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치료하는 과정은 고달프다?' 오랜 치료기간, 날카로운 소음과 통증, 막연한 공포심…. 이런 이유 때문에 치료 시기를 마냥 늦추고 있다면 당신은 '옛날 사람'이다. 원데이 임플란트.무통 시술.디지털 진단기 등 환자의 고통과 불편을 줄여주는 새로운 시술법과 첨단장비들로 무장한 병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치과치료에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6월 9일 '이의 날'을 맞아 요즘 뜨고 있는 신기술을 소개한다.
◇보여줘야 직성이 풀린다=서울 강남의 한 치과병원. 환자에게 펜처럼 생긴 탐침을 충치부위에 접촉하자 모니터 화면에 충치 진행을 알리는 수치가 급속히 올라간다. 레이저와 형광빛을 이용해 치아의 썩은 정도를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충치진단기다. 눈으로 볼 때 40% 충치 진단이 가능하다면 이 기기의 정확도는 90% 이상이라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
또 다른 장비인 조기 잇몸 진단기. 잇몸과 치아 사이의 치주낭에 은(銀)전기탐침을 넣어 치주염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아낸다. 탐침 끝에 빨간불이 켜지면 잇몸병이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다.
구강 내에서 활동하는 세균의 움직임을 3000배의 고배율 현미경으로 보여주는 장비도 있다. 꿈틀거리는 운동성 세균이 많을수록 치주염이 심한 것을 뜻한다.
정밀도를 높이고 방사선 피폭량을 90%까지 줄인 디지털 파노라마 촬영기, 잇몸뼈의 퇴축을 자동적으로 재는 플로리다 프루브 등도 최근 등장한 첨단 진단장비들이다. 특히 치료과정을 동영상에 담아 원하는 환자에게 보여주는 비디오 촬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최신 장비의 장점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한다는 것. 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고, 환자가 통증을 느끼기 전인 치과 질환을 조기에 잡아낼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내 이 없어도 걱정없다=제3의 치아로 일컫는 임플란트. 티타늄이라는 금속기둥을 잇몸뼈에 박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부착하는 시술이다. 임플란트가 좋은 것은 자신의 이와 흡사하다는 점. 씹는 강도.느낌.수명이 틀니나 브리지(옆니에 걸어주는 시술)보다 뛰어나다. 문제는 오랜 치료기간. 이를 빼고 잇몸뼈가 굳는데 걸리는 기간이 아래턱은 3~4개월, 위턱은 5~6개월이 소요된다.
그러나 '원데이 임플란트'를 하면 이 기간을 크게 줄인다. 이를 뽑은 자리에 금속기둥을 고정시키고 임시 치아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미관상으로도 좋고 이 상태에서 웬만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완전 고정 후 완성품을 낄 때까지 기간도 4~6주가 고작. 금속기둥을 이루는 고정 나사의 디자인과 뼈이식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하지만 잇몸뼈가 잘 보존된 환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한계다.
인공니 대신 자연치아를 심어주는 방법도 소개됐다. 없어도 그만인 사랑니를 뽑아 필요한 곳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식할 치아가 공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 가능하면 치근세포가 살아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 사랑니는 뽑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모양을 다듬어 놓는다. 자신의 이를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양이 다른 앞니에는 적용할 수 없다. 사랑니가 없을 때는 가족의 사랑니도 활용할 수 있다.
틀니도 바뀌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자석 의치. 기존의 틀니는 이 뿌리까지 파내고 잇몸 위에 틀니를 얹는 방식. 부분틀니의 경우에는 옆니에 틀니를 걸어준다. 따라서 고리가 걸린 치아가 쉽게 상하는 단점이 있다. 자석 틀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자성재(자장이 있을 때만 자석으로 변하는 금속)를 이 뿌리에 접착시키고 의치에 자석을 붙였다. 자석 중량은 0.08g. 하지만 자석력은 7500배인 600g이나 된다. 틀니를 잡아주는 힘이 좋아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통증이 걱정된다면=치과치료가 두려운 사람에겐 무통 시술이 권장된다. 시술의 원리는 용량을 줄인 수면내시경과 같다. 시술 전 정맥주사로 진통제와 항부종제를 맞고, 치료를 받는 동안 미다졸람이라는 진정제를 링거 주사처럼 주입받는다. 치료받는 동안 의식은 있지만 고통이나 불안감은 전혀 없다. 사랑니가 깊이 박혔을 때, 광범위한 잇몸수술을 받을 때, 임플란트를 받을 때 등 비교적 큰 수술시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