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은 모든 사물의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을 가리키는 불교용어다.
명나라 말기의 승려 운서주굉(雲棲株宏)이 편찬한 '선관책진(禪關策進)'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로, '시절인연이 도래(到來)하면 자연히 부딪혀 깨쳐서 소리가 나듯 척척 들어맞으며 곧장 깨어나 나가게 된다'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현대에는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다’는 뜻으로 통하며 때가 되면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인연의 시작과 끝도 모두 자연의 섭리대로 그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뜻도 내포한다.
불교의 인과응보설에 의하면 아무리 거부해도 때와 인연이 맞으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결국 내게 찾아온 사람, 시.절.인.연. 애인의 아이를 임신해 시애틀을 찾은 그녀, 쟈쟈.
막무가내에 철 없는 여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국가로부터 출산 허가를 받지 못해 아이를 낳기 위해 홀로 시애틀을 방문한 것이다.
운전기사 프랭크의 도움으로 힘겹게 산후조리원에서 머물게 되지만 애인으로부터 연락은 오지 않고 낯선 곳에서 빈털터리가 된 쟈쟈는 궂은 일을 해가며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녀의 배는 점점 불러오지만 애인에게서는 계속해서 소식이 없고, 쟈쟈는 불안 속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낸다.
문득, 곁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운전기사 프랭크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떠나왔지만 더 많은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쟈쟈와 사랑에 실패했던 아픈 상처가 있는 프랭크, 두 사람의 조심스러운 로맨스가 시애틀에서 펼쳐진다.
'색·계'로 나를 뿅 가게 했던 여자 '탕웨이'.
심오한(?) 주제의 영화를 일부러 챙겨서 보는 요즈음, 영 이 영화는 아니다 하면서도 무료 영화로 볼 수 있어서 봤다. 남자가 괜찮았다.
그녀, 탕웨이는 너무 이뻐서 나를 벌써 지치게 한다. 그녀 다음 출연작은 '헤어질 결심'보다 훨씬 중후했으면 한다. 지나친 기대일까.
시절인연은 모든 사물, 상황, 벌어질 일에는 그에 마땅한 시기가 있다는 뜻. 불교용어이다. 운명같은 인연을 의미하지 않을까. 만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는 것이지 않을까. 갑자기 내게도 운명적인 만남이 혹 있지 않았나, 혹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쟈쟈, 그래, 자자, 정신을 좀 차렸으면. 그녀 쟈쟈는 선천적 막무가내형인 듯싶었으나 그녀가 처한 상황이 그녀를 벙거지(사실 ‘벙거지’는 남자의 모자인데~) 머리에 두른 채 뱅뱅 도는 놀이를 좋아하는 철모르는 소녀 모양새이다. 제멋대로였다. 중국만 그러겠는가. 우리나라의 돈 많은 여자들도 미국에 가 아기를 낳기도 하리라,
쟈쟈처럼 그렇게. 쟈쟈는 돈 많은 유부남의 아이를 가진 채 미국으로 입국했다. 아이를 낳아서 가려고. 미국 국적을 자식에게 얻게 하려는 것일까. 본처를 피해 분만하려는 것인가.
유부남 애인의 아이를 임신한 채 시애틀로 찾아든 그녀, 쟈쟈. 알고 보니 막무가내형은 일부러 부린 행동이고 그녀는 유부남의 아이를 가졌기에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정식 출산이 불가능하여 미국행을 한 것.
이런 일에는 꼭 조직이 있다. 조직의 운전기사 프랭크가 그녀를 모셔간다.
미국에서도 공식적인 허가 절차를 밟을 수 없어 숨은 출산 끝에 국적을 얻게 되는 것일까.
그녀 쟈쟈는 운전기사 프랭크를 윽박질러가면서 힘겹게 산후조리원에서 머물게 되는데, 그녀의 애인 유부남이 어느 날 국가로부터 경제적인 범죄인 취급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돈이 끊긴 것이다. 그녀가 막무가내로 프랭크를 부릴 힘이 사라졌다.
그녀는 재빨리 변신한다. 친절 모드로 전환. 철없이 굴었지만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들과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나 보다.
더군다나 프랭크, 부인으로부터 차인 프랭크에게 모든 일을 거침없이 뚫고 나아가는 쟈쟈의 건강한 성격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쟈쟈. 유부남 애인으로부터 연락이 끊기고 카드를 쓸 수 없게 되면서 낯선 곳에서 빈털터리가 된 쟈쟈는 궂은일을 해가며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쟈쟈는 점점 불러오는 배를 감싸안고 불안과 외로움에 떤다.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프랭크.
쟈쟈는 프랭크로부터 새로운 삶의 모습을 터득한다.
자신 못지않게 아내로부터 차인 상태에서 불안한 프랭크가 딸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쟈쟈를 감동시키고 프랭크와 프랭크의 딸을 보살피는 쟈쟈로부터 프랭크도 정을 느낀다.
프랭크는 사실 유명한 심장병 분야 의사였다.
그의 딸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자 미국으로 이민을 온 것. 그 와중에 부인과 이혼을 하고, 부인에게 치였고 오직 딸을 위해 사는 남자.
정해진 대로 영화는 흐른다. 쟈쟈, 그녀의 배는 점점 불러오고 애인으로부터 더는 소식이 오지 않고, 그녀 쟈쟈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는 프랭크이다.
그의 위로와 그가 행동으로 보이는 자상함과 그가 딸을 위해 헌신하는 부성애가 쟈쟈를 움직인다.
쟈쟈는 아이를 낳으면서 고혈압이 갑자기 찾아와 3일 동안 눈을 뜨지 못한 채 프랭크의 보살핌을 받아야 했다.
시애틀의 밤이 영화가 된다.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명화다!)'이 그 둘에게도 만들어진다.
물론 이야기를 뒤틀기 위해서 쟈쟈의 유부남 남친이 사람을 보내와 쟈쟈와 아이를 데려간다. 프랭크에게 유부남의 쫄병이 그럴싸하게 윽박지른다.
그녀를 위해 유부남이 이혼을 한 채 오직 그녀와 아이만을 기다린다.
그냥 거기서 끝나면 영화가 아니다.
프랭크와 쟈쟈의 사랑을 이미 무대에 올렸으니 이는 어떤 방향으로든지 해결되어야 한다. 쟈쟈가 유부남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
미국에서 맛보던 자유가 그립다.
곧 프랭크와 프랭크의 딸이 그립다.
중국 속 자기 미래를 생각하면서 탈출!
그녀 쟈쟈에게 유부남이 던져주는 씨알이 결코 달콤함의 찬 맛을 잃었다.
결혼과 함께 유부남은 유부남이 되었다.
자기 아래 여자를 두는 방식의 삶을 사는 이다. 어서 멈춰야 한다.
쟈쟈는 아들의 양육비도 바라지 말라는 유부남 남편의 압박을 무시하고 이혼한다. 그녀는 성공적으로 돌아온 싱글의 삶을 산다. 그것으로 그만 끝냈더라도 오직 좋으랴.
감독은 놓지 않는다. 사랑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꼭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어졌다.
옛 추억 속 한 장면의 장소로 프랭크와 프랭크의 딸과 쟈쟈와 쟈쟈 아들의 만남을 성사시킨다.
영화의 중간이 채 되지 않아 영화의 문을 닫고 싶었으나 탕웨이는 이뻤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이 나를 붙잡았다. '오수파'라는 배우라네. 이 남자를 검색해야겠군. 하기사 중국 영화의 최근작은 거의 본 적이 없으니. 딱 내 스타일이다. 말이 벗는, 그러나 내실 있는 사나이. 한편 정도 그득 안고 사는 남자.
남자가 궁금해서 멈추기를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