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의 착각과 씻을 수 없는 죄
구태여 밝힐 필요까지는 없지만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사람의 고향을 먼저 밝힌다.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가다 내륙 깊숙이 파고들어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가르는 바다인 아산만(牙山灣) 위에 놓인 길고 긴 다리인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나타나는 최초의 IC인 송악IC가 바로 필자의 고향(당진시 송악읍 가학리)이고, 고향에서 태어나 8살까지 살았고, 이후 60년을 서울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화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충청도 억양과 사투리가 튀어나오니 51%는 충청도 사람이고 49%는 서울사람이다.
지역감정!
우리민족이 스스로 제 얼굴에 칼을 그어 만든 자해(自害)의, 딱지가 져 아물기 보다는 현재도 검붉은 피를 줄줄 흘리며 더 커져가는 불치의 상처이고, 한국정치판을 요 모양 요 꼴로 만든 주범이다.
이거, 보기에 따라서는 남북분단보다도 더 심각한 민족의 얼과 혼을 멍들게 하는 불치의 정신병이자, 전신을 365일 24시간 쑤시게 하는 골치-ㅅ병이다.
통일은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만, 지역감정이 소멸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예측도 장담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알기로 1만년 우리역사에 <고향사랑>은 있었어도 <지역감정>은 없었다.
현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영/호남의 극한 대립인 지역감정은 필자가 알기로 1971년 제 7대대통령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정희후보와 무명의 정치초년생이나 다름없는 호남출신의 김대중 후보가 맞붙었던 제 7대대통령선거 때 지역감정이 창시되었다고 본다.
반 강제로 3선 개헌을 밀어붙이고 “이제 대통령이 되기 위해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일은 이 번이 끝이다.”하고 나선 박정희후보가, 무명의 전라도 섬 출신인 김대중을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선거가 시작되자 인물 됨됨이와 세계정세를 한 세대 앞서 꿰뚫어 보는 김대중의 혜안에 국민들이 열광을 하니 박정희와 공화당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박정희와 공화당이 생각해 낸 게 바로 극 저질의 지역감정 유발 작전이었다.
영/호남의 유권자 비가 3:1정도 되는 것을 간파한 박정희와 공화당 측에서 지역감정 조장을 제1선거 전략으로 기획하고 영남대학총장을 거쳐 국회의장을 하고 있던 100%흰머리의 이효상을 내세워 당시까지는 대구역사상 최대인파인 10만이 모인 대구 수성천 변 유세에서 우리민족에게는 핵폭탄과도 같은 극 저질의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연설을 하게 하였다.
필자가 그 유세를 직접 본 것도 아니고, 세월도 오래지나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 내용이 희미하게 기록된 이효상의 발언 요지는 이랬다.
"이 고장은 신라 천 년의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고장이지만 이 긍지를 잇는 이 고장의 임금은 여태껏 한 사람도 없었다. 박 후보는 신라 임금의 자랑스러운 후손이다. 이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이 고장 사람을 천 년만의 임금으로 모시자.", "경상도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우리 영남인은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된다"
위 발언 이외에도 필자가 기억하기로 “이번 선거에서 호남사람인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면 영남사람 씨를 말리려 들 것이다.”하는 극악무도한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에 뒤를 이은 정치모리배들이 지역감정을 확대 재생산시키며 지역감정은 날로 업그레이드 되어갔고, 김기춘의 “우리가 남이가!”가 화룡정점을 찍었다.
그래,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영남사람 씨를 말렸나?
오히려 그는 그를 수 없이 죽이려 했던 보통사람들로서는 철천지원수로 여길 수밖에 없는 박정희의 딸 박근혜를 청와대로 초치하여 극상의 대접과 양 부모를 비극적으로 잃은 것을 위로 했고, 자신을 염라대왕 앞에 까지 몰고 갔던 전두환과 노태우를 복권을 시켜주는 동시에 청와대로 초빙하여 전직대통령으로서 깍듯하게 예우하고 대통령 재임 시 그들의 국정운영경험을 경청했다.
이게 보통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이명박이 아무 은원(恩怨)관계도 없는 노무현을 부엉이바위로 몰아댄 것과 견주면 천사와 악마의 관계만큼이나 확연히 구분되고 인물 됨됨이의 판단이 설 것이다.
그리고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앙앙불락의 관계인 평양으로 날아가서 김정일과 껴안고 팔을 같이 들어 올려 만세를 부름으로서 평화통일의 첫 단추를 끼웠고 금강산 관광길을 텄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던 개성일대의 철조망을 거둬내고 남북이 손잡고 세계시장으로 불티나듯 팔려나가는 공산품을 만들어 내었다.
노벨 평화상!
그거 꿈 잘 꿔서 로또복권사서 당첨되어 빈 집에 황소 들어오듯 공짜로 탄 게 절대로 아니다.
여기까지의 지역감정은 오직 영/호남의 감정이었고, 타 지역사람들은 각자의 성향과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영남에 기울거나 호남에 기울었지만 영호남사람과 같이 그런 극한의 지역감정은 없었고 또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완구!
그가 총리가 될지 못 될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그런 100% 완벽하게 국민에게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자가 억지를 써서 총리가 된다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고, 총리가 되었다 해도 뒷날 역사에서 그를 뛰어난 것은 고사하고 평범한 총리로나 평가할 것인가?
그런 이완구가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를 자신에게 잘못이나 죄가 없음을 증언케 하는 증인으로 내 세웠고, 충청도 출신이라는 그 친구는 어눌한 말투와 단정하지 못한 태도로 청문회 내내 “호남”을 연발하며 영/호남 지역감정에 덧붙여 호남/충청의 지역감정을 창시해 내는 악역을 담당하게 했다.
그리고 뒤이어 여당 내 충청출신 의원들을 떼로 내세워 이완구의 친구가 불을 붙인 신종지역감정에 기름을 끼얹게 했다.
여기서 이완구, 충청출신 여당의원, 새누리당이 착각을 했다.
충청도가 지역감정에 함몰될 필요도 없고, 영/호남 사람들과 같이 그렇게 결속력이 강하지도 못 하다.
김종필, 짝퉁 충청도 출신 이회창, 심대평이 충청 인을 영/호남인들과 같이 결속시켜 그들의 헛된 꿈을 이루려 했지만 현명한 충청도 인들 대부분은 그들의 장단에 따라 어릿광대춤을 추지 않았다.
참으로 악랄한 발상이다.
영/호남 지역감정도 지긋지긋한데 또 다른 지역감정을 창조해 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창조”하겠다는 경제는 서리 맞은 늦가을 병아리 꼴이 되어 가는데 제 목을 조르는 엉뚱한 것들만 “창조”해 내고 있다.
충청도 사람들이 이 극 저질의 신종지역감정에 냉철하게 판단하고 현명하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된다고 본다.
충청도 사람들의 평가와 대처에 따라 충청도가 “충효의 고장”이라는 명예를 지켜질 것인지, 아니면 “멍청도”, “핫바지”로 전락할 것인지는 오로지 충청도분들의 판단에 달렸다.
아직은 이 악랄한 신종지역감정이 영/호남의 지역감정 같이 확대 발전될 것인지?, 아니면 바로 진화가 되어 1회성 해프닝으로 끝날 지는 점치기가 힘들다.
만약 이 신종지역감정이 확대 발전되어 영/호남의 지역감정 이외에 또 하나의 지역감정으로 자라난다면 그 죄상의 원흉은 이완구가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처방!
박근혜가 지명을 철회하면 당장은 혼란스럽더라도 국민들이 박근혜를 다시 평가하는 소재가 될 수는 있으나 박근혜에게 그런 기대를 한다는 것은 가뭄에 콩 풍년 들기를 바라는 것 보다 가능성이 낮다.
그 다음으로 차선의 방법은 이완구가 지금까지 쌓은 과오만으로도 국민에게 죄송하고 송구스러웠듯이, 스스로 후보에서 사퇴를 결행해서 더 이상 국민에게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짓을 안 하는 것이다.
오히려 만신창이가 되어 성한 데라고는 하나 없는 총리가 되기보다, 스스로 사퇴를 단행하는 것이 그나마 알량한 이완구의 명예를 지키는 결단이 될 것이다.
아직 이완구에게 시간은 24시간 이상 남았다.
이완구의 현명하고도 슬기로운 결단을 촉구한다!
첫댓글 권력욕으로 철두철미하게 무장된 머릿속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질주를 하고 있는데 세우고 싶지는 않을것입니다...기회를 철두철미하게 이용하는 놈에게는 더욱더 권력이라는 끝을 놓치고 싶지 않을것 이고요...현명하고는 거리가 먼 인간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