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수작업 공방서 30명으로... "젊은 편직공 찾기 힘들어"
올림픽 공식업체에서 힙합 브랜드까지
인건비·원자재값 상승에 결국 폐업
밴쿠버의 대표적 수제 스웨터 브랜드 그랜티드가(Granted Sweater Company) 45년 만에 역사의 막을 내린다. 캐나다 제조업의 자존심을 지켜왔던 그랜티드는 3월 말까지만 영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1978년 설립된 그랜티드는 단풍잎과 눈꽃 무늬로 유명한 수제 스웨터 브랜드다. 일본 세키네 자전거의 캐나다 공장 매니저로 이주한 도요지로 히라노씨가 관광 가이드로 일하며 발견한 사업 기회에서 시작됐다.
기모노 디자이너 출신 아내와 함께 시작한 작은 공방은 밴쿠버를 대표하는 의류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공식 납품업체가 됐고, CBC방송과 시트카, 우탕클랜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입지를 다졌다.
그랜티드의 차별점은 철저한 수작업과 국산화 정책이었다. 스웨터에 사용되는 지퍼까지 캐나다산 단풍나무로 제작했다. 전성기에는 200명이 넘는 편직공이 일했으며, 대부분 가정주부나 고령자들이 재택근무 형태로 작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상승하면서 수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 젊은 편직공을 구하기도 어려워져 최근에는 30~40명의 장인들만이 명맥을 이어왔다.
정부 지원도 미흡한 상황에서 수작업을 통한 대량생산이 불가능해지자, 결국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 남은 재고를 판매하며 45년 역사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 고객들은 그랜티드 스웨터를 입고 찍은 사진을 보내며 브랜드의 마지막을 아쉬워하고 있다. 캐나다 수제 의류 산업의 한 시대를 대표했던 그랜티드의 폐업은 장인정신을 지켜온 전통 제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