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유럽 여행 이레째 두 번째 글>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월트 디즈니가 사랑한 백설공주의 성‘알카사르’관람
염해일
오늘은 남유럽여행 이레째 되는 날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 근교에 숨어있는 진주 세고비아로 달려가서 2000년 전 로마 사람들이 만든 고대 로마의 영광이 서려있는 수도교를 관람하였다. 수도교를 관람한 후 다음 관람지인 월트 디즈니가 사랑한 백설공주의 성‘알카사르’를 향하여 걸어가고 있다. 수도교에서 멀지 않는 곳에 붉은 벽돌로 쌓은 대성당이 나타난다. 대성당에 높은 첨탑들이 비쭉비쭉 솟아 있다. 대성당 정문 입구에 커다란 예수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성당 종소리가 들려온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대성당이 웅장하다.
1
알카사르로 가는 길이 좁은 골목길이다. 차도는 작은 돌, 인도는 넓적한 돌들을 깔아 놓았다. 골목길이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관광객의 대부분이 유럽 사람들이다. 좁은 골목길로 차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현대차가 지나간다. 외국에서 우리 현대차를 보니 너무 반갑다. 좁은 골목길 양 옆으로 4층 콘크리트로 지은 오래된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스페인은 오래 전부터 건축기술이 발달하였나보다. 건물 아래층은 대부분이 상점들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니 장사가 잘 되나보다. 경찰들이 지나간다. 스페인에서는 경찰들도 동네에서 고용을 하고 있단다. 날씨가 찬데도 반바지를 입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유럽인들은 고기를 많이 먹어서 추위를 덜 타나보다.
1
백설공주의 성 알카사르 성에 도착한다. 성 둘레는 낭떠러지이다. 알카사르 성이 높은 지대에 세워졌기 때문인가 보다. 알카사르를 관람하기 전에 가이드가 해설부터 먼저 한단다.세고비아 서쪽 시내를 끼고 흐르는 에레스마강과 클라모레스강이 만나는 계곡 위에 우뚝 솟은 언덕 위에 세고비아가 자리 잡고 있단다. 도시의 모습은 마치 배가 바다 위에 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단다. 깎아지른 듯 솟아있는 뱃머리에 알카사르 성이 세워져단다. 적을 수비하기 위한 성이기 때문에 방어지대를 만들어 놓았단다. 적을 방어하기 위하여 절벽 위에 지어 놓았단다. 그래서 성 주위가 높은 절벽이란다.
1
알카사르는 이사벨 여왕이 1474년 카스티야 왕국의 여왕으로 대관식을 여기 알카사르에서 올렸단다. 그 이후에 스페인 재정복을 위해 활약하였던 역사적인 궁이란다. 훗날 스페인을 통일한 이사벨라 여왕(카스티야왕국의 왕)의 즉위식도 여기서 했단다. 펠리페 2세가 마련한‘왕좌의 방’에서 펠리페 2세(아라곤왕국)와의 결혼식도 여기서 했단다. 지금도 성안의 접견장에는 과거 이사벨여왕의 화려했던 모습들이 거대한 그림으로 남아 있단다. 현재는 무기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단다. 월트 디즈니가 이 성위에 올라 왔다가 성의 모양이 정교하고 아름다워 월트디즈니의 눈에 들어 애니메이션 속 백설 공주성의 배경이 되었단다. 디즈니랜드의‘백설 공주 성’이 알카사르를 본떠서 만들어지게 되었단다.
1
스페인의 큰 도시들을 여행하다보면 '알카사르'라는 건축물을 자주 만나게 된단다. 알카사르는 대개 그 도시의 중요 관광 포인트이란다. 알카사르는 스페인어로 성(城)이라는 뜻인데, 왕이 거주하던 궁으로 사용된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스페인에서만 볼 수 있는 알카사르는 아랍인과 북아프리카의 무어인들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와 이베리아 반도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약 780년 간 이 나라에 이슬람 왕국을 존속시키면서 지은 건물들이란다. 세비야 대성당을 마주보고 있는 알까사르는 원래 이슬람 지배 당시인 1181년 아브 야곱이라는 왕을 위하여 처음으로 지은 궁전이란다. 그 후 스페인에서 이슬람교도들을 몰아내고 1248년에 개축하였단다.
1
알카사르궁은 12세기 후반 이슬람교도가 지은 성채였지만 14세기 중후기에 페드로 1세 왕이 그라나다의 알함브라를 보고 반하여 1350년에 즉위하면서 스페인 각지에 있는 이슬람의 기술자들을 불러 모아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에 뒤지지 않는 궁전을 지으라고 명령하여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었단다. 그렇기 때문에 알카사르궁은 알함브라와 많이 닮았단다. 특히 성벽을 사이에 두고 구 정원과 현대식 정원으로 꾸며져 있단다. 지금도 대통령이 휴가 때에 사용하고 있는 궁이어서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단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단다.
1
가이드의 해설이 끝나자 알카사르 성 정문으로 들어가는 좁은 다리를 건너간다. 다리 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이다. 성벽이 절벽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이 다리 외에는 알카사르 성으로 들어갈 수가 없단다. 다리를 건너 1817년이란 정문 앞에 도착한다. 정문 위에 방패모양의 아라곤왕국의 사자 문장이 그려져 있다. 지금도 휴가 때 대통령이 사용하는 궁이어서 입구부터 보안수색을 철저히 한다. 정문을 들어서자 탁 트인 공원과 함께 알카사르 성이 나타난다. 동화 속에 나오는 궁전 같이 예쁜 건물이다. 깎아지른 바위 위 높은 곳에 성이 세워졌기 때문에 전쟁 시에 한 번도 함락된 적이 없는 요새이라고 한다. 성 둘레는 적군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가파른 낭떠러지이기 때문이란다. 정문에서 베라크루즈 성당과 아름다운 마을도 한 눈에 들어온다. 주위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멋스럽다.
1
알카사르 성의 벽면은 동굴에 원을 형성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은은하면서도 아름답다. 아랍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란다. 통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먼저 왕좌의 방에 들어간다. 왕좌의 방에는 캐노피 아래에 왕이 앉을 의자(왕좌) 두 개 나란히 놓여 있다. 의자 하나는 카스티아 왕국의 이사벨라 여왕이 앉는 의자이고, 다른 하나는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왕이 앉는 의자이란다. 캐노피에“Tanto Monta”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Tanto Monta란 ‘대등하다, 동등하다’라는 뜻이란다. 카스티아 왕인 이사벨라 여왕과 아라곤 왕인 페르난도가 동등한, 대등한 권리를 가지는 왕이기 때문에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단다. 왕좌의 방 벽에는 이사벨라 여왕과 페르난도 왕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다. 벽에 아름다운 수를 놓은 천이 걸려 있다.
1
왕좌의 방을 보고 벽난로의 방으로 옮겨간다. 벽난로의 방은 펠리페 2세 때 재정비 된 방으로 벽난로가 놓여 있단다. 방에 있는 가구와 벽난로 위에 걸린‘성모의 약혼식을 표현한 대형 태피리스트’는 16세기의 것이라고 한다. 1469년 아라곤의 페르난도와 카스티야의 이사벨라가 결혼을 했단다. 스페인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결혼식이었다고 한다. 이 결혼을 계기로 이베리아 반도 내에 있는 중세의 모든 가톨릭 왕국을 통일시키는 계기가 되었단다.
1
갤러리 룸으로 옮겨 간다. 갤러리 룸의 서쪽 벽에 이사벨 여왕이 세고비아의 마요르 광장에서 카스티야 왕으로 선포되는 모습을 그린 대형 그림이 걸려 있다. 그림 아래는 17세기에 터키에서 만든 터키산 카펫도 깔려 있다. 이사벨라가 알카사르에서 카스티아의 여왕으로 즉위를 하였던 1474년은 스페인 남부에는 아직 이슬람 왕국이 건재할 때였단다. 이사벨라의 이복 오빠인 엔리케 4세가 왕위에 있을 때 이복동생을 경계하여 이사벨라의 친동생인 알폰소를 독살했단다. 이복 오빠 엔리케 4세는 이사벨라를 5년간 이 성에 가두었단다. 이사벨라는 정치에 관심 없는 척 행세를 하였단다. 1469년 이복 오빠가 권하는 정략결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아라곤의 페르난도와 결혼을 하였단다. 결혼을 하고 5년 후에 이복 오빠인 엔리케 4세가 자식을 낳지 못한 채 죽었단다. 그래서 이사벨라가 카스티아로 돌아와 여왕으로 즉위하였단다. 이사벨라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와 비슷한 형태로 여왕이 된 것 같단다.
1
갤러리 룸을 관람하고 다시 갈레라의 룸으로 옮겨간다. 갈레라의 룸은 천장이 갈레라라는 배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갈레라 배를 엎어 놓은 모양의 천정 아래에 있는 띠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스페인 특유의 양식인 무데하르 양식이란다. 장식한 띠의 윗줄에는 라틴어로 새겨진 기도문이 있고, 아랫줄 띠에는 갈레라 방에 대한 역사적 정보가 새겨져 있다. 이사벨라가 카스티아의 여왕으로 즉위하고, 5년 후인 1479년에 남편인 페르난도도 아라곤의 왕위에 오르게 되었단다.
1
1480년부터 부부가 그라나다를 공격하기 시작하여 12년 후인 1492년 마침내 그라나다를 점령하고 있던 이슬람을 정복하였단다. 그래서 그러나다를 780년 동안 통치하던 이슬람의 통치시대가 막을 내렸단다. 이사벨라가 카스티아의 여왕으로 즉위하던 모습을 그린 대형 그림이 걸려 있다. 즉위식 그림에 나타난 사람들 모두가 눈동자가 없다. 즉위식이 있던 12월 13일은 눈을 빼앗긴 후 죽임을 당한 루시아 성녀의 축일이었단다. 그래서 그녀를 기리기 위해 그림 속의 사람들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았단다. 이 그림 앞에서 눈 먼 사람이 기도하면 눈이 떠졌단다. 그리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졌단다.
1
솔방울 방으로 들어간다. 솔방울 방은 파인애플 방이라고도 부른단다. 천정 장식이 솔방울 같기도 하고 파인애플 같기도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천장 아래에 띠를 두른 장식을 프리즈라고 한단다. 프리즈는 고딕 무데하르 양식으로 1452년에 새겨진 것이란다. 솔방울 방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알폰소 8세와 그의 딸 베령켈라’가 표현되어 있다. 왕의 침실로 자리를 옮긴다. 왕의 침실은 네오무데하르 양식으로 매우 화려하다. 방 한편에 예쁜 커튼을 배경으로 빨간 침대가 놓여 있다. 침대는 고딕 양식으로 금실로 짠 비단 캐노피로 되어 있다. 캐노피는 금실로 짰기 때문에 썩지 않는다고 한다. 침대 길이가 짧다. 이사벨여왕의 키가 작았나보다. 벽은 궁중 생활을 그린 태피스트리로 장식하여 놓았다.
1
왕의 침실 바로 옆에 있는 통치의 방으로 들어간다. 통치의 방 혹은 왕들의 방은 알카사르 성에서 가장 중요한 방이었단다. 의자 등받이의 조각이 품위와 아름다움을 겸비하고 있다. 기독교 국토회복 운동에 참가했던 카스티아와 아라곤의 군주 52명의 중요 전투 장면을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다. 통치의 방은 창을 통하여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방이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본다. 창문 밖에는 푸른 식물원이다. 식물원에 푸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건너편에 아름다운 마을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푸른 언덕 아래로 난 도로에는 차들이 분주히 다니고 있다.
1
예배 방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는 문이 유리로 되어 있다. 유리가 너무 깨끗하여 몇 번이나 유리에 부딪친다. 미사 보던 왕실의 예배당이란다. 예배당에서 밖을 내다본다. 천 길 낭떠러지이다. 화살의 성인 방으로 들어간다. 카토릭 신자가 몸에 다섯 개의 화살을 맞고 쓰러졌단다.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났단다. 살아난 신자가 왕을 찾아가 따진 방이란다. 그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게 만들었단다. 무기의 방으로 들어간다. 무기의 방에는 중국 사람들이 만든 무기와 화약이 전시되어 있다. 높은 벽에 전쟁 때 사용하던 깃발이 걸려 있다. 대포알이 돌이다. 대포를 쏘면 돌이 적군에 날아가 적군을 죽였단다. 방패, 창, 칼, 죽장, 대포, 화살 등이 전시 되어 있다. 화살을 쏘면 화살촉이 날아가 적군을 죽였단다. 화살 쏘는 사진도 전시되어 있다.
1
화포 그림이 전시된 방에 대포알, 칼, 총알들이 전시되어 있다. 1700년대 포병학교가 있던 자리이란다. 그래서 그 당시 포병학교 학생들 모자가 전시되어 있다. 밖을 내다보니 경치가 너무 아름답고 멋스럽다. 다시 옆방으로 옮겨간다. 저울, 말, 전차 모형들을 전시하여 놓았다. 1200년대 우리나라 전쟁 때에는 어떤 무기들을 사용했을지 가이드가 상상하여 보란다. 그 당시에 한국에 조총이 들어왔단다. 그러나 배척하여 그 조총이 일본으로 가서 일본은 일찍 총을 만들었단다.
1
내부 구경을 모두 마치고 뜰로 나온다. 하늘이 보인다. 중앙 홀이다. 통로에 각종 회화와 태피스트리, 무기, 갑옷, 방패 등을 전시하여 놓았다. 중앙 홀에는 장군들이 그 당시 갑옷을 입고, 무기들을 들고 서 있는 모형들이 세워져 있다. 그 당시 장군들은 키가 작았나보다. 장군들이 입고 있는 갑옷을 현대인들이 입기가 어려울 것 같다. 장군들이 입고 있는 갑옷이 무척 무거워 보인다. 저런 무거운 갑옷을 입고 어떻게 싸움을 했을까? 중앙 홀 왼쪽 벽면에는 알카사르 성 구조도가 그려져 있다. 현장 학습을 나온 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은 듣지 않고 장난을 치고 있다. 학생들은 어느 나라나 모두 똑 같나보다.
1
알카사르 성 내부가 매우 넓다. 그래서 그런지 웅장하고 화려하게 꾸며 놓았다. 빨간색으로 내부를 장식하여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창문 스테인 글라스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이런 아름다운 뒤에 전쟁이란 잔인함이 숨어 있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세고비아 알카사르의 내부는 이슬람 스타일을 많이 볼 수 있다. 14세기 무렵 알함브라 궁전과 세비아 알카사르의 내부를 세공한 아랍 세공사들이 건설했기 때문이란다.
1
알카사르 성을 좀 더 자세히 감상하기 위하여 가장 높은 성 위로 올라간다. 성 위가 전망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52개의 좁은 계단을 힘들게 올라 탑 꼭대기에 도착한다. 탑 꼭대기 전망대에서 사방을 내려다본다. 시원하게 펼쳐진 세고비아의 풍경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본다. 가슴에 손을 얹고 누운 여인의 모습을 한 산이 보인다. 그 산이 과다라마 산맥이란다.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다.
1
가까이는 세고비아 대성당이 웅장하다. 세고비아의 독특한 지형도 함께 바라볼 수가 있다. 눈을 아래로 내려 알카사드 성을 바라본다. 뾰쪽한 탑들이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예쁜 뾰족 탑들이 장난감처럼 아기자기하다. 넓은 정원도 보인다. 스페인의 모든 건축물들은 정원이 있는 것이 특징이란다. 바닥을 드러낸 우물도 보인다. 지하로 내려가면 비밀통로가 발굴된단다.
1
알카사르의 아름다운 궁전 관람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가까이 있는 식당을 찾아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