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가 올 시즌 조기 마감 후 가장 시급하게 마무리해야 할 일은 어머니 관련 루머 처리로 갑자기 바뀌어 버렸네요.
'만약 그 루머가 제임스의 농구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을 전제로 제임스의 행선지에 대한 ‘개인적’ 예상을 해 보려 합니다.
르브론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시카고가 거론되지만 제 입장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르브론은 시카고에는 절.대.로. 가지 않는다’가 될 겁니다.
아마추어 농구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습니다. 웬만한 실력으로는, 특히 한 팀의 자타공인 에이스 정도가 아닌 선수라면(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원하기는 어려운) 절대 달아서는 안되는 번호....바로 23입니다.
꽤 비슷한 일이 이번 시즌 nba에서도 있었는데, 본인의 말로는 '원래 주인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포기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그 이유를 인정한다 치더라도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겁니다.
원래 주인은 은퇴했어도, 23이란 백넘버는 스포츠 계에서 영원히 마이클 조던 만을 위한 번호라는 것.
아무 의미가 없던 23번이라는 등번호는 조던이 달고 뛴 이후 이제는 조던만을 위한 번호이며, 종목을 막론하고 누군가 가까운 미래에 조던만한 업적을 쌓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인식이 바뀔 가능성은 이제 거의 없다는 것...
축구계에서는 데이비드 베컴이 23번을 달고 뛰는 이유도, 반면 어떤 농구 팀의 스타 플레이어라도 웬만해서는 23번을 달고 뛰지는 않는 이유도, 코비 자신은 신경쓰지 않는다지만 소속팀에서 24번을 달고, 대표팀에서도 ‘우연히’ 9보다 1이 큰 백넘버를 다는 이유, 빈스 카터가 국가대표에서 9번을 기어코 피하려고 했던 이유들 모두가 과연 마이클 조던의 그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까요?
그리고 ‘어떤 이유’ 때문에 스스로 23번을 벗어버린 르브론이 6번을, 혹은 다른 무슨 번호(0번이나 심지어 99번을)를 달고 뛰더라도 시카고에서 '첫우승을 위해' 뛰게 된다면, 공을 잡을 때마다 그 압박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까요? 르브론 영입을 위해 불스가 엠블럼을 바꾸고, 유니폼을 바꾸고 (심지어 팀명을 바꾼다고 해도) 르브론은 시카고를 위해 에이스로 뛰는 것이 어떻게 보여질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아직 어린 스타 가드 로즈는 물론, 빅맨 앨튼 브랜드조차도 1순위로 불스에서 뛰던 때 가장 흔히 ‘비교’되던 사람은 바로 MJ).
굳이 우승이나 코트 위에서의 일에 대한 압박만이 아닙니다. 시카고에 간 후의 르브론은 코트 안팎에서 무슨 짓을 하든 사법고시를 수석으로 통과한 큰 형과 비교당하는 수험생 막내 신세가 되겠죠.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디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안다’고 평가받던 르브론이, 다시말해 미디어와 대중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가장 잘 아는 르브론 제임스가 과연 그걸 모르고 자기의 미래 소속팀을 결정할까요?
마이클 조던과 무관한 이유도 물론 있습니다. 이번 시즌까지 우승을 실패함으로써 사실상 이제 르브론이 우승에 간절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음 시즌에 당장 우승을 해야만 하거나, 혹은 그럴 정도로 엄청나게 절박하거나 절망적인 상황(나이, 신체 상태, 성장 곡선이나 부상 등의 개인적 요인을 고려해 볼 때)이 된 것은 또 아닙니다.
게다가 시카고의 멤버가 이미 상대적으로 짜임새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사실 팀을 이적함으로써 다음 시즌 곧바로 우승을 차지할거란 바람도 결국 장및빛 낙관론에 기인한 믿음에 가깝습니다. 요는 올해 상황에서 르브론 영입이 가능한 동시에, 가장 우승에 근접한 그룹인 시카고가 르브론이 실제로 가게 되도 우승 0순위가 된다는 건 아니란 말이죠. 르브론을 영입하지 못하는 수많은 다른 팀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러나 결국 이 이야기는, 조던 은퇴 이후의 시기가 (어떤 왕조가 절대적이었냐를 논하는 것만큼) 누가 조던의 뒤를 이을 절대적인 선수인가가 화두였다는 포스트조더니즘(Post-Jordanism)시기였다는 말로 귀결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실력을 떠나 조던만큼 리그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친 사람-선수만이 아니라-이 있을지). 그리고 만약 르브론이 올해 시카고로 간다면, 이러한 가십에 정점(어떤 의미로는 마침표)을 찍는 일이 될 테죠.
물론 이 ‘예상’은 시카고 불스의 현재 전력과 르브론 이적 후 예상되는 미래 성적과는 무관한 측면의 코트 외적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엔, ‘르브론이 바라는 미래’와 무관하지는 않은 이야기라는 데에선 적잖은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첫댓글 제 기본입장과 비슷하네요.... 저도 르브론이 조던의 성지로 가고 싶어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간다면 많은 걸 감수할 각오를 하고 가야겠죠.
안갈것 같은... 오히려 뉴욕이 더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너무 복잡하게 파고 들어가는거 같네요. 그냥 우승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갈거 같습니다만... 일단 클블팬들이 또 구단주, 거기 정치인까지 합심해서 르브론을 잡으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르브론 본인이 여긴 평생가도 우승못하겠다..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그래도 그냥 갈겁니다. 지금 인생을 걸고 선택을 하는 시기니까요
말 그대롭니다. 본인의 선수 인생을 걸고 하는 판단이고 사실상 자신의 전성기를 보낼 팀을 결정하는 판단인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겠죠. 그리고 우승에 대해서는, 르브론이 가는 팀은 당장 내년에 우승을 못하더라도 빅쓰리나 최근의 강팀 추세가 그렇듯이 조만간에 많은 스타선수가 몰리게 될 겁니다. 시카고는 분명 그 중 하나지만, 르브론이 올시즌 보인 제스쳐나 도시의 특성상 갈 수가 없어진 거라 보구요.
조던의 성지가 과연 불스 뿐일까요. 불스가 비록 어떤의미에서 모르도르라 할지라도. 뭐 어떻습니까 다른곳에 있다해도. 반지를 가진자. 사우론의 영향아래죠
제2의조던이라고 생각은 안드네요..스타일도 다르고..포지션도 다르고.모든팀에 영구결번선수들이 있는대
다 영향받지 않죠..어딜가나 비교되는건 마찬가지구요..우승하는게 가장 중요하죠..뉴욕의 미디어들이 불스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할꺼 같진 않내요..
저도 너무 오버센스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어차피 코비,르브론 급의 선수라면 어느 팀에서 뛰더라도 조던과 비교되는건 불가피한 일입니다. 팀을 옮긴다면 우승확률이 가장 높은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네요.
오버 센스라는 말은 지나치군요. 애초 아무 근거 없이 쓴 주장이 아닙니다. 선수에게 백넘버를 바꾸는 것은 적잖은 상징성이 있는 행위고, 애초에 달았던 번호도 마이클 조던과 밀접한 연관이 있던 번호였죠. 결국은 이 '상징성'에 대한 글인데, 불스의 이적도 바로 그 '상징성'때문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말입니다. 그 밖에는 동의하는 부분이 있기에 밑에 리플로 적어뒀습니다.
아무 근거없다고는 안했는데요. 오버센스란 표현도 분명 가능성은 있지만 벌써부터 너무 디테일한 부분을 파고든걸 지적하고 싶었던거고요. 르브론이 이적을 할지 안할지조차 확실치 않은 상황이니까요.
밑에 글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현지 전문가 중 상당수가 벌써 르브론이 이적한다면 아마 시카고일 거라는 의견을 내놓았군요. 거기에 공감할 수 없어 쓴 의견입니다.
물론 르브론은 우승확률을 (만약 이적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겁니다. 그렇지만, 윗분들 말처럼 그를 제 2의 조던으로 생각하든 아니든, 이미 제임스는 조던급의 압도적인 선수로 실제로 현역 중 조던과의 비교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다른 팀도 아닌 시카고 이적은 그러한 가십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거란 겁니다. 지역 미디어의 극성도가 어디가 높은가 한정하는 것은 그렇기에 핀트가 좀 벗어난 듯 보입니다. 르브론은 경험상 그러한 변화를 잘 예상하고 있을 테고, 그게 이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측'하는 거구요. 개인적으로 '현재 불스의 조건이라면' 그렇게 될 거 같습니다. 결국 시간이 답해줄 문제군요.
로즈와 르브론이면 플레이가 너무 겹쳐보이지 않나요?..그닥 좋은 조합인지는 모르겠습니다..둘다 안으로 치고 들어가려는 성향이 강하고 동선도 비슷해보입니다만..제일 아쉬운 건 제 생각에는 커리와 르브론의 조합입니다..뉴욕이 정말 아쉽게 되버렸네요..뉴욕에 커리가 있었다면 르브론과 손발이 잘 맞았을 것 같은데요..전 그래도 뉴욕으로 꼽고 싶습니다..물론 명예를 중시한다면 클블에 남겠지만, 요즘 프로가 그러기는 쉽지 않아보이고..뉴욕에 선수층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갈리나리 정도는 르브론과 좋은 호흡을 보일만한 선수인 것 같습니다..주목받기 좋아하는 르브론 성격에도 어울리는 것 같구요..
로즈랑 르브론은 최악의 조합이라고 봅니다. 로즈가 캐치앤슛을 쏴본적도 별로 없을 뿐더러 스타일상 전혀 장점을 못살리죠
르브론에게 필요한 포인트가드는 3점슛이 좋고 수비가 좋은 리딩이 되는 선순데 이 조건에 로즈는 한개 밖에 충족 못시킵니다..
르브론과 마찬가지로 공오래잡고 돌파형 에 킥아웃으로 경기를 푸는 스타일인데 르브론이 킥아웃을 받아먹을 미들슛을 쏘기엔 르브론 재능이 아깝죠 마찬가지로 르브론이 빼준 패스를 로즈가 받아먹는것도 그렇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