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달팽이, ‘인공와우 정부지원 확대 촉구’ 서명 캠페인
수술비, 인공와우 교체 비용 등 어려움 가중… “관련 지원 늘어나야”
ⓒ사랑의달팽이
사랑의달팽이는 17일 청각장애인의 인공와우 정부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서명 캠페인’을 펼친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약 43만 명으로 전체 장애인 가운데 청각장애인의 비중이 두 번째로 많다. 이중 1만5,000명 정도가 인공와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난청인의 경우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나, 한쪽 당 2,0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건강보험 미적용 시)와 19세 이상 환자는 한 쪽 귀의 수술만 지원하는 현 정책이 수술을 결정하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인공와우사용자협회 안재권 회장은 “현재와 같은 기준이라면 성인은 한쪽 귀 수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며 “단순히 지원 개수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인공와우 수술 후 외부장치 고장, 노후화 등으로 교체가 필요할 경우에도 정부에서는 수술한 귀에 한해 평생 1회, 단 40%의 비용만 지원한다. 이후에는 교체 시마다 한쪽 당 1,000만 원의 비용이 들며, 평생 10번 교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무려 2억 원이 소요된다.
외부장치는 사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장치가 노후 돼 소리가 정확히 들리지 않고, 배터리 지속 시간도 짧아진다. 기능이 향상된 장치를 사용하지 않으면 소리도 정밀하게 들을 수 없다.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지은 이사장은 “외부장치가 고장나거나 노후화로 교체해야 할 때 양쪽 교체 시 2,000만 원이 든다.”며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비용이나, 평생 와우에 의지해 생활해야 하는 청각장애인에게는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도 “호주와 싱가포르에서는 5년 주기로 교체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교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 10년에 한 번은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분실하거나 고장이 났을 때는 물론 기기의 발달에 따라 더 나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랑의달팽이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인공와우 정부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의 서명을 모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사랑의달팽이 조영운 사무총장은 “소리를 찾기 위해서는 인공와우 수술과 주기적인 외부 장치 교체가 꼭 필요하나, 높은 비용이 부담돼 어쩔 수 없이 다시 소리 없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해준다면 청각장애인들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회에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모두의 관심을 모아 주길 부탁한다.”고 서명 참여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