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교회는 많지만 말씀 앞에 서 있는 교회는 많지 않다. 교인들은 많지만 말씀 앞에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살아가려는 교인들은 많지 않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목회자들도 많지만 말씀을 연구하기 위해 애쓰고 말씀 앞에 지독하게 기도하는 목회자들도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홍수가 나면 물이 많지만 마실 물이 없는 것처럼 겉으로 보여지는 신자들은 많지만 진작 소금과 같이 쓸모 있는 신자들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프고 부끄러운 얘기다. 진정한 부흥은 모두가 말씀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말씀 앞에 순종하는 신자들이 많아지는 것이고, 다리에 피가 돌지 않을 만큼 무릎을 끓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신자들의 기도의 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성경을 읽는 시간이 많아져야 하고, 성경의 말씀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져야 한다. 여러 가지 계획과 상황 앞에 판단의 기준을 성경에 두는 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부흥을 갈망하면서 부흥을 위해 실천하는 모습이 없다면 결코 부흥은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사순절 끝자락에 귀한 책을 만났다. 경기도 안양에 위치하고 있는 십자가 교회를 담임하는 강산 목사다. 저자를 소개하는 란에도 적혀 있듯이 그는 말씀을 지독하게 연구하는 진짜 목회자다. 연구한 말씀을 타협하지 않고 강단에서 쏟아내는 사자후를 가진 용기있는 목회자다. 더구나 무릎이 망가질 정도로 기도하는 목회자이기도 하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한 줄기 빛을 본다. 아직 한국 교회는 썩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말씀 앞에 서 있는 무명의 목회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유명해 지는 것을 포기하고 개척 교회 교인들을 말씀으로 섬기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목숨을 거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 한국 교회는 소망이 있다. 이들을 통해 영향력을 받은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말씀 앞에 복종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분투하며 살 것이다.
사실 저자와 나는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오래 전(2013년) 책 한 권의 책을 읽다가 내가 복무했던 703특공연대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어 놀랬던 적이 있었다. 다시 책 앞쪽에 나와 있는 저자의 이름을 보았는데 익숙한 이름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며 군 생활 때 썼던 일기장을 뒤져 보았다. 저자와 대화 했던 그날의 장면이 짧게 기록되어 있었다. 미시령 교회였다. 이렇게 각별한 만남이 있었기 때문에 저자의 책이 나올 때마다 찾아 읽게 된다. 누가복음 풀어쓴 성경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예배가 회복되고 기도가 회복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말씀의 힘이다.
풀어쓴 성경은 저자가 오랫동안 원어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한국 사람의 정서에 맞게 오늘의 현대인들의 시각에서 풀어썼다. 뿐만 아니라 성경의 말씀을 적용한 저자의 삶도 소개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읽는 독자들 모두의 가슴을 뛰게 만들 정도의 강력한 글이다. 성경과 함께 살아온 저자의 삶이고 성경을 실천하고 있는 살아 있는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전작 이사야서 풀어쓴 성경처럼 성경 누가복음도 쉽게 번역했다. 쉽게 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초등학생들도 읽으면서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썼다. 어려우면 나 같아서도 잘 읽게 되지 않는다. 성경은 읽혀져야 성경이다. 읽혀지지 않고 덮혀만 있다면 단지 장식품에 불과하다. 저자를 통해 성경이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저자의 각고의 노력의 결과로 누구든지 성경을 손때가 가득하도록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밑줄을 그어가면서 나의 말씀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성경의 원래의 의미를 놓치지 않고 성경을 쉽게 번역하는 일이란 정말 고단한 작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의 고백처럼 누가복음 1장 첫 구절 '바야흐로'로 번역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보아도 저자가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이제 독자들의 몫만 남아 있다.
누가복음 풀어쓴 성경, 펼쳐 읽어 보라.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으니 조심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