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스라엘 태생 미국인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먼이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적이 전혀 없지만 그는 행동경제학과 동의어로 통하다시피 한다.
2011년 출간한 역저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 김영사)은 인간이 자신의 잇속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경제학의 통념을 뒤집고, 충동에 따라 움직인다고 주장해 충격을 일으켰다.
고인이 1993년부터 재직한 프린스턴 대학의 엘다 샤피르 교수는 "대니는 그 분야의 거인이었으며, 프린스턴의 스타, 똑똑한 남성, 위대한 동료이며 친구였다"며 "사회과학의 많은 영역들은 그가 입문한 후 달라졌다. 그를 많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카네먼은 1934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대부분은 나치 치하 프랑스에서 보냈다. 부친이 화학공장의 연구소장으로 일했기 때문이었다. 1948년 가족은 이스라엘 건국을 코앞에 둔 영국령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다. 1954년 예루살렘에 있는 헤브류 대학을 졸업, 4년 뒤 캘리포니아 바클리 캠퍼스에서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1961년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그는 심리학 강사로 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인지심리학자 아모스 트베르스키를 만났다. 둘은 나중에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는데 둘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것이 앞의 책이다. 인간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방법을 두 가지 시스템으로 설명하는데 시스템 1은 빠르고 직관적이며 감정적인 것, 시스템 2는 느리고 더 숙고하며 더 논리적인 것을 가리킨다. 이렇게 두 시스템이 협력하거나 충돌하며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대부분 빠르고 직관적인 마음이 통제 가능하며 일상의 의사 결정을 책임지는데 아 과정에 실수가 빚어지기도 한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주변 환경과 운을 과소평가하기도 하며, 이런 심리적 편향이 의사 결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어 친숙한 뇌과학자 장동선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한달 앞둔 지난 2022년 4월 18일 YTN 라디오 이재윤의 정면승부에 출연, 카네먼의 강연 얘기를 전한 적이 있다.
굉장히 흥미로운 게 노벨 경제학상까지 수상한 인지과학자 카네만 박사가 올해 초에 유명한 재단에서 강연을 했어요. 그러면서 사람이 바뀌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고 의견을 잘 바꾸지 않는 이유에 대한 강연이라서 흥미로웠는데, 여기에서 충격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논리에 의거해서 판단을 한다고 생각이 되는 과학자들조차도 자신이 한 번 가설을 주장하고 이론을 주장했다가 틀리면 그걸 틀렸다라는 걸 받아들이는 일이 너무나 드물다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만 해도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 강하게 공격하면서 반박하는 젊은 과학자들하고는 말조차 섞기 싫었다라고 어떻게 보면 고백을 하는 그런 강연이었어요.
흥미로운 건 이 노벨상 수상자 이 세계적인 인지 과학자 카네만 교수가 제시하는 답이 이게 한 번 이렇게 의견이 벌어지고 감정이 상한 다음에는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졌다. 과학자조차도 어렵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를 한 것이, 이 경우에는 일단 한 팀이 돼서 같이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일단 팀이 나뉜 상태에서 나는 이 가설에 이 증거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계속하고 반대쪽은 계속 반박하는 증거를 갖고 오게 되면 아무리 논리적이더라도 이 서로의 골은 건너갈 수 없이 점점 깊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오히려 공통으로 그러면 우리 같이 논문을 써보자 같이 연구를 하자라고 규칙을 정해놓고 한 보트를 타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정말 한 보트를 타고 같은 연구를 하다가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이게 서로 보트가 다른 보트를 타고 팀이 나뉘어져 있을 때보다 결정을 내리거나 자신의 의견을 바꾸기가 더 쉬워진다. 그래서 그러한 부분을 제안을 했는데 저의 경우에도 개인적으로는 정치권에서의 논쟁을 보고 있으면 서로가 봉합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때는 무조건 국민을 중심에 두고 어떻게 보면 한 팀이 돼서 우리가 같이 해결책을 제로부터 찾아보자라고 하는 그러한 어떻게 보면 적과의 동일부를 보일 수도 있는 것을 미리 정해놓고, 특정 틀 안에서 서로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완전히 다른 두 정상인이 한 팀이 돼서 어떤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들도 그냥 이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자의 의견에 따르면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가끔 상상을 해보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말이죠.
상대 정당의 얘기라면 일단 부정하고 폄하하고 조롱하는 것이 어느덧 일상이 돼 버린 총선국면의 정치권이 한 번쯤 귀기울여 볼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