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건소에 폐업신고를 하였습니다.
머리숙여 스스로 죄를 청하며 그간의 사정을 하나도 숨김이 없이 고백하고자 합니다.
아토피에 관한 공부를 하던중 아토피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던중 의외로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특히 유소아들의 경우 부모들의 고통을 상담실이나 아토피아를 통하여 접하게 되면서 한의학으로 치료법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한방치료의 이론과 메카니즘은 아토피를 치료하는데 상당히 적절한 방법이었지만 피부의 가려움과 증상을 개선시켜줄만한 외용제의 연구가 필요하였습니다.
한의학서적을 참고하여 외용제를 정리해보고, 그것들을 실제로 만들어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바르기도 불편하고 특히 청대를 사용하는 경우 약이 진한 남색을 띄고, 옷에 자꾸뭍어서 사용을 포기했습니다.
자운고도 만들어보았지만 특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다음에 연구하기시작한 것이 화장품을 만드는 방법을 응용하여 외용제를 만들어보고자 화장품 제조법을 공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중에 건강상의이유로(예전에 기공수련을 하면서 기치료를 하였는데 기공편차가 생겨서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되어 1년정도 오전진료만 하고 오후에는 쉬어면서, 별에별 약을 써 보았으나 특별히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연변에 기공편차를 치료한다는 분을 찾아가 치료를 받기로 하고 작년 5월에 3주간 연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한 그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계속 수련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30년정도 사용하여온 피부연고제가 있었고, 그동안 한방피부외용제에관해 관심이 많았던터라 샘플을 구해서 사용해보고자 처방내용을 물어보자 자신이 30년 사용해온 밀방은 절대 공개 할수 없다고 하더군요
또한 이미 한국에서 몇몇이 조금씩 가져다가 사용하고 있었고, 성분을 알아보기위해 성분검사를 해보았지만 특별한 성분을 알아내지 못했다고 했으며, 피부독성검사도 해보았지만 피부에는 특별한 자극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귀국하여 처음으로 제가 가려울 때 사용하여보고, 큰아이나 작은아이 땀띠나고 귀저기 발진이날 때 사용하여보았습니다. 효과가 좋았고, 주위의 아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써보았지만 여전히 효과가 양호하여 스테로이드를 의심하였습니다.
1달후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연고 3가지를 준비해가지고 중국에가서 효과가 좋은데 혹시 이런 것이 들어가지 않는냐고 물었더니 그런 것은 안들어간다고 하면서 한약제가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스테로이드와 중금속만 없으면 아토피환자들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이후로 아토피 환자들에게 조금씩 사용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아가는 과정이 전혀 스테로이드를 사용할때와는 전혀 다른 치료기전을 보였기 때문에 스테로이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새로운 발견에 흥분이 되어있었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의사로서 해야할 사명이라고 생각했고, 아토피환자에게 정말 희망을 주고 아이들에게 해맑은 미소를 찾아주겠다고 마음먹고, 작년 11월 말에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환자들에게 정말 최선을 다하여 진료했고, 비행기를 두 번씩이나 갈아타면서 중국에 약을 얻으로 다녔고, 3월4일에 그 약성분과 배합법을 미화 2만불을 지불하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스테로이드가 들어가는것이었습니다.
하늘이 노래지면서 그동안 나를 믿고 의지해왔던 아이들과 엄마들의 얼굴이 저승사자처럼 보이더군요.
5일낭 돌아오니 오후예약환자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생각도 내가 뭐라고 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날 오후에 4명의 환자를 보았는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연고를 처방했습니다.
가슴은 두근거리고, 어지럽고 온몸은 계속 식은땀만나고, 어찌 할 수가 없었고 밤새워 고민하다 진료 포기를 하기로 하고 교통사고 났다는 핑계를 데고 예약환자를 다 취소하였습니다.
제일 괴로운건 나의 부주의로 인하여 많은 환자들이 절망할 일을 생각하니 죄책감과 두려움에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습니다.
5일간 물만 간신히 먹고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용기를 내어 수습을 해보려고 다시 중국에 갔지만 엉뚱한 소리만 듣고 왔습니다.
처방내용을 이미알았으니 돈이아까와서 그러냐고 하더군요.
지금이라도 사실을 밝히고 스스로 한의원을 폐업하고 그동안 저를 믿고 아이를 맏겨주신 분들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여 사죄를 드립니다.
일찍 연고사용을 중지할 것을 알려 드렸어야 하는데 어떻게 수습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무어라 말해도 소용없다는 것 잘알지만 저는 진심으로 아토피안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책임을 질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책임을 지겠습니다.
눈물로 머리숙여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