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를 할 건수가 많아 신장실 식구들과 며칠전 저녁 회식을 가졌다.
직장의 회식이란 근무복을 입고 직장생활를 할 때와 달리 평상복으로 만나서 먹고 마시고 노는 모임이라
늘 보는 사람들이라도 저련 면도 있었나? 다른 면을 보게 된다.
또 회식의 기본은 각기 일하는 분야가 다르나 누구나 같은 자격이라는 전제.
잘 노는 사람이 근무도 잘 한다. 는 나의 지론이다.
또 나는 우리 인공신장실 식구 모두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신장실 경력의 김옥진간호사가 어제부터 근무를 시작하였고
이홍기가 3월 말부터 근무,
김수현선생이 과장이 되었고,
김인영간호사와 박미주간호사가 얼마전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 겸사겸사 가진 회식.
오늘 이 자리에 빠진 식구는 육아휴직중인 이경은 간호사와 지방출장을 간 노창환이다.
외래에서 나를 도와주는 김재선이도 참석을 하였다.
벚나무아래 옥외에 자리를 준비하였고 따룬 와인 잔에 꽃잎 하나가 떨어진다.
바깥이라 약간 썰렁하여 무릅 담뇨를 하나씩 가져다 주는데
이거야 속불(?)을 때면 자연히 더워지는 법이다.
누구를 보고 손을 흔드는지?
안주는 모듬 소시지와
훈제 닭요리를 시키고
미리 준비한 달콤한 캘리포니아의 모스카토로 건배를 하고는
내가 간단한 인사말을 하였다.
이럴 때 길게하면 욕얻어 먹지요.
우선 무얼 좀 먹고보자.
항상 웃는 얼굴의 세아이의 엄마인 지미경간호사
용산병원에서 부터 같이 근무해 온 천아영, 김미라간호사.
신혼의 단끔에 빠져있는 박미주간호사는 손을 가리고 웃는 건가? 하품을 하는 건가?
내가 결혼식장에서 울다가 웃다가 하는 걸 보고
"울다가 웃으면 무슨 구멍에 솔 난다" 하였더니 급방 옆자리의 수간호사는 알아듣는다.
결혼식사회가 신부아버지를 업고 식장을 한바퀴 돌아라 하였는데 힘들었다지. 하니 그렇단다.
옛날에는 신랑을 매달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하는 모양인데
원 이거 장가 한번 들기 되게 힘드네.
내가 주례를 해 줄걸 그랬다.
인공신장실을 책임지고 있는 신정호전임의
이세영간호사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네.
다들 먹을 때는 조용히.
나의 일을 열심히 도와주는 김재선이가 서있네.
친절직원으로 시상과 격려금도 받았다.
바깥이 어두어 지면서 우리들 얼굴은 붉어만 가고.
분위기 있게 liquid parafin lamp에 불을 붙이고.
지배인이 사진을 찍어 준다.
다음에 나온 샐러드요리
위와 아래는 우리 골드 미쓰들, 천아영간호사와
목소리가 윤기흐르는 김미라간호사
새침떼기로 보이는 김선주간호사.
내가 회식을 마치는 시간은 집이 파주인 김간호사가 대중교통으로 집에 갈 수 있는 시간을 잡는다.
종이접기가 특기이다.
이번에 신장실에 합류한 이홍기
나의 작전은 이럴때 독한 양주를 한잔씩 마시고 자기 소개, 또는 소감을 말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늘의 양주는 Absolute Vodka, Vanilla, 1리터짜리로 싱글 잔으로 한 50잔이 나온다.
사진 찍는 걸 또 잊어 버렸다.
이건 오렌지쥬스로 칵테일을 하면 "스크류 드라이버"가 되나
바닐라 향이 나는 이 술은 그냥 마셔도 거북하지 않다.
자세히 보면 예쁘다./오래보면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이건 교보생명 빌딩 벽에 붙어 있는 글이나 자세히 보니 꽃미남이네.
"신랑을 부르는 호칭이 무엇이지?" 하고 물었더니
보통때는 "자기야", 무엇을 부탁할 때는 "오빠"라 한다는 소리를 듣고 몇명은 웃다가 넘어가서 의자에서 떨어질 뻔 하였고,
나는 피부가 건질건질하여 보니까 "닭살"이 돋아 있다..
용감하게 잔을 비우는 우리 과장님
술 못마신다는 건 이 동네에선 안통해.
윤현정간호사는 벌써 눈이 반쯤 감겼다.
항상 정확한 김경미간호사,
그러고보니 옆자리에선 무언가 부족하여 포크를 핥고 있다.
그런데 그 멋진 머리를 왜 잘랐지?
다시 보니 급조 마이크를 들었다.
오락부장에서 자칭 오락부 장관으로 승진한 김시숙간호사
한잔을 마시고는 두잔째 잔을 마치 뱀이 개구리를 보듯이 노려보고 있다.
건너 편에 내가 한번씩 가는 "대박횟집" 간판이 보인다.
조성이간호사가 무엇이 좋은지.
박장 대소를 하는 구나.
아, 이제 생각이 난다. 배에 오리가 한마리 새겨져 있고
먹을 수록 오리가 뚱뚱해진다고.
요정 캐릭터인 조여원간호사
거의 울쌍으로 잔을 받아 든 조간호사.
술이 약한 조간호사를 도와주려 흑기사를 자청하였다가 된통 욕만 얻어 먹었네.
나는 누가 적극적으로 말린 지는 기억하고 있다.
다음에 두고 보자.
믿음직한 역시 세아이의 엄마인 이세영간호사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중 한사람인 김옥진간호사.
술을 렇게 마시고도 얼굴도 안 붉어지는 원삼순 수간호사
아까 나온 이야기가 누군가 신장실에서 부수간호사로 사칭하고 있다던데.
누굴까?
다 마시고는 아쉬운듯 잔바닥을 보고 있다.
이때 모두들 "한잔 더. 한잔 더"를 외친다.
챱스테이크 안주인가?
그리고 이 집에 남아있는 햄버그 스테이크 4인 분까지 몽땅 가져오라 하고.
수줍은 총각 선생은 눈을 가리고, 그 옆의 늠름한 김 간호사
우리가 맥주도 한참이나 마셨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수록 떠들고
이웃에서 애 수험생 공부한다고 조용히 하라는 주의도 받고.
9시 반 서비스로 커피 한잔 씩을 마시고는 거의 열시가 다되어 끝내었다.
유쾌하게 보낸 봄날 저녁이었다.
나올 때 지배인에게 와인한병을 선물받았다.
다음날 아침, 모두들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첫댓글 탄수화물은 별로 안 보이고 술과 안주들로 시간을 보내었네요....술 못 마시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보드카 한잔이면 뻗을 것 같습니다.
우리 신장실 간호사들은 술을 정말 잘 마셔요. 잘 조절하지 않으면 내가 넘어갈 정도,
참~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여자들이 회식 나가면 못 마시는척하던 시절이 어제 같은데.... 지금은 요즘 애들이 만든 주도 같은 것도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