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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gall.dcinside.com/napolitan/3367
해당 시리즈는 [초자연 대책국] 나폴리탄 시리즈 10탄 입니다.
9탄
https://cafe.daum.net/weareshower/ZEmz/2074
행정안전부 소속 초자연대책국에서 안내드립니다. 귀하가 운전하시는 차량이 방금 망산터널로 진입했습니다. 이 터널은 지속적인 차량 실종 사건과 인명피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나 2017년 폐쇄되었습니다. 물론, 이곳으로 들어온 것은 아마 귀하의 의지가 아닐 것입니다.
지금부터 본 라디오 방송을 주의 깊게 청취하여 주십시오. 음성은 반복 재생되지 않습니다. 주행속도를 시속 80km에 가깝게 올리십시오. 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제한속도 50km라는 말은 믿지 마십시오. 애초에 귀하를 이곳까지 데려온 것도 그 내비게이션일 것입니다. 내비게이션을 부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전원은 꺼주십시오. 중요한 때 잘못된 방향을 지시해 귀하에게 혼선을 줄 수 있습니다.
망산터널은 망제산을 관통하는 최소 57.0km의 터널로, 이는 망제산의 직경이 고작 1.4km에 불과하다는 걸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추측은 터널 내부의 시공간이 불안정해 이런 현상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터널의 출구까지 도달하시면 터널을 빠져나오실 수 있지만, 터널 내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상현상들로 가득합니다. 본 기관은 한정된 예산을 언제나 ‘가장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일’ 에 우선해 배분하며, 망산터널은 우선순위에서 한참 아래라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귀하가 그곳에서 무슨 일을 당해도 저희는 구조에 사용할 인력이 없습니다. 본 기관은 한정된 예산으로 다수의 괴이들을 대응하고자 하는 바, 지역을 봉금하고 그것들을 말려죽이는 방식을 기본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0.
망산터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귀하가 올바른 길을 찾아 밖으로 나가시는 것입니다. 대로를 계속해서 따라가지 마십시오. 같은 곳을 빙빙 돌 뿐 결코 바깥으로 나올 수 없습니다.
출구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포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두운 터널 내부에서 무심코 지나칠 법도 한 1차선 도로나 낡은 교차로, 벽 사이에 난 비포장도로 등 누가 보아도 차가 가서는 안 될 것 같은 길이 바로 귀하가 향하셔야 할 곳입니다.
귀하를 납득시켜드리기 위해 저희 기관의 재정상황을 조금 이야기하자면, 저희는 귀하와 같이 망산터널에 빠진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만드는 임시 도로들에 그렇게 많은 재정을 투입할 여유가 없습니다. 누가 보아도 멋진 길은 당연히 비용도 많이 듭니다. 저희가 그 정도 건설 공사를 망산터널에서 진행했다가는 이미 파산했을 겁니다.
단, 그 낡은 길에 자수정 같은 광석들이 굴러다닐 경우 진입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십시오. 이미 오염된 도로입니다.
1.
같은 이유로, 터널 내부에서는 가급적 창문을 내리지 말아주십시오. 운 나쁘게 그것의 포자가 떠다니고 있는 곳을 지나갈 수 있습니다.
0번 항목에서 설명한 그 자수정 같은 돌멩이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돌이나 바위에 자라나는 까닭은 무기물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전염될 만한 망산터널 내부의 다른 유기체들이 오랜 시간의 진화를 통해 면역을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 면역이 없는 귀하의 몸에 빠르게 자리를 내리고 파고들 것이고, 머지않아 신체의 광물화가 진행될 것입니다. 늦지 않게만 탈출하신다면 저희가 해결해드릴 수는 있지만, 보험 처리가 되지 않아 가격이 많이 비쌉니다.
너무 염려하실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무기물에서도 자랄 수는 있지만 잘 자라지는 못합니다. 이미 도태되어 멸종되는 중이기에, 터널 내부에서 그것의 포자가 떠다니는 구역은 극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창문은 꼭 닫아주십시오.
2.
귀하의 차량이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면 상관없지만, 터널 내부의 도로는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장애물이 있을 수도 있고 길도 거칩니다. 이 속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속도가 조금 낮아져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간혹 치명적일 때가 있습니다. 가끔씩 귀하가 달리고 있는 도로의 천장을 잘 살펴보십시오. 무언가 꾸물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환각이 아닙니다. 결코 속도를 낮춰서는 안 됩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을 취합하면 그것은 아마 바깥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거대한 진드기류의 곤충으로 보이며, 오늘날 일부 진드기가 그러하듯 높은 곳에 머무르다 지나가는 생물을 발견하면 낙하 후 붙잡아 체액을 빨아먹는 방식으로 식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귀하가 충분히 빠르다면 상관없지만, 속도가 낮다면 그것들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마주보게 될 것입니다. 검고 커다란 그 벌레들이 유리창을 꿰뚫을 수 있는지는 불명이지만, 적어도 귀하의 시야는 가릴 수 있습니다. 와이퍼는 아무 소용도 없을 것입니다.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차에서 내린 후라면 걷는 내내 위를 잘 확인하고, 진드기를 발견했다면 그 구역을 기어서 통과하십시오. 그것들은 너무 느린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3.
이 터널을 탈출하는 데 있어 제한시간이란 귀하가 버틸 수 있는 시간과 정확히 동일합니다. 기름이 얼마나 남았는지, 식량과 식수가 어느 정도 있는지를 가지고 자신만의 제한시간을 계산해주십시오. 최악의 경우, 귀하는 차량을 버리고 걸어서 탈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 귀하는 종착지까지의 최단 거리가 57.0km인 터널을 도보로 돌파해야 합니다. 이 경우 이동속도가 워낙 느려 저희가 마련한 탈출로는 잘 보이겠지만, 그게 그리 위안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초래하는 한 가지 원인은 연료나 배터리가 다 떨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소라게입니다. 달리는 내내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십시오. 언제 어디서 집게가 튀어나와 귀하의 타이어를 긁어버릴지 모릅니다.
그 커다란 벌레가 어떻게 차량의 약점이 타이어라는 사실을 깨달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 흉포한 집게팔을 마주했을 때, 너무 겁먹지는 마십시오. 어차피 타이어도 터진 차를 포기하고, 중요 소지품만 챙긴 후 차량을 양도하십시오.
그것이 관심을 가지는 건 크고 번쩍거리는 귀하의 껍데기, 즉 차량입니다. 차량만 양도하면, 귀하는 안중에도 두지 않을 겁니다.
위안이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귀하의 차가 공격받았다는 것은 소라게가 보기에도 좋은 차를 타고 계셨다는 소리입니다. 귀하의 차가 비싸고 고급스러운 차종일수록 소라게의 이목을 끌기 쉽습니다. 특히 대형차일수록 공격받는 비중이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경차는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경차 운전자시라면 소라게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마티즈, 모닝, 스파크가 소라게에게 공격받았다는 제보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4.
터널에서 터널이 무너질 것 같은 굉음이 들린다면 겁먹지 마십시오. 그런 일은 망산터널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번쩍거리는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뭔가가 잘못된 것입니다. 이때는 즉시 차량을 멈춘 후 시동을 끄고 좌석 아래에 숨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십시오.
저희가 그 휴대폰을 회수할 수는 없을 테지만, 휴대폰의 녹음 기능을 켜고 유언을 남겨주셔도 괜찮습니다. 귀하가 빠르게만 행동해주신다면 그것은 귀하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희는 무엇이 그런 빛을 내는지도 아직 잘 모릅니다.
경험적으로 숨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간혹 발각되고 말 때도 있습니다.
5.
망산터널 내부에서는 햇빛이 들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곳에서 자생하는 식물 같은 것은 없습니다. 만약 나무나 풀 등을 보았다면, 멀찍이서 사진을 촬영해주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귀하는 그동안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을 발견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본 기관에 사진을 제출하시면 소정의 사례금이 지급될 수 있습니다.
단, 결코 가까이 다가가지는 마십시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식물은 육식을 함으로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합니다.
6.
귀하가 터널의 중간 지점에 다다르면, 분명 다음의 광경 중 한 가지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가끔은 두 가지 이상의 상황과 차례로, 혹은 동시에 마주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경우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취함으로서 생존을 도모하십시오.
6-1.
귀하의 앞에 있는 것이 캄캄한 어둠입니까?
전조등을 켜도 한 치 앞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면, 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줄이고 천천히 안전운전을 하십시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그 진드기들이 귀하의 유리창에 달라붙나 그렇지 않나 어차피 시야가 확보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차라리 느리고 안전하게 이 구역을 돌파하는 것이 낫습니다. 진드기는 한참 동안 자동차 위에 붙어있겠지만, 자동차에 빨아먹을 체액이 없다는 것을 안다면 결국 떨어질 겁니다.
부디 귀하의 유리창을 부술 만큼 커다란 개체가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십시오.
6-2.
귀하의 앞에 있는 것이 콸콸 흐르고 있는 흙탕물의 강입니까?
그렇다면 귀하의 운이 없었습니다. 차량을 포기하고 헤엄쳐 건너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흙탕물은 맛은 끔찍할 테지만 마셔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안전하며, 실제로 귀하가 갈증과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것으로라도 배를 채우시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게 어떤 거대한 존재로부터 흘러나오는 체액이라는 것은 인지하지 마시고, 배를 채운 후 건너가십시오. 수영을 잘 못하셔도 상관없습니다. 그 액체는 밀도가 사람보다 높아, 귀하가 허우적거리기만 해도 물에 잘 뜹니다.
귀하는 차는 잃어버렸지만 대신 배는 단단히 채웠습니다. 이제 남은 28 킬로미터 정도를 도보로 걸어가시면 됩니다.
6-3.
귀하의 옆에 있는 것이 검붉은 살덩이입니까?
그 살덩이가 아직도 거기 있습니까?
꿈틀거리고 있다면 경계는 하셔야겠지만, 살덩이를 피해 계속 주행해주시면 됩니다. 그것은 이미 귀하를 추격할 여력조차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일처리가 지금보다 체계적이지 않았던 1980년대에, 초자연대책국의 전신 기관인 초현상관리연구소 선배들이 나찰해수욕장에서 발견한 그 괴이를 포획 후 망산터널 깊숙한 곳에 놓아주었습니다. 바다에 사는 녀석을 산에 풀어주었으니 살아있더라도 꼴이 말이 아닐 겁니다.
실제로 그것은 날로 기운이 쇠퇴한 끝에 ‘무해한’ 정도로 약화되었다는 판정을 받고 본 기관의 모니터링 대상에서 지정해제되었습니다. 만약 그것이 힘을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시거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시면, 터널 탈출 후 저희 기관에 연락을 주십시오. 진위 확인 후 소정의 사례금이 지급될 수 있습니다.
6-4.
귀하의 옆 벽면에 누가 그렸는지 모를 벽화가 보입니까?
그렇다면 절대로 벽쪽으로 시선을 주지 말고 직진하십시오.
곁눈질로 보았을 때 더 이상 벽화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앞으로 쭉 나아가셔야 합니다. 속도는 시속 80km 정도를 유지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소라게는 이 구간에서도 출현합니다. 앞만 보며 달리다가 타이어가 펑크나면, 귀하는 소라게에게 차를 헌납한 채 도보로 이 구간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 경우, 필연적으로 그것들과 보다 오랜 시간을 같이 있게 됩니다.
벽화들이 귀하를 바라보는 것 같더라도, 애써 무시하십시오. 그런 곳에 벽화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건 애초에 벽화도 아닙니다.
귀하가 관심을 주시고 불안해할수록, 벽화의 그림은 정교해집니다. 신앙하는 종교가 있다면 기도문이라도 외우면서 걸으십시오. 실제로 그분들의 가호가 닿는 것은 아닙니다만, 신앙으로 고양되는 의지력은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6-5.
아무런 이유 없이 졸리고 노곤하기 시작하십니까?
이는 귀하가 지금 망산터널의 가장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저희가 곳곳에 마련한 환풍구로 유입되는 산소가 현재 귀하가 계신 곳까지 제대로 유입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졸음운전을 피하기 위해 한숨 자고 출발하려고 하신다면, 그 차가 그대로 귀하의 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능한 한 최고 속력으로 주행해 저산소구역을 벗어나십시오. 도보로 걸으시던 중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신다면, 그저 죽어라 뛰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7.
중간지점을 벗어나 계속 주행하다보면, 어디선가 굴착을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릴 수도 있습니다. 망산터널은 1980년대 착공이 완료되었고, 2017년 폐쇄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그곳에 새로운 공사를 할 만한 주체는 저희뿐이지만, 저희는 지금 귀하가 계신 심도까지 내려가 공사를 할 만큼의 자금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기술과 인권의식 모두가 열악했을 때, 현재는 IMF로 파산한 (주) 유광건설이 그 일을 정말로 해냈었습니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저희 기관과는 달리, 유광건설은 인부들이 사고로 인해 매립되면 사고사 처리하는 몰인정한 방식으로 터널을 굴착했습니다.
그 인부들이 어째서 아직까지 살아있으며, 왜 굴착 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지는 저희 기관도 알지 못합니다. 그들의 속력은 생전과 다르지 않으니 차를 타고 계신다면 어렵지 않게 돌파할 수 있지만, 걷고 계신다면 뛰어야 할 겁니다.
가능한 한 빠르게, 최선을 다해 달리셔야 할 겁니다.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동료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8.
주행 도중 귀하가 옳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쭉 한 방향으로 달리셨을 귀하가 그런 의문을 가진 순간부터 인지가 뒤틀린 것입니다.
그 안쪽에서는 방향감각에 때때로 오류가 납니다. 이때 귀하가 올바른 방향으로 주행 중인지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1번 항목에는 위배되지만 살짝 창문을 열어보는 것입니다.
주변에 자수정 같은 것들이 없나 잘 살펴본 후, 아무런 위험요소가 없다면 차를 잠시 멈추십시오. 손가락에 침을 묻혀 창밖으로 뻗어 바람을 느껴보십시오.
귀하가 6번 항목의 변곡점을 맞이하기 전이라면, 공기는 주로 입구에서 유입됩니다. 즉, 귀하는 바람이 향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변곡점을 맞이한 이후라면, 공기는 출구에서 유입됩니다. 귀하는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가셔야 합니다.
귀하가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더라도 너무 놀라지는 마십시오. 무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유턴을 하고 직진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정신만 똑바로 차리고 계신다면, 이런 일이 그리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터널 내부의 어둠에 홀리지 마십시오. 적막한 터널 내부에서 멍하니 지루한 운전만 계속 하고 있다보면, 귀하는 귀하도 모르는 사이 터널 깊숙한 곳으로 돌아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9.
출구로 나오시는 순간 아마도 긴장이 확 풀릴 것입니다. 다시 햇빛을 보게 된다면, 귀하는 현실로 돌아온 느낌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입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주위를 잘 경계해주십시오. 그렇게 반쯤 무아지경으로 달리다가 무언가를 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요동칠 테고, 귀하는 즉시 귀하가 사람을 쳤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사이드 미러로 보시면, 모포로 감싸진 채 밧줄로 묶인 인간 모양의 무언가가 보일 것입니다. 그 머리와 발은 모포 밖으로 빠져나와 있을 테고, 꼭 사람 같을 것입니다.
사람이 맞습니다.
귀하는 정말로 사람을 친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차에서 내리지 말고 계속 주행하십시오. 구명조치를 할 생각은 하지 말고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 도망칠 생각만 하십시오.
인적이 드문 시골길에 사람을 놔두고, 친 차의 소유주가 튀어나오면 그때를 노려 강도질을 하는 악질 강도단이 있습니다. 왜 그들이 망산터널 출구 근처에 자리를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추측컨대 이 터널에서 나오는 운전자들이 대부분 정신적으로 극한에 몰린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안전한 곳으로 돌아오셨다면 즉시 112에 신고하십시오.
지금까지 그 강도단에게 당하고도 살아 돌아온 사람은 없습니다.
거기서 차를 멈추고 내리셨다가는, 다음 번 모포 속 인간은 바로 귀하입니다.
현재 경찰이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조사 중이며, 곧 체포되리라고 기대합니다.
10.
망산터널을 탈출하셨다면 국번없이 1004번으로 전화를 걸어주십시오. 귀하의 제보가 규범을 업데이트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소정의 사례금이 지급될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귀하는 꼭 본 기관에 내원하여 정밀 검사를 받아보셔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귀하도 모르는 사이 자수정의 포자를 품고 나오셨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귀하가 탑승했던 차량 또한 본 기관의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는 의료보험이나 자동차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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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험처리되지않는다는게 제일 무서워요
소라게 경차 무시 너무한거 아니냐고
진짜 마지막이 제일 무서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아니 소라게 너무하네 ㅋㅋㅋ 왜 경차 무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