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메뚜기의 초혼(招魂)
오늘 만난 장수 메뚜기 한 마리
정글님프처럼 몸이 무거운가 보다
움직이는 내 그림자가 저승사자 인양
마음은 급하고 빨리 도망가고 싶은지
날개를 퍼덕이지만 비행 할 수 없다
어디서 부상을 당했는지
성치 않은 다리 하나를 끌며
박차던 뒷다리를 쉬게 하고
기다시피 몸을 밀어 본다
헉헉 거리는 숨소리
기운이 모두 빠져 길 수 조차 없다
쉬었다 가기를 몇 번
한번 날아오르던 거리를
수 십 번 기어도 갈 수가 없다
베니크라게를 꿈꾸는지 엎드린 채 조용하다
윤기를 빼앗긴 몸
더듬이가 바람에 살랑거리고
겹눈이 보석처럼 빛나는데
높고 푸른 하늘에 흰 구름 한 점이 손짓하며 흐른다.
주) 베니크라게 : 제일 긴 수명을 가진 해파리이름
첫댓글
메뚜기를 못본지 몇해인지~~
가물거립니다~
도심에 살다보니 이것 조차도 그립네요~
건강은 어떠세요?
송장메뚜기도 있죠
펄벅의 대지를 날으는 메뚜기도 있고
농약으로 요즘은 메뚜기 보기가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