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에 한번 써보려고 구성해두었던 소재를 가지고 최근에 소설을 하나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일단 실패했습니다.
구성이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것보다 제 스스로 글 속에 성적 묘사나 욕설을 집어넣는 것을 불편해하더군요
(지금은 불편함을 이기지 못하고 쓰는 것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읽지 못하는 글은 없는데, 쓰지 못하는 글이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2.
전에 시를 올린 뒤로도 시를 가까이 하고 살지 않았는데
마침 또 인상깊게 읽은 시가 하나 있어 옮깁니다.
영진 설비 돈 갖다주기 : 박철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 번이나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슈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려다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멀리 쑥국 쑥국 쑥국새처럼 비는 그치지 않고
나는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다시 한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을 지나다가 문 밖 동그마니 홀로 섰는
자스민 한 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 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오고
거친 몇 마디가 아내 앞에 쏟아지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섰는
아이의 고운 눈썹을 보았다
어느 한쪽,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 속 깊은 곳에서 쑥국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 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100자 서평 게시판이 뜨겁군요.
운영진께서 카페 활성화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하시더니 게시판 하나로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아요.
신의 한수같은 게시판을 만드신 것도 그렇지만, 회원 분들의 독서량에도 고개가 숙여집니다.
저도 앞으로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물론 읽을 책을 고를 땐 100자 서평 게시판을 200% 참고하겠습니다).
슬슬 밖에 테라스를 펴기 시작하는 술집이 늘고 있네요.
별 생각없이 밤하늘을 보면서 술이나 마셨으면 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엊그제 한 번 그래보려고 했는데, 아직도 밤은 조금 추워서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회원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
첫댓글 요즘은 그럭저럭 술마시기에 괜찮은 날인 듯. 근래 계속해서 술약속이 잡혀요. 배는 점점 나오고 운동은 못하겠고 술을 안 마실 수도 없고...고민입니다..(글에 욕이나 성적 표현을 넣지 못하는 사람이 접니다. 내가 어색하니 그냥 안 씁니다. 다른 식으로 고민하죠.
다른 식으로 고민하는걸 잘 할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데, 아직 많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냥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나 '은교'처럼 당당해집시다.
읽는 건 괜찮은데 쓰는 것만 불편하다는 게 문제예요 ㅜㅜ
술을 들이 마시고 밤에 격렬한 머리통증을 느낄 때, 코난 1화를 떠올립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두뇌는 초등학생인 탐정이 되는 건가!"
코난은 본 적이 없지만 꽤 훈륭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v
1. 반드시 들어가야 할 부분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보세요~ 한 번 단계를 뛰어 넘으면 본인도 알지 못했던 욕들이 술술 나올지도ㅎㅎ
2. 시는 오래전에 백석과 기형도 시집을 산 이후로 본 적이 없군요~ 오랜만에 읽으니 참 좋습니다^^
오히려 막 술술 나오면 그건 그거대로 또 심란할거같아요 ㅋㅋㅋ
저는 시를 즐기진 않는데, 가끔 보면 좋더라고요. 그러고보니 백석과 기형도 시집은 집에 있군요. 김수영도 있네요. ㅎㅎ
성적 묘사는 저도 잘 사용 안하는 편이지만 욕설은 부담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평소에, 음, 여기까지만 말할 게요.
너무 잘 알아들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