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2부 - 독일철도 탐방기 - 6 도시철도(2부 끝)
<트램>
* 며칠전 뉴스에서 파리의 노면전차가 70여 년만에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파리 뿐만이 아니라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 트램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써 노면전차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80년대 말부터 자동차 위주의 교통정책에서 보행자가 중심이 된 교통정책으로 바뀌면서, 노면전차는 편리성과 친환경성과 공공성을 인정받아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부산, 평양 등에 노면전차가 있었으나 남한지역의 경우 60년대 이후 자동차의 증가와 도시의 확장으로 모두 폐지되었다. 현재 전주나 울산 등 중형 규모의 도시에서 노면전차 방식의 LRT 도입을 고려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독일의 경우 트램이 거의 우리나라 시내버스 있는 수준으로 왠만한 도시마다 있다. 진짜 지도에서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도시인데 트램이 다닌다.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는 트램 사진도 찍었으나 나중에는 너무 흔해 안 찍었다.
베를린의 트램
* 한편 퀼른이나 하노버, 슈트트가르트 등 인구 50만 내외의 독일의 중형급 도시에서는 트램이 지하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즉 트램이 외곽에서는 노면으로 다니다가 혼잡한 시내 중심가에서는 지하로 들어가 지하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시내의 지하구간을 여러 계통(혹은 여러 노선)의 트램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시 외곽에서는 한가한 다이어가 유지되지만 도심에서는 여러 계통이 합쳐져 자연스럼게 밀도 있는 열차 운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건설비 측면에서도 이 점을 가지고 있다. 시내의 중요 구간만 지하로 건설하되 여러 노선을 운행시키므로 적은 걸설비로도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광주나 대전, 울산 같은 규모의 도시에서 배울 만하다. 가뜩이나 재정이 부담인 상황에 지하 노선을 여러 개 만들것이 아니라 이미 건설된 지하 구간을 이용해 다른 지상, 트램 노선을 연계하는 것이다. 꼭 한 구간에 한 노선이 다니라는 법은 없다.
지하구간으로 진입하는 트램(쾰른)
시내의 경우 트램이 이렇게 지하구간을 달린다. 졸지에 U반(지하철)이 되어버린다.
<베를린>
*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이자 인구 300만의 독일 제1의 도시이다. 베를린에도 서울의 지하철 2호선과 같은 순환선이 존재한다. 다만 서울처럼 지하철이 아니라 S반(광역전철)이며 전 구간이 지상이다. 재미있는 것은 시계방향 순환이 S41, 반시계방향 순환이 S42호선으로 칭해진다는 점이다. '내선, 외선'이라는 어려운 표현에 그나마도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는 서울지하철에서도 배울만하다. S42를 타고 한 바퀴를 순환해보았는데 딱 1시간이 걸렸다.
한편 베를린에는 서울이나 도쿄의 '중앙선'과 비슷한 S반 노선도 있다. S5, S7, S9 등이 다니는 노선인데, 도심 중앙을 동서로 관통하며, 역시 전구간 지상이라 도심의 주요 명소를 차창 밖으로 볼 수 있다. 선로는 복복선으로 북쪽의 두 선은 S반이, 남쪽의 두 선은 여타 간선열차들이 다닌다. S반의 경우 제3궤조 방식으로 전압을 공급받으며 전동차 옆부분에 집진장치가 있다. 때문에 간선열차가 다니는 복선에만 전차선이 놓여져있다.
Warschauer Str.역은 지도에 S반에서 U1호선으로 갈아탈는 역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U반을 타려면 S반 역에서 아얘 길거리로 나와 강을 건너 U반 역으로 가야한다. 사실상 다른 역으로 가는 셈인데(물론 길안내는 잘 되어있다), 개집표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개집표가 있었다면 엄청나게 긴 지하도를 뚫거나, 아니면 아얘 환승역이 아니라고 표시했을텐데.
베를린 U1, 2호선에서 쓰이는 구형 전동차.
* S반의 경우 보통 제3궤조가 많으나 프랑크푸르트나 퀼른에서는 전차선식이었다. 특히 퀼른의 경우 기관차 견인도 보았다.
베를린의 S반.
궤도 옆 흰 파이프 선 같은 것이 전차선 역할을 하는 제3궤조.
대차 부분의 주황색 박스가 집진장치다.
S반은 대도시에서 통근용으로 쓰이는 철도로, 보통 전동차에 고상홈을 쓴다.
하지만 퀼른에서는 이처럼 기관차 견인 S반도 발견할 수 있었다.
수도권광역전철을 기관차가 견인한다면 어떨까?^^
<베를린 중앙역>
보너스로 베를린 중앙역의 사진을 올려본다. 2006년 월드컵을 대비 야심차게 개장한 베를린의 중앙역으로 이번 여행에서 본 인상적인 역 중 하나였다.
남쪽 출입구 정면
남쪽 출입구로 유리창 너머 독일연방의회가 보인다.
남쪽 출입구에 들어서서 본 장면. 저 위로 열차가 지난다.
지하 승강장
역사내에는 각종 상점과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 2부 독일철도 탐방기 끝)
ⓒ Shinzino 2006 (http://blog.paran.com/station215)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베를린역 진짜 미치도록(?)아름답네요..저역 플랫폼이 3층구조라죠..
기본에 충실한게 돋보이네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엉뚱한 시각 하나. 단어 하나하나가 장난 아니게 긴 독일어의 특성을 반영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안내사인간판이 최소한의 숫자, 기호, 픽토그램 정도로 간단하게 구성된 것이 또 상당히 특이하군요. 색감은 비슷하지만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목포찍고... 식으로 가끔 너저분해보일 정도로 적어놓는 우리나 일본하고는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지. ^^
장대하고 웅장한 것이 우리나라와 일본과는 비교가 되않는군여...
베를린 중앙역은 지상 승장장은 S-Bahn, 지하 승강장은 일반열차 및 고속열차용인가 보군요. 웬지 감명적인…….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베를린 중앙역은 십자가 형태로 철도노선이 만나고 있는데요. 동서를 잇는 노선이 지상, 남북을 잇는 노선이 지하입니다. ^^ 때문에 지상에는 S반 이외에도 ICE 같은 간선열차도 정차합니다. 반면 지하에는 S반 노선이 안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