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수원, 크로아티아 대표 수비수 네레틀랴크 영입 [2005/01/21 한국 축구]
대한민국 K리그의 수원 삼성이 크로아티아 1부리그 하이두크 스플리트의 수비수 마토 네레틀랴크(25, 크로아티아)를 영입했다고 한국의 스포츠 언론인 일간스포츠에서 보도했다.
네레틀랴크는 최근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의 페예노르트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 양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이나 다음달 13일부터 열리는 2005 A3 챔피언스컵 출전 선수 명단에 네레틀랴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이변이 없는 한 이적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A3 챔피언스컵은 동북아시아 3국(한국, 일본, 중국) 리그의 우승팀과 개최국 리그의 추천팀 한팀이 참가하여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벤트성 대회로 한국에서는 2004시즌 우승팀 수원과 준우승팀 포항 스틸러스가 참가한다.
전반기를 리그 1위로 마치긴 했지만 2위 리예카와 승점 2점차에 불과한 하이두크는 주전 수비수인 네레틀랴크의 이탈로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골키퍼 즐라트코 루녜(25)와 함께 수비진에서 현역 국가대표로 루카 부코비치(20), 마리오 그르구로비치(19, 이상 크로아티아) 같은 어린 수비수들을 이끌며 하이두크가 18경기 18실점을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30득점 이상이 네 팀, 20실점 이하가 세팀이라는 수치도 32득점 18실점을 기록한 하이두크의 호성적이 수비의 탄탄함에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네레틀랴크가 이적할 경우 이번 시즌 NK 자그레브에서 이적한 장신 수비수 톤치 질리치(29, 크로아티아)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 통산 세 번째 리그 우승을 달성한 수원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한국 대표 수비수 송종국(26)을 네덜란드 에리디비지의 페예노르트에서, 한국 대표 미드필더 김남일(27)을 K리그의 전남 드래곤즈에서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시즌 우승에도 공수를 겸비한 오른쪽 윙백의 부재, 공격에 비해 수비력이 취약한 한국 대표 미드필더 김두현(22)과 중앙에서 호흡을 맞추며 그의 약점을 보완해줌과 동시에 공격전개에도 일정부분 힘을 보탤 수 있는 역량있는 미드필더가 없음을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원은 김남일과 송종국의 가세로 이러한 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88cm 84kg의 좋은 신체조건을 지닌 네레틀랴크는 높이와 힘, 빠르기와 대인방어 능력을 겸비했으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인 선수로 평가된다.
유로 2004 본선 대비 차원에서 열린 독일과의 평가전(1-2 패)에서는 74분 왼쪽 미드필더로 출장한 마르코 바비치(23, 바이어 레버쿠젠) 대신 투입되어 왼발슛으로 유효슛을 기록한 데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으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하며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하이두크에서 3백의 왼쪽 스토퍼로 활약했으며 중앙에 비해 측면 전문 요원이 부족한 대표팀에서는 왼쪽 풀백, 경우에 따라서는 왼쪽 미드필더까지 소화했다.
그러나 목적이 확실한 송종국과 김남일의 가세에 비해 수원이 네레틀랴크의 영입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현재 K리그는 한 팀이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5명(이번시즌부터 4명 유력)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3명으로 한정된다.
이미 수원의 수비진에는 지난 시즌 포르투갈 수페르리가의 마르티모에서 이적한 장신 수비수 하비에르 무사(26, 아르헨티나)가 시즌 베스트 11에 선정되며 기세를 올리고 있으며 공격진에는 브라질 올림픽 대표 출신 듀오 마르셀 아우구스투(23)과 나드손 로드리게스(22)가 버티고 있다. 현재만 놓고 본다면 네레틀랴크의 가세는 기존의 주전급 외국인 선수의 출전시간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네레틀랴크가 대표팀에서 왼쪽 풀백과 미드필더를 소화했다고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의 공격력이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다. 공수를 겸비한 측면 수비수가 부족한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유로 2004 지역예선부터 지금까지 본래 중앙 수비수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을 풀백으로 기용하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가장 최근 A매치인 지난해 11월의 아일랜드전에서 좌우 풀백으로 선발 출장한 스톄판 토마스(28, 갈라타사라이)와 요시프 시무니치(26, 헤르타 베를린)도 소속팀에서의 역할이나 거구의 신체조건을 볼 때 측면보다는 중앙 수비에 더 적합한 선수들이다.
네레틀랴크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친선경기가 아닌 유로 2004 플레이오프 슬로베니아와의 1차전에서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 출전했던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수원은 차범근 감독의 영향으로 3백을 기본으로 3-4-1-2와 3-4-3을 병행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사가 3백의 한자리를 굳힌 상황이다.
골키퍼를 비롯한 동료 수비수는 물론이고 다른 포지션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수비수에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동시 기용되는 것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위험 부담이 크고 외국인 선수 출장 제한도 염두에 둬야 한다.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무사와 슬라브어에 속하는 세르보크로아티아어를 사용하는 네레틀랴크가 원활한 대화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네레틀랴크가 3백 전술의 윙백, 즉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되기 위해서는 4백의 풀백에 비해 공격력의 비중이 높은 윙백으로 뛸 수 있음을 시즌 준비 기간 동안 검증받아야 할 것이다.
지난 두시즌동안 6경기의 A매치에 교체 출전한 네레틀랴크는 이 중 4경기를 4-4-2 전술의 왼쪽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이 중 공격을 위해 투입한 것이 확실한 경기는 독일전 한 경기에 밖에 없다. 물론 확실한 공격력 없이도 그가 왼쪽 윙백으로 뛸 가능성은 있다.
전성기 위협적인 공격 가담을 보여준 송종국이 주전 오른쪽 윙백이 유력하며 한국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라 할 수 있는 김남일이 가세했기 때문에 중원에서 좀 더 공격적인 선수 기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으로 인한 대표팀 차출이 변수이긴 하지만 김두현과 김남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대의 혹은 나드손이 공격형 미드필더 내지 세컨드 공격수로 기용된다면 왼쪽 윙백의 공격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차범근 감독은 이미 지난시즌 본래 윙이나 공격수인 서정원(34)를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비가 중요해진 왼쪽 윙백에 조란 우르모프(27,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투입을 염두에 두기도 했으나 우르모프의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이를 포기한 바가 있는데 네레틀랴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네레틀랴크를 왼쪽 윙백으로 기용할 경우 기존의 주전인 최성용(29)을 수비형 미드필더나 오른쪽 윙백으로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수의 현역 한국 대표를 보유하고 있는 수원의 사정을 감안할 때 좋은 기량에도 2003년 6월 이후 대표팀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는 최성용을 왼쪽 윙백만이 아닌 다양한 포지션에 기용할 수 있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무사가 수비수로, 네레틀랴크가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한다면 공격의 마르셀과 나드손 중 한 명은 경기에 나설 수가 없다.
그러나 지난 7일 마르셀이 수페르리가의 아카데미카로 사실상 이적했으며 겨울 휴가를 마치고 에이전트와 함께 수원 구단을 방문하여 이적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이미 해외의 여러 웹사이트에서 마르셀의 이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네레틀랴크의 출전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수원은 김남일과 송종국 외에도 한국 대표 공격수 안효연(27)과 전 한국 올림픽 대표 미드필더 전재운(24)를 영입했고 기존의 김대의(30)와 김동현(20)라는 또 다른 대표 공격수들도 보유하고 있어 마르셀이 나가도 당장 공격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부터 차범근 감독의 신임을 바탕으로 성인무대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동현은 최근 본프레레 한국 대표팀 감독의 신뢰를 얻으며 A매치에 자주 얼굴을 보이고 있으며 힘과 높이가 탁월하여 브라질 출신답지 않게 187cm 87kg의 당당한 신체조건을 지닌 마르셀의 대역으로 가장 유력하다.
기복이 심하지만 폭발력이 있는 안효연은 교체 선수로 유용하며 측면 돌파와 중거리 슛 외 중앙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어느 정도 경기 운영도 가능한 전재운은 김대의의 운신 폭을 넓게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우르모프를 방출 혹은 귀화시키고 마르셀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역량을 지닌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시즌 수원이 소화해야 할 일정은 가히 살인적이다. 지난 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참여하는 한국 슈퍼컵과 A3 챔피언스컵,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는 물론이고 정규리그와 리그컵, FA컵도 소화해야 한다.
이번 시즌부터 2군 리그가 없어지고 월드컵 아시아 예선으로 인한 잦은 선수 차출로 2군 선수들의 1군 경기 출전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1군 경기에서 흡족한 기량을 보일 2군 선수는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우승으로 탄력을 받은 수원이 모기업 삼성의 재력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대대적인 투자를 공언하자 많은 축구팬과 언론은 거물급 해외 공격수의 영입을 기대했다. 그러나 어느해보다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며 특히 대외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수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수비일 것이다.
수원이 김남일과 송종국에 이어 네레틀랴크의 영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은 구단 운영진이 시즌 준비에 있어 안정을 우선과제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네레틀랴크의 영입은 미드필드에서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공수를 겸한 최성용의 활용 폭을 넓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K리그에서 유럽 출신 수비수들의 성공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중앙 수비수 혹은 왼쪽 윙백으로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 네레틀랴크가 K리그의 확고부동한 명문으로 자리를 굳히길 원하는 수원의 야망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토 네레틀랴크 Mato Neretljak
생년월일: 1979년 6월 3일생 만 25세
국적: 크로아티아
신체조건: 188cm 84kg
포지션: 중앙 수비수, 왼쪽 풀백/미드필더
A매치 7경기 1골. 2001년 4월 25일 데뷔.
크로아티아 1부리그 경력 - 리그 124경기 7골
2000~2002 오시예크 리그 47경기(전경기 선발) 3골.
2002~현재 하이두크 스플리트 리그 77경기(선발 76회) 4골.
Written by 강대호
첫댓글 자아 한번가봅씨다!!레알수원
얼마에 영입되었을까요?ㅎㅎ 제 fm에선 50억조항걸려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