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과 24일 KBS-1 '영상앨범 산' 나를 품는 도전-덕유산 국립공원 1부와 2부를 27일 뒤늦게 부러움 반 질시 반으로 시청했다. 지난해 마지막날 지리산 대원사를 시작으로 백두대간 산행을 이어 와 지난 2월 28일 육십령~남덕유~백암봉 구간을 타려 했으나 국립공원이 산불조심 기간을 급히 연장하는 바람에 겨울 덕유를 배웅할 기회를 놓쳤던 나로선 어쩔 수 없이 두 갈래 감정에 사로잡혔다.
덕유산국립공원은 2월 24일 밤 10시 22분쯤 긴급 공지를 올려 기습 폭설 때문에 안전 시설이 전도되는 등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설천봉 케이블카를 제외하고 덕유산의 모든 등산로 탐방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영상앨범 산'은 2월 말 삿갓재와 설천봉 대피소에서 각각 하룻밤을 보낸 2박 3일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2월 말이라고 했으니 2월 20일(화)~23일(금) 중에 촬영을 마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출연자는 덕유산 적설 산행을 만끽하려면 산불조심 기간(3월 4일~4월 30일)에 앞서 서두르라는 취지로 인터뷰했고, 이 내용이 편집에 걸려지지 않고 그대로 나갔는데 실제로 덕유산은 2월 24일 밤 10시부터 사실상 전면 통제돼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다. 정말 글자 그대로 제작진은 겨울 덕유와 '마지막 이별'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육십령을 들머리로 덕유산 종주를 하려 했으나 갑작스럽게 산불조심 기간이 연장되는 바람에 5월 이후로 미룰 수 밖에 없었던 나로선 '영상앨범 산'을 통해 대리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1부를 보면 국립공원관리공단 덕유산 직원들이 안전시설을 보수하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자에 앞서 산행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런 노력에도 폭설이 이어져 시설이 위험하다는 판단이 내려져 산불조심 기간을 연장하게 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영상앨범 산' 덕유산 1부와 2부에 모두 나오지만 폭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무들이 수두룩하게 쓰러져 있어 산행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덕유산 국립공원 남쪽이나 북쪽 산들은 한결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공단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덕유산 구간은 사정이 나은 편으로 보인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상당한 예산과 인력, 관심을 쏟아야 안전한 산행, 편안한 산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월 덕유산 국립공원 탐방로가 열리면 다시 찾아 봄이 깃든 풍광을 만끽할 것이고,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 덕유산 겨울 종주에 다시 나서 겨울 덕유의 진면목과 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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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의 마지막 겨울을 배웅하다 [영상앨범 산] KBS 240324 방송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