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여성시대 the giver

여시들 안녕.....
큰 게시판은 처음이라 조금 떨린당....호에
오늘인가 어젠가 아는 동생한테 컨택트 영화 추천 받아서
올해 CGV RVIP 쿠폰으로 급 예매해서 보고왔어
동생이랑 봤는데 동생 취향(현실적인거, 일상적인거 좋아함)이랑은 좀 달라서
대화를 많이 못했어...8ㅅ8
영화보고 얘기 나누는거 좋아하는데
그래서 콧멍에 쓰러 와찌 희희
<스포주의>
영화 본 사람(나)이 말하는 대략적인 줄거리는
"UFO를 타고온 외계인과의 소통으로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게 되고,
이 사건을 바탕으로 지구(인류) 화합의 장이 열리게 된다."
정도가 될거 같아
UFO는 지구 12곳에 갑자기 나타나고 당국은 당황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서로의 정보들을 공유하는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미국에서는 루이스라는 언어학자와
물리학자를 데려와서 팀을 꾸려.
나는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자 시도한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
그냥 우주나 외계생물체 전문가?를 부른게 아니라
언어학자를 부른게 좀 색달랐던거같아.
개인적으로 감명받았던 부분들이 많아서
하나씩 얘기해볼겡!

1. 외계인과의 열린 소통, 첫 접촉
언어학자 루이스는 다른 사람들이 굉장히 두려워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것에 비해서
외계인들이랑 직접적으로 소통하려고 하고,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어.
나는 외계인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니지만
생물과 생물? 처럼 하나의 생명으로서 동등한 자세로
진정한 소통을 시도한 루이스의 용기가 되게 인상적이었어
왼쪽 외계인 애버(?)가 차단벽 쿵 칠때 너무 놀랐지만...8ㅅ8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고
진정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해

2. 일직선으로 흐르지 않는 시간
영화에서 같이 연구하는 물리학자(이름 뭐였지..호크아이...배우..!)가
"언어가 그것을 쓰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사피어-워프 가설을 언급하면서
루이스가 환각처럼 자꾸 과거인지 모를 사건들을 순간순간 경험하는 걸
외계인의 언어를 습득하면서 이미 그들처럼 사고하고 있는게 아니냐고 해.
예를 들어서 한국어랑 영어랑 주어, 서술어 위치가 다르고
우리를 생각하는 한국문화와 개인주의적인 서양의 사고방식이 다른것처럼(?언알못)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거지...
나는 이게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
루이스가 미래에 햅타포드(일곱개의 다리, 호크아이가 붙여준 외계인 이름) 언어로
책을 내고 발표할정도로 습득하고 이해한 후에
현재에서 그 기억으로 그들의 언어를 읽고
그들의 시간이 일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걸 알아냈잖아.
그리고 그 사고방식을
외계인들은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표현하지.
외계인들이 말하는 선물은
일직선으로 흐르는 시간, 지금 인간의 시간들에서
탄생과 죽음 그 사이에서 흘러가버리는 무의미한 시간들, 그로 인한 불안감과 공포 때문에
내 삶의 중요한 사건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순간순간들을 지나쳐버리고 마는
안타까운 점을 되짚어 준다고 생각했어.
과거 - 현재 - 미래 중 내가 어느 시간에 머물러 있든
그 시간에 있는 나, 순간순간에 존재하는 나와 그 사건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아.
한나는 과거-현재-미래 어디에 있든 한나이고,
루이스는 그걸 알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사실 시간이 흘러가버릴까봐 불안할 때도 많고,
지금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라 이 시간들이 정말 필요한건지
제대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건지,
미래의 목표만을 보고 현재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지는 않는건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이런 면에서 햅타포드한테 진짜 선물을 받은거 같아
+루이스의 개인적인 삶에서
남편이 자신을 떠나고 딸 한나가 백혈병에 걸려 죽음에도 불구하고
루이스는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영화 마지막에 다시 남편을 선택해.
중간중간에 나오는 루이스의 환각같은 (사실은) 미래의 사건사건들이
루이스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사랑하는 딸과의 기억이기 때문에
나는 이 모든것(비극일지도 모를..)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채
똑같은 선택을 하는 루이스에게 너무 감동받았어ㅠㅠㅠ
루이스가 처음 시작할 때 했던 말
한나가 백혈병에 걸려서 고통스러워하고 결국 죽는 장면이 나오고
"시작과 끝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아"...였던가? 이거랑
영화 끝날때 쯤에 미래를 보는 자기 자신을 깨달은 후에
딸 한나에게 "네 이야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란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그래서 나한테는 너무 감동적인 장면이었어
근데 캡쳐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앞과 뒤가 바뀌어도 똑같은 한나의 이름
H a n n a h 가 더 와닿았던 것같아
이름이 많은 것들을 상징하고 있지!

2. 휴머니즘적, 인류애적인 관점
음 이건 전체적인 주제에 관한건데
외계인의 언어를 통해서 지구는 인류화합을 이루게 돼.
이 연출도 너무 재밌었는데
외계인을 공격하려던 중국의 섕(?) 장군이 루이스의 햅타포드 언어 발표회장에서
자신의 개인 번호와 아내의 유언을 말해주지
그 기억을 바탕으로 중국과 러시아, 수단의 UFO에 대한 공격 직전에
루이스가 섕장군에게 건 전화로 결과가 바뀌게 돼.
네이버 영화 평점 댓글에 그 유언이
"전쟁을 하면 그 누구도 승자가 아니다. 미망인만 생길 뿐"
이라고 하더라구!
(영화에서는 중국어로만 나오고 자막이 없오)
내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우주론적 시각을 담아내면서
결국 세상 만물과 우주, 이 세계가 궁극적으로 향하는 것은
화합과 평화, 조화, 균형을 이루는 삶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메세지였어.
평소에 생각해 왔던 점이라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좋았던 것도 있고!
대단했던건 외계인이랑 대화하면서도 고대의 언어라던지
우주와 가까운 언어라던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게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들이 현재 쓰고 있는 알파벳을 사용하는 영어를 그대로 선택했다는 점?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가지는 자부심이 드러났다고 생각해..
12개 각국이 외계인과 어떤 언어로 어떻게 소통했는지도 궁금했지만
영화에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던거 같아...
미국만 영어를 쓴게 아니라 다들 자국어로 소통한건가...


4. 결론
사실 햅타포드 언어의 체계라던지, 그 둘이 진짜 어떻게 소통한건지는
영화에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아.
언어 + 시간의 개념이기도 하고
그들의 언어는 시작과 끝이 없는 "원"으로 표현되지.
개인적으로 언어학에 관심이 많아서(관심만 많음)
그런 체계들이나 차이점,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궁금했는데
4차원의 언어를 설명해준다고 해서 어차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우리는 3차원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언어들을 사용하고 있으니까)
사실 이렇게 문자로 적히는 언어로 그 과정을 설명한다는 것도 아이러니한 것 같았어
햅타포드들은 생각하는 것들? 자신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함축해서 그냥 표면에 먹물로 쏴 버리니까..
그런 과정을 거친다는 것만 이해하면
영화 보면서도 생략되는 과정이 답답하지는 않을 거 같아.
여러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이라는 개념도 그렇고,
인류 화합이라는 긍정적인 메세지,
우주와의 소통? 교감,
루이스 개인적인 삶이 주는 감동
이 모든 포인트에서 감동을 느꼈고
외면이 다른 외계인과 소통하고,
인간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던 것 같아
동생(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영화 좋아함)은
감독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고
자기스타일이 아니라고 하더라구..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여시들 ㅠㅠ
너무 길고 진지해진 거 같다ㅋㅋㅋㅋㅋ큐ㅠ
여시들이 보고 느꼈던 것도 너무 궁금해 다르게 느낀 점도!
실수한거나 잘못 적은 게 있다면 알려주라!!!
문제시...오징어 먹물 파스타 먹음
첫댓글 여시 나랑 비슷하게 생각한 부분이 많다 ㅎㅎ 후기 잘 봤어요 ♡
아예 무슨영화인지 모르고봐서 어려웠어ㅠㅠ 이거보며 남친이 미래에는 진짜 문자없어지는거 아니냐구 하더라ㅋㅋ 후기 잘봤어!
나도 오늘봣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
언어를 뛰어넘응 이해와 평화랑 시작과 끝이없는 무한한궤도의 시간이 압도적으로 시각화된느낌이었음ㅇㅇ
그리고 감독전작인 시카리오에서도 느꼈는데 음악을 정말잘쓰더라...
앞으로 믿고보는 감독될듯
나는 개인적으로외계인이 마지막에 준 1/12조각이 딸 한나를 치료해줄 치료법이라고 이해했어 나라끼리협력해서 맞춰야만 온전한 치료법을 찾는거지 그게 '선물'이고
3000년뒤에 자신들을 도와줄 여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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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마쟈...! 그래서 언어를 단위별로 분석해서 해석할 수 있었던거지? ㅠㅠ언알못이라 그냥 느낌대로 받아들여버럈오 8ㅅ8 설명 고마워 여시!!
@임용합격! 내가 언어를 쓰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서 그냥 먹물을 쏴버린다고 생각한거같아ㅎㅎ 나도 그래서 한번에 그려지는 시작과 끝이 없는 원 형태이고, 시간에서도 마찬가지로 과거현재미래가 일렬로 있는게 아니라고 직관적으로 이해할수 있었거든! 자세한 설명 고마워요! 잘자요 여시
와 여시 선물에 대한 해석 너무 좋다ㅠㅠ 나는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에 내 눈 앞에 펼쳐진다면 혼란스럽기만 할거 같았는데 직선적으로 살고 있는 내가 상상하기에는 상상력이 부족했나봐 여시처럼 생각하니까 맘이 편해진다 과거에 얽매이며 후회하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는 현재에 충실한 삶이라니ㅠㅠㅠㅠ 새벽이라 그런지 더 와닿는다8ㅅ8.... 나 이 영화 너무 좋아ㅠㅠㅠㅠ
드니빌뇌브 역시... 진짜 천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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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2.09 10:06
여시 글 잘 봤어요. 영화 보면서 느꼈던 감동과 소름이 또다시 느껴진다. 내 생일에 봤는데 정말 최고였어. 혹시 이 감독의 <그을린 사랑>이라는 작품도 봤을까? 컨택트보다 더 소름끼치는 영환데 혹시 안 봤다면 추천할게ㅎㅎ
추천 고마워요!! 꼭 한번 봐야겠다 글에는 안적었디만 연출 너무 맘에 들어서 그런면에사도 맘에드는 영화였거든 ㅎㅎㅎ 그을린 사랑도 꼭 볼게 고마워요 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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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쟈 넘 고마운 오징어 친구드류ㅠㅠㅠㅠㅠ
나두 여시랑 같은 부분에서 감동받았어! 특히 루이스가 미래를 다 아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남편을 선택하고 그 남편과 아이를 낳을 선택을 한데서 특히 ㅜㅠㅠ 그래서 마지막 엔딩 장면이 되게 짠-하게 마음을 울렸달까 ㅎㅎ 난 처음에 한나 나오는게 과거라고 생각했고 미래일인줄 몰랐을때 외계인이랑 루이스가 소통하면서 자꾸 한나를 떠올리잖아. 그래서 루이스가 한나한테 단어를 가르쳐준것처럼 외계인들을 한나라고 생각하고 애착을 가지게됐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ㅋㅋㅋㅋ 한나는 미래의 아이였던것...
진짜존잼이였어 ㅠㅠ 유언알려줘서 고마워!! 한번더보면 그대로 또 좋을것같아 선물준다고한거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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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이 대사 너무 좋았는데 외우질 못해서 못적었었다ㅠㅠ 내게도 너무 아름답고 감성적인 영화였어 고마워!! 책도 한번 꼭 읽어봐야겠다
오늘 보고왔어 나도 루이스가 직접 만난순간부터 끝까지 소오름 ㅎㅎㅎ 재밌어서 소름끼친거 오랜만이었어 철학적인 메세지도 좋고 외계인이지만 신과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 미래가 환각일수도 있지만 시간이 동시에 흐른다는 느낌도 들었어 평행이론? 그것처럼.. 긍정적으로 끝나서 더 좋은 기운 받아 온 영화야 영화다운 문화의 힘이랄까 ㅋㅋㅋ 너무 갔나 ㅋㅋ 커뮤니케이션 소통의 힘도 ㅋㅋ 존잼 ㅠ
진짜 영화 보는 내내 흥미로웠어. 근데 여시들 한나가 찰흙으로 엄마아빠와 외계인을 만들었잖아 그건 어떻게 생각해? 그 장면을 어떻게 알고 그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해
여시의견에 완전동감 진짜 인류애적인 이야기도 좋았고 지배 피지배의 관점에서 떨어진스토리라 더 신선했어 댓들보니 책도잇구나 아진짜 에스에프영화보고 이런느낌이들줄이야
가슴따듯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어떻게 찾다가 들어왔는데 여시 후기랑 댓글이 너무 훈훈하다...시간내서 보구싶어졌어 좋은 글 읽게되서 고마워~!!
나 이거 방금 다봤는데 자꾸 무기를 써라고해서.. 무기는 루이스의 자궁이고 딸을 낳고 딸이 병에걸리는거로인해서 3000년후에 외계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신약? 그런걸 얻는줄 알았어 ㅋㅋㅋㅋ
여샤 후기 잘읽고가 ㅜㅜ 시간날때마다 다시 되짚어볼려구 ㅠ 내인생영화됐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