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와서 한중일 삼국이 영토 문제와 과거사 문제로 대치하면서 이를 기화로 각기 자국의 민족주의에 불을 당기고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우리나라가 '일본 애들은 이렇게 다루는거야'라고 슬쩍 시범을 보였는데 중일 두 나라가 크게 한판 붙은 것 같습니다.
애들 쌈 붙여 놓고 구경하는 것 같아 재밌기도 하지만, 예로부터 주욱 그래왔듯 왜놈이나 뙤놈이나 우리에겐 항상 경계의 대상이지요.
동양의 한중일 삼국이 같은 황인종이라지만 생각하는 것이나 말씨나 하는 짓거리는 확연히 틀리지요.
요즘와서는 힘들이 비슷해져 고만고만해도 바둑, 축구, 대중문화등의 양상을 보면
제일 작은 대한민국이 좀 앞서나가는 것 같아 대견합니다.
바둑은 돌부처 이창호를 중심으로 한국기사들이 석권한지 오래되었구요. 축구는 일본과는 막상막하지만
중국은 한 수 아래로 보고 있지요. 대중문화야 한류가 대변하고 있으니 말이 필요 없습니다.
자 그러면 오늘은 세 나라의 먹는문화에 대해서 얘기해 보지요.
음식은 부엌칼로 재료를 다듬는것으로 시작하지요. 선뜻 느낌을 얘기 하자면, 중국 아이들은 날이 넓직하고
끝이 뚝 잘려진 도끼처럼 험악하게 생긴 칼을 휘둘러 돼지고기나 닭고기등을 탁 탁 토막내 요리를 합니다.
일본 아이들은 보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뾰죽하고 날이 바짝 선 칼로 생선회를 떠 냅니다.
복어 회를 얇게 떠 넓은 접시에 까는 것을 보면 거의 기절초풍입니다.
반면 우리네 부엌칼은 적당한 길이에 적당히 뾰죽하고 날이 무뎌져도 대충 항아리 뚜껑에 슥슥 갈아 사용합니다.
그래도 배추 쪼개 갈라놓고 생선 토막내고 심지어는 제삿상에 오를 밤도 돌려깎을 수 있습니다.
음식상을 보면, 중국은 커다란 접시에 모듬으로 담아 놓고 각자 접시에 옮겨 담아 먹습니다.
일본은 밥 먹다가 칼부림이라도 날까 봐 그런지 상 차릴때부터 각자 먹을것 따로 소반에 담아 내 오고 자기것만 먹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밥하고 국은 따로 퍼 담습니다만 다른 반찬은 대충 같이 젓가락 숟가락 부딪치며 아웅다웅 먹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도 찌게 그릇에 같이 숟가락 담그면서 밥 먹고, 포장마차에서 술 잔 돌리는 것도 한국사람밖에 없습니다.
자 이렇게 밥상문화를 보면 각 나라 국민성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이야 땅 덩어리가 넓어 풍족해서 그런지
많이 해서 쌓아놓고 같이 나눠 먹습니다. 물론 항상 그렇게 먹는 것은 아닙니다.
바쁜 서민들이야 길거리에 서서 후루룩 대충 때우는게 다반사지요.
일본 애들 밥 먹는 거 보면 참 얄밉습니다. 조막손으로 음식을 만드는지 쪼그마하게 만들어 올려 놓는데 뭐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맛은 있어도 '이게 이게 먹으라고 내 놓는거냐'라는 생각 들게 만들죠.
하도 먹는게 부족해서 가끔 그렇게 우리나라를 넘보는지, 하여튼 일본가서 배부르게 먹으려면 돈 많이 듭니다.
밥상 인심이야 한국만한 나라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개도 한 술 떠 던져줄 수 있는 인심이지요.
이러니 손님이 오면 차시간 끊어 지는데도 굳이 눌러 앉혀 밥을 먹여 보내야 직성이 풀립니다.
우리네 할머니들 자기 밥 퍼 손자 밥그릇에 꾹꾹 눌러 담아주고 맛난 반찬이라도 있으면 손주가 제 애미 눈치 볼까봐
밥 숫가락 뜰때마다 얼른 얼른 올려줍니다. 그런다고 그 손자 망가졌다는 얘기 못 들어봤습니다.
자 이제 수저 얘기를 하지요. 세 나라 중에서 숟가락을 제대로 쓰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답니다.
일본이야 국물 먹을 때 국자처럼 사용하긴 하지만 그릇채 들고 후룩후룩 마시지요.
중국은 아마도 국물있는 음식이 거의 없지요?
한국은 어떤가요? 숟가락으로 밥을 소담스럽게 퍼 쏘옥 예쁘게 먹어야 복 받습니다.
드륵 이빨로 숟가락 긁는 소리 나면 혼납니다. 밥 한 숟갈 먹고 뜨끈한 된장 찌게 떠 먹고 이래야 뭐 먹은 것 같지요.
봄이면 쌉쌀한 속새(씀바귀) 나물에 된장찌게에 들어간 냉이며 두부 퍼 담고 고추장 조금 넣어 숟가락으로 슥슥
비며 먹으면 최고 아닙니까? 부추가 있으면 좀 더 환상이겠죠?
젓가락도 세 나라 중에 제대로 놀리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죠?
중국은 뭉툭하고 길다란 나무 젓가락으로 멀리 있는 음식 자기 그릇에 담은 후 그릇채 들고 입안에 우겨 넣는 용도로 사용하지요.
일본도 와르바시라는 나무 젓가락을 사용해 면을 건져 먹거나 초밥을 집어 먹는 용도로 사용하기 합니다만
우리처럼 예리하고 섬세하게 사용하지는 못하지요.
한국은 어떻습니까? 아기 돐 잔칫날 작은 은수저 한벌은 선물로 들어오고 맘마를 먹기 시작하면 젓가락질부터 가르칩니다.
이렇게 시작된 젓가락질은 거의 도사급이 되지요.
흔한 얘기지만, 콩자반을 집어 먹는다든지 하늘하늘한 묵을 잘라먹는 얘기는 외국인들한테는 기담이지요.
반찬그릇에 붙어 있는 통깨를 심심풀이삼아 집어 먹는 것을 보면 거의 기절입니다.
자 이렇게 음식 문화만 보더라도 대한민국이 상국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뭉특함과 뾰죽함의 중간에 있어 중용을 압니다. 음식을 나눠 먹으니 정을 알고 포용할 줄 압니다.
젓가락질을 잘 해서 그런지 아주 똑똑합니다. 뙤놈이나 왜놈들이 지 욕심들만 챙기느라 분란을 일으키지만 가운데 있는
현자의 나라 대한민국이 잘 이끌어 동양평화를 구현해 내야겠습니다.
자 밥 먹고 합시다! 오골계 묵은 백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