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138 --- 어쩌다 날씨 탓만 하랴
가끔 신경질적인 사람을 만난다. 괜스레 날씨가 너무 좋다고 호들갑을 떨고 날씨가 좋지 않다고 화를 낸다. 이래도 저래도 문제 될 수밖에 없는 매사에 시빗거리인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달달 볶는 사람이지 싶다. 그런가 하면 어제는 비가 와서 좋았는데 오늘은 활짝 갠 날이라 너무 좋다고 한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낙천적인 사람이지 싶다. 사실 대수롭지 않은 것 같지만 날씨는 우리의 힘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만한 힘이나 재능이 없다. 다만 내가 필요하고 좋은 대로 그렇게 되기를 마음에 담아볼 뿐이다. 설령 그와는 정반대가 되어도 어쩔 도리가 없다. 큰일을 할 때는 절반은 날씨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길일을 찾고 날씨 좋은 날을 택하려고 한다. 더구나 사람이 많이 참여하게 되면 더욱 그렇다. 지역마다 열리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축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날씨를 외면할 수 없어 여러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준비하기도 한다. 비가 많이 오면 다른 장소로 행사장을 옮기기도 하고 우산이나 비옷을 준비하기도 한다. 너무 무더우면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지, 날씨에 신경을 곤두세우다시피 골머리 앓는다. 생색은 고사하고 엉망진창에 울상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난여름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였다. 다른 행사보다 돈은 돈 대로 힘은 힘대로 많이 들었어도 수없이 불평불만에 혹평을 받아가며 여론이 들끓어 최악의 행사가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끝이 나도 끝이 난 것이 아니라 최후의 심판대에 오른 것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그저 하늘이 원망스럽고 비바람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날씨만 평소 같았으면 무난하게 넘어가면서 숱한 일화를 남기고 칭찬이 쏟아졌을지도 모른다. 모처럼 절호의 기회로 하늘 높이 붕 떠올랐을 것이 모처럼의 악연이 되어 수렁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참으로 허무하기 짝이 없다. 극에서 극으로 달음박질친 것이다. 그러나 하늘만 무심히 바라볼 뿐 별 재간 없었다. |