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4.
경상북도가 코로나19 경증환자를 입소시키기 위해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경북학숙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자 인근 주민들이 지정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밤샘 농성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관련기사 : 우리동네에 치료센터를? 경산 주민들 "절대 안 돼")
경북도는 지난 3일 경북학숙을 비롯한 도내 31개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 866실을 확보해 코로나19 경증환자를 수용하기로 했다. 경상북도가 운영하는 경북학숙(151실 규모)은 대학이 많은 경산시의 타지역 대학생을 위한 기숙사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 100여 명은 지난 3일 오후부터 경북학숙 입구를 막고 '생활치료센터 지정 반대' 현수막을 내건 뒤 밤을 새우며 경상북도 관계자의 출입을 막았다. 4일 오전에도 20여 명이 나와 자리를 지켰다.
주민들은 이러한 집단 행동이 지역이기주의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했다.
경북학숙 정문 앞에는 삼주봉황타운 1단지가 있고 바로 옆에는 2단지가 있어 3500여 가구가 자리하고 있다. 또 100m 이내에 봉황초등학교와 어린이집도 있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있고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이 70% 이상이기 때문에 전염성 강한 코로나19 환자 입소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 전아무개씨는 "이곳은 경산에서 인구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고 65세 이상 노인이 35%를 차지하고 있다"며 "초등학생과 어린이까지 포함하면 6000명 이상이 질병에 취약하다. 이런 곳에 생활치료센터를 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전씨는 "다른 지역에서 우리들을 향해 지역이기주의라고 욕을 하기도 하는데 우리의 입장도 알아달라는 것"이라며 "아파트 담장 하나를 두고 경북학숙이 있고 학생들이 이 앞길로 다닌다. 경북학숙 정문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유동인구도 많다"고 말했다.
다른 한 주민은 "우리 중에 코로나19 환자가 있을 수도 있고 내가 환자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아파트 정문 쪽이 아닌 다른 곳에 출입구가 있으면 우리도 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입구가 하나밖에 없고 이곳으로 어린아이들이 다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생활치료센터를 지정하면서 경상북도와 경산시가 우리와 단 한 번도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는데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나와 입구를 지켰다는 한 주민은 "아이들하고 노인들을 정부가 지켜주지 않으면 우리가 지켜줄 수밖에 없다"며 "생활치료센터 지정이 취소될 때까지 24시간 지키면서 환자들의 입소를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조 경산시장이 지난 3일 저녁 주민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요지부동이다.
최 시장은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은 모두 우리들의 이웃이고 부모·형제·자매들"이라며 "입소부터 격리 치료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감염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곳이 아니더라도 모텔촌도 있고 팔공산 자락에 기업 연수원도 있지 않느냐. 왜 주민들이 많은 밀집지역에 환자들을 데려와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경산시는 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4일 오전 현재 전날보다 62명이 증가한 29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중 146명이 자가격리 상태다.
한편 경북학숙 외 다른 시설이 위치한 지역의 주민 반발은 보고되지 않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259705
의견 : 주민들은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고 하지만 필수적인 생활치료센터를 반대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민들의 입장을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자신의 가족들과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방역 정도나, 이동 경로 등의 요건을 고려해서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주민들 역시 무작정 반대하는 자세가 아니라, 정부와 함께 접촉하지 않는 이동 경로를 마련하는 데에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