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다시 연말이다.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연중 마지막 달 한겨울에 접어들었다. 이럴 때 자칫 방심했다 고생하기 쉬운 질병이 바로 식중독이다. 식중독 하면 흔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나 유행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겨울 동안 식중독 환자 수가 눈에 띄게 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첫 주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이 확인된 환자가 22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9%나 증가하기도 했다. 한겨울이 되면 바깥이 추워 실내 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사람들끼리의 접촉이 잦아지는 게 식중독 발병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더구나 요즘 연말에는 휴가를 내고 장기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행지에서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는 것 역시 식중독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노로바이러스가 꼽힌다. 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셔서 식중독에 걸리는 것이다. 특히 굴이나 조개가 겨울철 노로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가 된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이미 감염 증상을 앓고 있는 환자의 구토물이나 분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파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생존력과 전염성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이다. 온도가 섭씨 20도 전·후면 건조한 상태에서도 3, 4주 동안이나 살아남고, 약 30분 동안 60도 정도로 가열해도 전염성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음식뿐 아니라 사람 간의 접촉만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짧게는 10시간, 길게는 48시간 정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구역질이 나거나 토하고, 배가 아프며 설사를 하는 게 주된 증상이다. 환자들이 설사에 시달리는 기간은 평균 8~13일로 보고돼 있다. 매사에 의욕을 잃어버리고 2, 3일 동안 지속해서 열이 나거나 온몸이 쑤시는 등의 증상도 함께 보일 수 있다. 환자 대부분은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보충하는 등의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회복된다. 학교나 회사 등의 단체 생활은 증상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쉬어야 한다. 또 환자는 부엌에 들어가지 말고, 회복된 이후에도 최소한 48시간 동안은 요리하지 말아야 한다. 주변에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가 생기면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다. 먼저 앞치마나 고무장갑 같은 보호 물품이나 별도의 소독 처리 없이 환자가 토한 자리나 환자가 썼던 물건을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에게서 나온 구토물이나 분변 등은 절대로 맨손으로 만지거나 일반적인 걸레로 처리하지 말고, 염소 성분이 1,000~5,000ppm(0.1~0.5%) 들어 있는 소독액을 충분히 적신 천이나 종이를 덮어 스며들게 한 뒤 장갑을 낀 채 닦아내야 한다. 닦은 뒤에는 구토물이 묻은 종이를 장갑과 함께 비닐에 넣어 소독액을 뿌린 다음 밀폐시켜서 버린다. 그리고 구토물이 있던 곳과 그 주변을 소독액을 적신 천이나 종이로 다시 여러 번 닦은 다음, 손을 비누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톱 밑 부분까지 씻어내야 한다. 옷이나 이불에 환자의 구토물이 묻었다면 염소 1,000ppm 소독액에 30분 이상 담갔다가 세탁하는 게 좋다. 세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구토물을 제거한 다음 구토물이 묻었던 곳에 젖은 수건을 대고 온도를 85도 이상으로 올린 스팀다리미로 1분 넘게 가열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독액이 없을 때는 가정에서도 간단히 만들어 쓸 수 있다. 염소계 표백제를 0.1~0.5% 농도(종이컵의 5분의 1~3분의 1분량)로 빈 페트병에 붓고 물 500㎖를 채운 다음 뚜껑을 닫아 흔들어 섞으면 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역시 결국 예방이 최선이다. 손을 자주 씻고, 음식은 섭씨 85도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 먹는다. 특히 평소 체력이 약하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거나 소화기관이 예민한 어린이는 감염을 막기 위해 음식이나 위생 습관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채소와 과일도 흐르는 물에 씻어서 되도록 껍질을 벗겨 먹는 게 좋다. 요리하는 동안 썼던 칼과 도마는 깨끗이 씻거나 소독해 보관하고, 생선과 고기, 채소 용도 등을 분리해 사용하길 전문가들은 권한다. 실내 환기를 자주 시켜주는 것도 노로바이러스 전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 <도움: 을지대병원,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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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민건강보험 블로그「건강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건강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