역광이
아쉬워)
066 073
무리하지 말자
다짐하며 발길을 돌려 탐방객이 뜸해 자리가 비워진 비룡폭포를 다시 찾은 뒤 하산 길로.
소공원 직전
비룡교로 접어드니 울산바위의 자태가 석양에 금빛으로 빛나며 아름답게 반사된다.
♣
비룡폭포와
작별한 하산 길에서도 멀리 하늘에 걸린 토왕성 빙폭이 보여 090
092
귀로의 육담폭포
096
비룡교와 멀리
미시령 098
비룡교 너머
울산바위가 석양에 물들며 금빛으로 빛나 102
101
여보!
오늘 참 잘
걸었어요!
108 109
설악동을 떠나며
속초8경의 하나로
소개된,
도문동
<학무정>을 돌아보았지만 큰
감흥은 얻을 수 없었다.
오히려 마을 골목길
좌우로 줄지어선 돌담들이 제주도의 풍경과 닮아있어,
여기도 해풍이
만만치 않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을 뿐이다.
♣
도문동 학무정
116
123
마을 돌담길
골목 125
마레몬스로 돌아와
체크인.
샤워를 마친 개운한
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저녁 먹으러 나간다.
식당은 지척의
물치항 회센터 안 <준호네
집>(033-671-0494).
마지막으로 다녀갔던
게 벌써 10년
전이구나.
더 이전에 발길을
텄지만,
가뭄에 콩 나듯
찾아본다.
15년
전?
여기서 처음 맛보고
놀랐던 이름도 생경한 <도치>의 맛은 늘 황홀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김재하 사장님이
배를 가지고 계셔 직접 어획한 재료가 횟감이니 늘 신선하다.
정월 대보름 철에
오면 정말 진미들을 맛 볼 수 있다고 했었지만 여의치 않았고,
속초를 지나는
길이면 항상 믿고 찾아보았다.
어렸던 장남 준호
씨는 어엿한 어른이 돼 직장에 다니고 훤칠한 차남 세준 씨가 어머니 이효숙씨를 도와 쉐프를 담당하고 있다.
마레몬스
703호 테라스
전망-해맞이공원
물치항이 선명해 136
130
금새 어두워지고
138
물치항 회센터
141
회센터 안
준호네집 150
나는 단골 식당에
가면 내가 메뉴를 정하지 않고 주인장에게 물어 권하는 거를 즐긴다.
주머니사정이 좀
좋으면 그렇다.
서울에서
출발하면서부터 전화로 물어봐 추천받은 오늘의 일품은 <밀복>이라
했다.
주 메뉴 회가
뜨이기를 기다리는 동안,
전채로 나온 멍게
해삼 오징어회가 싱싱하다.
딱 한 잔의
막걸리로 혀 세포의 미감을 돋운다.
드디어 키친티슈
얇기의 복어회가 나온다.
부족한 양으로
빈,
접시의 공간을
자연산 놀래미(→노래미)와 세꼬시로 채워준
배려가 고맙다.
횟감별로 알맞은
양념된장,
겨자간장,
초고추장의 소스를
택하면 감칠맛은 더욱 깊어지고,
일미에 빠져드는
아내의 표정이 한껏 밝아진다.
전채
회-물오징어 멍게
해삼이 싱싱해 151
본 메뉴
회-왼쪽부터
밀복,
놀래미,
세꼬시
156
종류별로 맞는
소스에-놀래미 세꼬시
복어 158
159 160
회 접시가 비어갈
즈음,
지리 냄비가
전문식당에서 올라오자 안주인이 회 뜬 복어 잔해를 넣어 끓여 주며,
서비스로 우럭
머리도 얹어준다.
먼저 익어간 복어의
살점과 상큼한 국물 맛에 목젖이 떨고 나자,
분해되며 우려진
우럭머리 국물도 달디 달다.
다시 서비스로 나온
도치 알을 국물에 담갔다 입으로 가져가니 깔끔하다.
감동이다.
행복한
만찬이었다.
잘 먹었다며
일어서니,
차남 세진씨가
자연산 홍합을 꼬리냄비에서 굽고 있다가 굳이 맛보라며 권하니 푸근한 인정에 한껏 불렀던 배가 편해진다.
밀복 지리와
우럭머리 165
서비스로 나온
도치알도 173
자연산 홍합의
별미 181
인정 넘치는
<준호네>
모자(이효숙씨와 훈남
김세준씨)-담에 또 올게요
182
정말 맛있었다고
부부가 합창하며 숙소로 향하니 어둠 속 창에서 새어나온 불빛이 별빛처럼 빛나는 언덕 위 마레몬스가 맞아준다.
♣
♣♣
<2016년
1월
9일>
♣♣
잠이
깨,
베란다로 나가 보니
바다는 아직 칠흑.
물치항과 해맞이
공원 쪽 거리는 불야성,
검은 바다
수평선으로 점점이 뿌려진 불빛들은 어선들의 집어(集魚)등일
테지.
여명 속에 일출이
진행된다.
마레몬스 호텔
703호 베란다의 전망이
직선으로 연장되는 곳은 해맞이공원.
역시 그 방향 멀리
수평선에 깔린 해무 가운데로 작은 노랑점 하나.
아침 해가 머리를
내 밀더니 점차 커지고 밝아지고,
급기야
황염(黃炎)을 토하기
시작하더니 수평선에서 해안선까지의 바닷물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그 광경을
10분 동안 동영상에
담아본다.
♣
마레몬스 앞
바다의 새벽 002
005
일출의 시작
015
017 018 020
호텔로비의
코리언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깔끔함 뷔페식으로 아침을 맛있게!
식당 이용객은
설악산에서 만난 등산객들이거나,
갓난아기와 어린이를
대동한 단란한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다.
단란한 가족들의
아침식사 021
025
체크아웃 전
객실 베란다에서 029
준비되는 대로
체크아웃!
아내가 시골 콩을
사보겠다고 요청해,
오늘이
장날(4,9일)인 양양장터로 향해
보았지만,
겨울철이고 이른
시각에서연지,
남대천 둔치에 자리
잡은 5일 장터는 썰렁하고
살 물건이 변변치 않아 상설 전통시장만 휘 둘러보고,
원래 예정했던 속초
해안 드라이브로 회귀한다.♣
마레몬스를
떠나며 035
양양의 남대천
5일 장터와
상설전통시장 041
042
마레몬스 앞바다로
되돌아온 설악산입구,
속초8경의
하나
<해맞이공원>을 돌아보며 인상
깊었던 곳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인어상(人魚像)>과 그
사연이었다.
인어상은 고기잡이
나간 약혼자가 풍랑으로 돌아오지 못하자 3년간 이 자리에서
기다리다 숨진 해녀처녀를 기려 만든,
처녀총각 인어의
조형이다.
그리고 그
처녀총각이 살던 곳이 이 해변의 <내물치>마을이었고,
1977년 풍랑으로
초토화돼 지금의 해맞이공원으로 조성된 것이란다.
그런데 내게는 이
사라진 해변마을에 대한 남다른 향수가 있다.
앞서 말한 대로
1969년 설악산 등반
전에,
7명의 동기생들이
함께 들려 잠시 뱃놀이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삼삼하기 때문이다.♣
설악산 입구와
해맞이 공원 049
050 053
귀여운 달맞이
조각 056
사랑이
이루어지는 인어상 057
058
1969년 여름 여기 내물치 마을 바다에서
뱃놀이?를 3727
이후는 차로 해변을
달린다.
횟집들이 즐비한
대포항 거리를 지나,
약간
호젓한
<외옹치
항>!
여기도
속초8경의 하나이지만
횟집들만 눈에 들어온다.
해변산책로가 데크로
잘 만들어진 외옹치 해변으로 들어섰지만,
외옹치는 발견하지
못하고 바닷가에 떠있는 <조도>(8경의
하나)만
확인하고,
속초해수욕장을
거쳐,
설악대교 아래로
내려서,
바다와 연결된
<청초호>(8경의
하나)
호반에서 세찬
바람에 일렁이는 호수 물결 위로 아스라한 속초의 병풍 설악 연봉들을 바라본다.
청초호와 동해를
잇는수로 건너편은 함경도 실향민들의 <아바이
마을>이고 그 위로 청색
금강대교가 멋지다.♣
대포항과
외항치항 060
063
설악대교 아래
청초호와 바다가 수로로 연결되는 지점 089
090
수로 건너편
금강대교 우측 해변이 <아바이마을>
075 091
2010년 9월 자전거로 갯배 아바이마을 들려봤었지
6491
속초시가지에
둘러싸인 청초호-여기서 보는
설악산 연봉들도 장관이지 088
이후
설악대교,
금강대교를 거쳐
동명항 횟 거리를 지나,
닿은 영금정과
등대전망대는 주말이라 사람들이 붐벼 눈으로만 확인하고,
영금이 뜻하는
거문고 언덕을 넘는데,
자전거 마니아인
내게는,
“국토종주 자전거길
거문고 쉼터”라는 이정표가 더
부각돼 눈에 들어온다.♣
설악대교와
동명항 094
096
영금정과 갯바위
바다와 등대전망대 104
106 107 108
국토종주
자전거길 거문고 쉼터 109
영랑 해안 길에서
좌측으로 7번 간선도로를
접속하면서 <영랑호>(8경의
하나)에 발길을
멈춘다.
여기서 보는 설악도
멋지다.
세찬 바람에 이는
물결은 해안의 파도와 다를 바 없다.
여기는
2010년
9월16일 스카이천
수호신과 자전거로 용문을 출발 한계령을 넘어왔다가 다시 미시령을 넘어 인제로 가는 길목에 들려 호반을 일주했던 추억이 있다.
당시 그 길에서는
금강대교 아래 아바이 갯배 마을에도 들려 송도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도 했었지.♣
풍랑이 세차게
이는 영랑호 112
124
멀리 명소
범바위를 잡아댕겨 봐 115
2010년 9월 자전거로 달려봤었지
6496
영랑호를 떠나
장사항을 지나며 7번 간선도로를 따라
일로(一路)
고성군 간성을
향한다.
간성에서
KBS1TV
<6시 내
고향>에 방영됐던 이곳
별미 <양미리탕>을 맛보기
위해서다.
이번 여행 관광지는
속초로 한정했지만,
고성 경내에
들어서며 만나는 청간정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워낙 유명해 속초를
들리면 한 번씩은 들려 일출 보기를 시도했던 곳이었지만,
그 멋진 바다전망을
아내에게 다시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이전에
비하면 참 잘도 단장돼 있다.
청간정 아래
동해바다 물이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
역시 명소다운
품위를 지녔다.
♣
청간정에서
136
137 138 140
고성군청에 전화해
<양미리탕>잘하는 집을
물어보았지만 속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건봉사입구
‘산촌에’라는 식당에소
‘용호탕’인가 무언가
추어탕을 잘 하는데 아마 그 집에서 할지도 모르겠단다.
읍내 주민들에게도
물으니‘용호탕’은
추어탕이란다.
시장 통으로 들어서
수소문해 봐도 양미리탕 식당 같은 건 모르겠단다.
포구에나 가
찾아보란다.
더 찾기를
체념한다.
당초 진부령을 넘어
귀경하기로 했었으니,
가는 길의 건봉사
입구에서 추어탕을 먹어보든지,
아니면
백담사입구에서 황태구이나 먹고 갈 생각으로,
일단 건봉사로
향한다.♣
간성전통시장
147
해상리 마을회관을
지나며 군청에서 알려준 ‘산촌에’가
아닌
<산촌애>(033-682-0059)를
만난다.
아니면 말고
들어서니 곱상하신 아주머니 두 분이 맞이하며 <양미리탕>을 여기서
한단다.
용호탕이 아닌
<용어탕>이란
것이다,
최근 고성군에서
지역특화식품으로 개발하고 있고,
KBS-TV에 나왔던 식당은
근처의 다른 집인데,
산촌애에서도,
잘 해드릴 테니 한
번 믿어보란다.
건봉사 가는
길의 <산촌애
>
식당
151
155
양미리탕
<용어탕>과
짝쿵 <달홀주>란?
153 154
맛있었다.
추어탕처럼
끓인다.
더 걸쭉하면서도
부드러운 것 같다.
내가 졸여먹기를
즐기는 양미리의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함께
내온 반찬들이 아주 깔끔하고,
특히 식초에 담근
자색 무가 담백하고 상큼해,
자꾸 저깔질을 하게
된다.
함께 먹어야
제격이라는 토속 쌀 막걸리 <달홀주>도 한 모금만
넘겨본다.
가을 논에서 벼가
익어가며 풍기는 구수하면서 쿰쿰했던 향기가 가볍게 기화돼 싫지 않게 코로 스며든다.♣
달홀주와
자색무,
그리고
용어탕 156
159 162
용어탕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창밖을 내다보니 개울 건너로 장류(醬類)판매관이
보인다.
고추장·된장·막장·간장이란 간판 속에
<막장>이란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온다.
먹어보고
싶다.
초등학교
4학년 이후를
강원도삼척군 도계에서 다녔던 내게는 당시 산골마을 급우들이 <벤또>로 싸와 내
장조림과 바꿔먹던 그 시커먼 막장의 맛이 얼마나 맛있었던지!
소금 알이
사각거리면서도 혀에 달라붙어 밥에 썩썩 비벼먹으면 꿀맛이던 그 막장을 자주 그리워했었기 때문이다.
산촌애 아주머니의
전화로 출타중인 주인을 불러들이고,
식당을 나서며 결국
막장(1.8kg)을 사게
된다.
고성군의
특화시품-다시마로
만든 장류 판매장 163
산촌애에선 우리 집
식단 주 메뉴 콩밥의 재료인 <국산
검정 서리태 콩>을 구할 방도도
찾았다.
그 마을에서도
재배한 집이 있어 소개해줄 수도 있지만 비료를 많이 주었던 걸 아니,
믿을 수 있는 곳은
고성군 농협에서 막 시작한 친환경농산물 특매점 <로컬푸드>매장이라며,
거기서 사라며 강력
추천한다.
점장의 전화번호와
네비로 찾아갈 주소까지 확인해 알려준다.
참
친절하다.
이렇게 고마운
분은,
인천에서 귀농해
식당의 이웃에 사시는 젊은 중년 부부이고,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며 영양사이시고,
방학 중 이웃집
산촌애 식당에 와 계시던 부인이시다.♣
속초에서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가게 됐지만,
믿을 수 있는
검정콩을 사기 위해 송지호 근처 죽왕면 사무소소재지의 로컬푸드를 찾아갔다.
처음엔
로코포또로 잘 못
알아들었던 이곳은,
농협하나로마트였고,
마트 안의 특설한
친환경식품 매장이 바로 <로컬푸드>였던
것이다.
♣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의 농협하나로마트 167
여기서 속초여행
일정이 끝난다.
진부령을 넘으려던
행로를 바꿔,
오던길 미시령터널로
귀경하니 2시간
40여 분 만에 집에
닿는다.
올해 신년원단의
속초겨울여행에선 보고 싶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일 다 하며 즐기고 돌아왔다.
웃을 수 있었고
행복할 수 있었고,
아내가 체력에서나
정서에서나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소중한 보람이었다.
♣
미실령
터널 이전의 귀로 168
♣♣
♬♬
첫댓글 우리는 1978년 1월8일에 결혼했는데 명수 예진 결혼이 딱 1년 빠르군.
예진씨의 건강회복을 진심으로 축하하네.
효성극진한 아들 딸이 있는데 무슨걱정이 있겠는가 열심히 유람이나 다니시게
그래 우리부부와 학처니네 부부는 참 인연도 여러가지로 깊지. 구랍28일 회동한 이후 벌써 반달이 다 돼가는 군.
늘 지켜봐주어 고맙네. 다음에 귀국하면 더 밝은 기운으로 만나게 될 걸세. 써니영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게!
명수의 극진한 간병(?) 과 도움으로 상당한 건강을 회복한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작년 힘든 긴 터널을 뚤고왔으니 새해에는 활기찬 한해가 되고 마니아로써 본인 건강도 즐기며 보내기를. 과부 심정 홀애비가 안다했나?
우선 고마워! 그렇구 말구! 과부심정 홀애비가 잘 알구 말구. 의외로 영성이처럼 주위 친구들 중에 많은 경우가 내가 겪었던 1년 같은 경험들을 참 많이도 공유하고 있더군. 이 나이 이 시대가 그런 모양이야. 내 나이에도 아직도 더 배우고 성숙해져 가야 할 모양일세 그려, 이후론 두손 공손히 모으고 살 작정이네.
나이들어가며 심신쇠약으로 생기는 현상이 남의 일이 아니군. 내 아내도 7~8년 전부터 우울증에 따른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몇 차례, 이 의사, 저 의사 수없이 만나보아도 정상이고, 각종 검사 결과를 보면 매우 건강하다는데 본인은 고통스러워하고. 아마 내가 사고를 당하고 나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심해진 탓인 것 같기도 하고...신앙생활과 운동에 힘입어 증세가 오락가락하기는 하지만 점차 좋아지는듯해서 다행으로 생각하네. 우리도 77년도에 결혼했으니 올해 39주년이 되네. 즐거운 여행 사진을 보니 나도 마음이 밝아지는듯 하네.
형기야 고마워, 나보다 훨씬 선배님이시네 그래. 동병상련~!! 말하지 않아도 오감이 상통하는 기분이네. 한번 인생에 자신을 잃으면 모든 게 불안해지고 자신감을 잃고 약이 아니면 잠도 못자는 그런 짝을 옆에서 본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점차 좋아지느듯 하다니 정말 다행이네. 반드시 좋아질 것일세. 터널은 아무리 어둡고 길어도 결국 그 끝은 환한 밖일테니 말일세. 이제 나도 서서히 글도 올리고 친구들의 글도 읽는 여유를 찾아가겠지.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시게
난 금년이 40주년이니 내가 더 선배인셈이구나.멀리 있는 친구나 주위에 있는 많은 친구들의 가족이 여러가지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더 힘들다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이렇게 터 놓고 들어보니 동병상련인것을 느끼게되네. 노후된 기계를 재생해서 잘 다스려야들 할텐데 점점 더 진행될테니 어쩌나 그나마 잘 가다듬는 수 밖에.남은 시간 서로 잘 관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는게 최선이 아닐까? 비슷한 처지에 있는 모두에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화이~팅 하세! 더 높은 백두산을 걸어서 오를때까지 힘내자!
"비슷한 처지에 있는 모두에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화이~팅 하세" -그래 동감일세. 말은 하지 않아도 더 많이 있을 동행들을 위해서도 파이팅!!
모르는 사이에 힘든 일이 많았군~~왠지 미안! 무엇을 하던 항상 부부가 함께 하겠지? 나이가 먹어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테니 말일세!! 좋은 약도 많이 있겠지만 사랑의 묘약도 영약이 아니겠나?
고맙네. 사랑의 묘약. 그약의 영험함. 모두 참 지당한 말씀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