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없는 박투나 중장투는 부디 삼가하시길 빕니다.
출발 하루전
극적인 마눌님의 재가에
어디어딜 갈지, 누굴 만날지, 누구랑 갈지 등등
무엇 하나 뚜렸한 것 없이 나선 이번 박투에서 뼈시리게(실제) 느낀 점이 있습니다.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러 빛고을 광주쪽으로 가 볼까 하다 그냥 계획없이 일단 북동쪽으로 나선 걸음.
사랑하는 동생이 당일날 저녁출근임에도 불구하고 팻보이를 타고 배웅바리를 해줍니다.
출근시간에 늦지않을만큼만 최대한 북으로 북으로~
그렇게 "김해"에서 "군위"까지,
의리가 철철 넘칩니다.

우선 점심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카페에서는 조금 유치한 장난질에 초딩마냥 키득키득~

그리고 나름 인증샷 한컷도~
이래저래 고마운 동생을 보내고 문경으로 향합니다.
스치는 바람을 즐기며 도착한 곳은, 점점 이름을 떨치고 있는 "모전동 ○○ "칼"국수"(쥔장도 라이더입니다.)
쥔장과의 인증샷과 시원한 커피 한잔 그리고 정을 나눕니다.

이때까지만해도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으로 어딜 갈까하다 동해바다를 보러 동쪽으로 향합니다.
최종 목적지를 정동진으로 정하고 부다다당~
근데 우잉. 안동을 지날 무렵인가부터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분명 조금전까진 반팔티에 토시차림은 그저 시원다고만 느껴졌는데 어느순간부터 시원함을 넘어 슬슬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산속길이라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웬걸 이건 뼈가 시립니다. 특히 터널을 통과할때는 냉장고를 방불케하는 냉기가...
허겁지겁 여름점퍼를 꺼내입고 그것도 모자라 조끼까지 겹쳐입었지만 이미 몸에 들어와 쌓여버린 냉기탓인지 불가항력 입니다.
(모캠 외 일반 투어시에는 지역특산물을 가끔 사오곤 하는 촌놈인터라 최대한 새들백은 가볍게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부피있는 쟈켓은 빼 둔 상태)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달려
해가 떨어지기전 마침내 정동진에 도착!
정말이지 이를 악물고 달렸습니다.

정작 바다풍경은 5분만에 마음에 담고, 허겁지겁 인증샷 한방(뒤에는 윗통을 벗고 다닙니다. 중국말로 뭐라뭐라 하네요. 누구는 추워서 입도 못 열고 있는데 ㅠㅠ)
얼른 방부터 잡을려고 주위를 배회했지만 역시나 만원!
동해쪽으로 다시 내려갑니다.
이번엔 부다다다 당이 아니라 뽈뽈뽈~~~(추우니까 엔진열기를 안 뺏기기 위해)
우여곡절끝에 동해시의 1인1주차 무인텔에 입성.
바짝 얼어붙은 몸을 10분여의 온수욕으로 간단하게 녹인후 곧장 쓰러져 바로 꿈나라로 직행~
이튿날. 따뜻한 남쪽으로 얼른 돌아가고싶은 마음에 아침일찍 출발
역시 오들오들 떨며 내려옵니다
삼척을 지나 울진을 거칠 무렵에야 태양도 점점 떠오르고, 남쪽으로 내려와서인지 조금 견딜만 해 집니다.
마침내 경주에 입성한 점심시간쯤에야 조금은 여유가 생긴 마음에, 이번 박투를 같이 하지못해 아쉬워하는 지인에게 전화 한통~
어라? 부산에서 마중바리를 나와 준다고 합니다.
고맙고 황송해하며 35번국도로 쭉 내려가다 껄떡대는 에보 스프링거와 도킹후 나름 또 인증샷 한컷!

양산초입에서 만나 김해 불암동근처까지 마중바리를 해 줍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덕에 피로가 풀려옴을 느낍니다.
깊은(?) 포옹으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서로의 뒷모습을 백미러로 나눕니다.

조금을 더 달려 김해시내에 입성
무복하여 마눌님께 진상할려고 사온 오징어 몇마리 들고 올라가기전 지하주차장에서 또 한 컷.
이만 각설하고 이번 박투에서 느낀 점을 정리하면 이러합니다.
1. 추울때는 마음에 담는 풍경보다 외로움이 깊어진다.
2. 계획없이 배회를 하게되면 외로움은 2배가 되고, "내가 이럴려고 집을 나섰나?"하는 자괴감이 든다.
3. 역시 대한민국은 넓어서 지역간의 기온차가 심하다.
4. 그래도 그저 사람이 최고다.(특히 에너지 충전에는 최고다)
ㅎㅎ. 넋두리치곤 제법 긴가요?
이번에 애마 Boroschi를 바다풍경에 같이 담고 싶었는데 무엇때문인지 그러지 못한 일정이었습니다.
적지않은 947km를 묵묵히 달려줬는데, 마땅한 사진이 한장 없네요.
그래도 같이 할 시간이 앞으로도 많이 남아있다고 다독이며 이 글을 마칩니다.
재미없는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언제나 안전운행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 사진에 나오신 분들의 초상권을 보호 해 주세요
첫댓글 그래도 무작정 떠나보고 싶어요~~~^^
애교와 봉사신공을 발휘하신후 한번 떠나보심도~
@시누즐라(김해) 몰바라 엄두도 못냅니다~ ㅎㅎㅎ
험청 공감이가는 글입니다.
토요일에 목표를 정동진으로 잡고 투어중 똑같은 느낌과 허리통증으로 분천역에서 홈으로 복귀했습니다. ㅎ
ㅎㅎ 어쩜 마주칠뻔도...
사진으로만 봐도 추워보입니다~~~ㅠ
딱 추웠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지난주 평일의 따뜻한 기온에 방심을 했던 결과죠 ㅎㅎ
우비라도 챙겨 가시지~~~ 여름에는 비때문이기도 하지만, 보온용으로도 쓸 수 있어, 우비가 필수입니다. 다른옷에 비해 부피도 작고요~~~ㅋ
그러게요. 간만에 박투라, 들뜬 기분탓에 챙김이 부족했습니다 ㅎㅎ
종이 박스나 신문지 두껍게 해서 옷 안에 넣으면 바람막이 효과 납니다. 어릴 적 초겨울에 밤늦게 까지 놀 때 사용하던 방법입니다~
투어준비물 챙길때 방심은 금물~
저도 조만간 울산에서 동해쪽으로 1박2일 떠나볼까 하는데, 참고 할께요.^^
비옷이나 쟈켓 꼭 챙겨가세요 ㅎㅎ
강원도는 특히 기온차가 심합니다
저두 이번투어 준비해서 간다고 했는데도 쌀쌀할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터널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