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향한 책임
기사입력 2021. 06. 28
이민혁 병장 육군21사단 방공대대
“조국이 당신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대통령 취임 연설 중 남긴 말이다. 이 표현의 앞뒤를 살펴보면 케네디는 미국의 국민이든 그렇지 않든, 모든 시민은 그 세대의 질서와 자유를 수호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더불어 모든 시민은 자유시민으로서, 또한 세계의 시민으로서 인류의 자유를 위해 스스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문해야 하며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시민에게 국가는 어떤 것이든 베풀 수 있다고 했다. 즉, 자유와 평화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국민이 있어야 강건한 국가가 존재함을 주창한 연설이었다.
현재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나에게도 이 연설은 뜻깊게 다가왔다.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나아가 평화와 자유 수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봤다. 그러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나는 국가로부터 무언가를 바라고 또 무언가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국가가 그것을 주지 못할 때, 그것을 보장해 주지 않을 때 불만을 가졌다. 나는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국가는 국민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베풀어야 한다는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하지만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다. 나 자신에게 물었을 때, 그동안 책임의 무게를 짊어지지 않은 채 권리만 주장했던 것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국가라는 보호막 속에서 여태껏 많은 자유를 보장받았다. 경제의 자유, 문화의 자유, 예술의 자유, 의료 기술, 치안, 복지 등등 조국이 우리에게 준 것들을 결코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준 대한민국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국가에 애정을 갖는다면 국가와 국민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기에 그것은 분명 우리에게 더 큰 애정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국가로부터 많은 것을 받는 한편 질서와 자유를 수호하는 임무와 책임도 부여받았다. 우리 국민 스스로가 그것을 인지하고 그 무게에 따라 행동하면서, 대한민국 앞에서 떳떳할 수 있을 때, 우리의 나라 역시 더욱 강건해질 것이다. 케네디가 말했듯 세계 질서와 자유 역시 그에 따라 진보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 각자 대한민국을 위해 자신이 어떤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지 고민해 보고 조국에 대한 애정을 갖자.
모두가 국가와 책임의 의미를 느끼면서 코로나19로 힘든 이 시기를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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