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듣고 말하는 것입니다 (연중 제23주일)
<예수님께서는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신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34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37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사람과 사람의 소통은 듣고 말하는 것입니다.
말은 자신의 영혼을 여는 문이고 귀는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문입니다. 마음은 마음속에 가둬 두지 않고 밖으로 내보낼 때 이해 받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어야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듣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나를 이해시키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까? 신체적 장애가 없음에도 우리는 스스로 귀머거리, 벙어리가 되기도 합니다.
편견의 귀머거리, 영혼의 귀머거리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부정하는 사람들, 세상과의 단절을 위해 스스로 귀머거리가 되는 사람들, 배신과 불신으로 이웃과의 소통을 단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음을 닫아버려 주님의 말씀을 듣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영혼이 닫힌 사람들, 주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귀와 마음을 열어야 하지만 너무 오래 닫고 있어 주님의 위안의 말씀과 행복의 길로 인도하는 말씀 그 어느 것도 듣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욕망의 소리만 들었기에 아주 쉬운 주님 말씀도 알아듣지 못하는 귀머거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말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기심의 벙어리, 두려움으로 꼭 해야 하는 말도 못하는 벙어리, 안일함과 무관심으로 말 못하는 벙어리 등.
다른 사람의 관심과 기대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이기심의 벙어리, 그들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않듯이 다른 사람도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기 때문에 이해 받지 못하고 점점 세상과 단절되어가는 사람들입니다.
두려움에 감히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기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명예와 권위, 사람을 잃을까 봐 침묵하고 말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안일함과 무관심으로 말 못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하여 격려의 말조차 하지 못하는 그들은 다른 사람이 슬픔에 잠겼을 때 위로의 말도 못하고, 다른 사람이 기쁠 때 같이 기쁨조차도 나누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불행한 것은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고 복음을 읽고 실천하는 것조차 게을러 주님께 무엇을 고백해야 하는 지, 어떻게 주님을 찬양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욕망과 이기심, 나태함은 우리의 혀를 꽁꽁 묶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는 벙어리를 만들고 내가 쳐 놓은 벽들이 귀를 막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귀먹은 이들과 말 못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열려라 에파타”
주님의 말씀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마음의 귀와 신앙의 귀를 여십시오.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이웃의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이기심의 장벽을 헐어내야 합니다.
주님과 이웃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입을 여십시오.
이웃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이기심의 줄을 끊으십시오.
용감하게 진실을 말 할 수 있도록 두려움의 사슬을 끊으십시오.
이웃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주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나태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주님, 저희가 영혼의 귀머거리와 벙어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사람들은 귀머거리가 되어가고 있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어떻습니까? 세상의 말을 잘 듣고 있습니까? 주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있습니까?
2. 경청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까?
3.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잘 듣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나의 말을 경청하는 상대를 보며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내가 주님의 말씀을 잘 듣는다면 주님도 기쁘실 것입니다.
[사진 설명]
박닝 교구 Na Phac 공소의 세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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