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가 지난 4년 동안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에서 봉헌했던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를 4월 13일로 마쳤다.
수원교구는 그동안 단원고가 속해 있는 안산대리구를 중심으로 참사 직후 애도 기간을 지내고 2014년 5월부터 매일 저녁 미사를 봉헌해 왔다.
미사는 합동분향소가 문을 닫기 전까지 봉헌하기로 했지만, 올해 4주기를 맞아 세월호 가족들이 합동분향소 이전을 받아들이면서 미사도 함께 마무리됐다.
마지막 미사가 봉헌된 4월 13일, 수원교구는 각 본당에서 추모미사를 진행하도록 했으며, 신자와 수도자 200여 명이 참석한 합동분향소 미사는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를 비롯한 수원교구 사제 30여 명이 공동집전했다.
김건태 신부는 강론에서 성주간 목요일 전날에 일어난 세월호참사를 성목요일 성유축성미사에서 황망한 마음으로 접한 상황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면서, “당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서간 영혼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가족들의 고통을 위로할 힘과 지혜를 미사를 통해 청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랑유원지의) 미사는 멈추지만 앞으로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무엇보다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도록 눈여겨보고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세월호 희생자들 특히 어린 학생들의 죽음은 오만과 어리석음, 물신 풍조, 죽음의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 어른들 때문이었다”며, “아직도 우리에게는 무덤 속과 같은 음습한 상황과 처지를 즐기고, 만들고, 안주하려는 모습이 있다. 앞으로 우리는 생명을 존중하고 거짓 없고, 평화를 사랑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을 모아 다시는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다짐하고 다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가족들이 4주기를 맞아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고 희망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러기 위한 우리의 희망과 기대는 “진상규명”이라며, “아직도 배 안에서 나오지 못한 5명의 뼛조각 하나라도 찾기를 바란다. 진상규명의 희망은 우리가 더욱 마음을 다잡고 눈여겨보고, 목소리를 낼 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4월 13일 저녁 안산대리구장이 집전한 가운데, 마지막 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
이날 미사에는 단원고 희생자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 씨(세실리아)도 참석했다.
그는 지난 4년의 미사에 대해 “희생자와 가족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미사였다. 생명을 존중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위한 기도였다”며, “(앞으로도) 그런 사회를 만들자는 약속을 지키고, 진실을 밝히자는 기도를 이어가야 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진상규명은 지난 선거로 바뀐 중앙정부의 힘만으로 안 된다며, “곧 지방선거가 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개혁의 과제도 이뤄야 한다”며, “촛불시민이 원하는 민주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시민이 있어야 한다. 절대 정치를 멀리해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안산대리구 와동 성당 이레오 씨는 “와동 본당은 희생자가 많은 본당 가운데 하나다. 한 학생은 참사 전날까지 미사 반주를 맡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미사와 기도밖에 없었다. 직장과 본당일 외에 시간이 허락되는 한 미사에 참석했다”며,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와동 성당에서도 장기 계획이 확정된 것은 없지만, 앞으로 계속 기억하고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분향소 앞 컨테이너에서 지난 4년 동안 세월호참사 추모와 기억을 위한 매일 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
이날 미사에는 신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컨테이너 성전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어둠과 불편한 자리에도, 밖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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