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조은일부산 을 꾸린다고 나름대로 바삐 살고 있죠. 내가 직업적으로 몸담고 있는 곳에서는 왕따 당하는데 여기서는 저를 좀 좋아해주더라구요? 하하하
당직 횟수는 늘었지만 마음 편하게 환자들 보면서, 그리고 나를 좋아해주고 반겨주는 조은일이 있어서 요즘 사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번 금요일날 오후 늦게 언양으로 출발해서 석남사에서 1박을 한 뒤, 다음날 영남알프스 종주를 했습니다.
친구랑 갔었는데 제 친구는 그냥 동네산인 줄 알고 신발을 구두 비슷한 단화를 신고 왔지 뭐예요? 그런데도 꾸준히 잘 따라와준 친구한테 고마움을 느끼면서 산행을 했죠.
배내봉-간월산-신불산-영취산-오룡산 이렇게 5봉우리를 목표로 했었는데 저희들한테는 좀 무리였죠. 나머지 오룡산은 가보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내려왔습니다.
신불산의 그 신불평원은 이미 억새는 져버렸지만 그 큰 몸둥어리를 절벽에 걸치고 누워 있었는데 얼마나 포근하던지요!!! 가도가도 누런 벌판이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이렇게 큰 평원이 높은 곳에서 엄마품처럼 나를 받아안는 것 같아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벅찬 가슴으로 시원하게 노래 한 곡조 불러 제치면서 길을 걷는데 옆에서 밥먹고 있던 분들이 "얼쑤" 하는 소리에 놀라 잠깐 멈칫했지만 뻔뻔스럽게 꺽어지는 소리를 맘껏 외쳣죠. 헤헤헤
신불산이 푸근한 느낌이었다면 영취산은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 장엄함이 있었습니다.
산에 가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세속에서 어떻게 살든, 지위가 어떻든 아무 상관이 없죠.
자기가 가져온 음식들 다 내놓고 사이좋게 나눠먹고 술 한잔에 노래가 나오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려고들 애쓰죠.
그렇게 순수해질 수 있는 건 산이 인간에게 주는 참으로 귀한 선물이겠지요?
그렇게 산행을 마치고 조은일부산에 여물님께서 한정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한판 쏴주셔서 배불리 묵고,
다음날 또 금정산에 다녀왔지요.
신입인 갈래랑, 바람돌이, 여물님 그리고 저 이렇게 넷이서요. 고기도 구워먹고, 갈래의 그 끊임없는 재잘거림도 듣고..... 좋았습니다.
지금은....내 다리가 좀 말을 안듣네요.
하하하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신다길래 준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내려오셔서 부산조은일 회원들이 제발 조은일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저 한명으로는 능력이 벅차서 (헉~헉~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